동물담으로 분류된다. 민간에서는 이 유형만이 독립적으로 전승되기보다는, 「호랑이의 꼬리 낚시」 및 「돌떡(石餠) 먹는 호랑이」 유형과 연합되어 하나의 이야기를 이루는 것이 보통이다. 따라서 이들 셋을 통칭하여 ‘토끼와 호랑이 설화’라고 하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흔히 ‘꾀쟁이 토끼(혹은 여우)’와 ‘바보 호랑이’의 형식으로 이야기되고 있지만, 외국에서는 ‘꾀쟁이 여우(혹은 이리)’와 ‘바보 곰’의 형식으로 이야기된다. 이야기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① 호랑이에게 잡힌 토끼가 꾀를 내어 많은 참새를 잡게 해주겠다고 약속하였다. ② 토끼가 호랑이를 억새(혹은 대나무) 숲 속에 데려가 눈을 감고 앉아 있게 하고는 억새에 불을 붙이고 도망하였다. ③ 호랑이는 억새 타는 소리를 참새 떼가 날아드는 소리로 알았다가 화상을 입었다(혹은 타죽었다)는 내용이다.
때로는 이야기 끝에 호랑이털이 얼룩덜룩하게 된 연유를 설명하는 경우도 있다. 이 이야기에 해당하는 외국의 이야기로는 「건초더미 위에서의 도장(塗裝)(Paintings on the haycock)」, 「더 좋은 먹잇감을 데려오게 해주오(Let me, catch You better game)」를 들 수 있다.
앞의 것은 곰이 새들의 무늬를 부러워하자, 여우(또는 이리)가 이를 달래어 건초더미 위에 누이고 불을 지른다는 내용이다. 뒤의 것은 사로잡힌 동물이 맹수에게 자기보다 더 나은 먹잇감을 데려오겠다고 속이고 도망한다는 내용이다. 이 설화는 강자와 약자의 대결에서 강자의 우매함과 약자의 지혜로움을 대비시켜, 궁극적으로 약자가 승리함을 우화로써 나타내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