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체숭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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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신앙
개념
하늘 · 해 · 달 · 별 및 이들과 관련된 천문과 기상에 종교적 의미를 부여하여 숭배하는 신앙행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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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하늘 · 해 · 달 · 별 및 이들과 관련된 천문과 기상에 종교적 의미를 부여하여 숭배하는 신앙행위.
내용

그에 버금해서 한 무리의 ‘하늘동물’도 이에 포함될 수 있다. 신앙이라지만 경배의 대상이 되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부분적으로는 금기 또는 기피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후자는 물론 천체신앙의 소극적 일면이다.

상고시대 이래 대대로 국가와 왕이 주관한 바 있는 천지 또는 ‘천신지기’(天神地祇) 그리고 일월 혹은 일월신 신앙은 “천지신명이시여 일월성신이시여! 감응하소서,”라고 기축(祈祝)한 민간신앙과 나란히 천체신앙의 일차적 대상을 두루 포괄하고 있다.

이같이 해와 달과 별과 관련된 여러 현상, 곧 천문이 넓은 뜻의 천체신앙에 들 수 있듯이, 바람과 구름, 비, 눈 등의 기상 또한 이에 포함될 수 있다. 이 경우에도 천문 기상 등, 두 영역에 걸친 이변 역시 중요한 신앙대상이 된다.

고조선 및 신라 그리고 가락의 건국신화에서 하늘에서 내려서 인간으로 현신한 천신이 왕국의 시조로서 관념되었을 때, 거기에는 가장 오래된 하늘 신앙이 함축되어 있다. ‘천인(天人)’이라는 관념이 시사되어 있는 것 외에 하늘의 이념이 곧 지상 왕국의 정치와 종교의 최고의 규범임이 명시되어 있기 때문이다.

고조선 신화에서 천신이 내린 자리가 곧 ‘신시(神市)’라고 일컬어지면서 공동체의 성지로 승화된 것 역시 하늘 신앙의 한 형태로 받아들여질 수 있을 것이다.

그런가 하면 부여계 신화에서 해모수가 용거(龍車)를 타고 아침에는 하늘에서 내려오고 저녁에는 하늘로 돌아가는 것으로 묘사될 때, 그 천지간의 이동이 태양의 운행과 겹쳐 있음에 유념함으로써 그것이 하늘 숭배와 짝지어진 태양숭배의 간접적 표현임을 추리하게 된다.

이 경우 부여계 천신들 및 건국시조왕들의 천지 내왕이 샤머니즘 신화에서 묘사되고 있는 샤먼의 영혼의 우주여행의 변이라면 한국의 전통 신앙 전반에서 하늘이 갖는 비중을 헤아리게 된다.

상고시대 왕국들의 건국신화 또는 왕국 전설에는 인마(麟馬), 백마, 닭 등이 천지를 내왕하는 하늘 동물 또는 우주동물로 관념화되어 있거니와 이들은 용과 더불어서 천체에 버금갈 존재로서 신격화되어 왔다.

그 밖에 일광에 감염되어서 잉태되었다는 동명왕, 그리고 하늘에서 내린 자주빛 동아줄에 매달린 상자 속의 금빛 알에서 태어났다고 표현되어 있는 수로왕은 각기 태양의 정기로 태어난 신격적인 인물임으로 해서 태양숭배와 밀착되어 있다. 이 점은 혁거세 신화에서도 마찬가지다.

고구려 고분벽화는 고분 천장 부분에 하늘을 재현함으로써 천체신앙의 전모를 다양하게 묘사해 보이고 있거니와 이 점은 신라의 일부 고분에서도 부분적으로 확인되고 있다.

중국식으로 세 개의 발을 가진 까마귀로 관념된 태양이며 인간 수명의 주관자로 믿어진 북두칠성, 그리고 하늘을 날으는 천마 등이 이들 고분 속을 밝히고 혹은 그 속에서 약동하고 있다.

하지만, 일상도(日象圖)는 이뿐만이 아니다. 여러 곳 암각화에 새겨진 원형을 비롯해서 동심원, 와형(渦形) 등 일부는 적어도 태양을 상징하는 기하학적 도형으로 생각되어도 좋을 것이다.

이처럼 상고시대 신화며 유물에서 천체신앙의 원류에 자리할 하늘 및 태양에 관한 신앙을 확인하게 되는 것이지만, 그런 한편, ‘천괴(天怪)’로 총괄될 수 있을 일괴(日怪), 월괴(月怪), 성괴(星怪) 현상, 곧 해와 달과 별의 빛·모양, 그리고 주변 상황 등에 걸친 일기나 기후의 이상 등도 그 나름으로 또 다른 천체신앙의 범주를 형성하고 있었다. 일식과 월식을 위시해서 혜성이며 각별나게 큰 유성의 출현, 그리고 특정한 별의 자리의 변화 등이 있다.

‘태백성이 달을 덮치다.’, ‘혜성이 서북하늘에 나타나되 그 길이가 두 발이나 되었다.’, ‘ 흰 무지개가 해를 꿰뚫다.’, ‘붉은 까마귀 같은 구름이 해를 에워싸다.’와 같은 별난 천문 및 기상 등이 이에 속하며 이들은 대체적으로 불길한 징후로 간주되고, 심지어는 왕국의 변란이나 패망을 알리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기도 했다. 역대의 조정에서는 일관(日官)의 해석을 따라서 양재(禳災), 곧 재난물림의 의례가 치러지는 것이 관례였다.

이들 여러 가지 보기가 보여주고 있듯이 천체신앙에서는 왕국이나 왕이 직접 주관한 점이 두드러져 보인다. 가령, 신라에서는 천제(天祭) 외에 일월제며 오성(五星)제, 기우제가 있었고, 백제에서는 일년에 네 번에 걸친 천제가 국가 또는 왕에 의해서 주관된 것이다.

고구려에서는 온달의 전설에도 나타나고 있듯이 대규모의 제천의식이 삼월 삼짇날에 낙랑의 언덕에서 범국가적인 연례행사로서 시행되었을 정도이다.

이에는 사냥판이 크게 벌어지고 거기서 잡힌 짐승은 희생으로 바쳐지기도 하였다. 뿐만 아니라 시월에도 역시 제천의식이 치러진 것까지 고려한다면, 고구려 사회에서 제천의식은 나라 전체의 대규모의 ‘판굿’이었다고 해도 좋을 것이다. 고구려는 달리 또한 영성(零星)이며 해에 바치는 제의를 시행하였다.

천체신앙은 왕국의 성쇠(盛衰)며 시절의 풍흉(豊凶) 등과 관련된 범국가적 규모의 것이었던 한편, 특출한 인물의 경우 그 개인의 신상과 관련되어 있기도 했다. 또한 민간신앙의 차원에서는 풍요의 원리와 밀착되어 있었다.

가령, 강원도 지역의 ‘좀상별’에 관한 속신은 그 한 전형으로, 이것은 연초의 특정 시기에 초승달 둘레의 잔 별무리의 자리며 모양새로 한 해 농사의 풍흉이 점쳐진 것이다. 초승달을 그릇으로 그리고 그 위에 무리져 있는 잔별이 밥으로 간주되어서는 그 모양새가 별점(星占)의 기준이 된 것이다.

그러나 해운, 곧 한 해의 운세와 농사의 풍흉은 달과 보다 더 깊이 관련이 있다고 판단되고 또 그에 어울리는 의례며 고사가 치러졌다.

상원, 곧 대보름날의 갖가지 달 놀이와 달에게 비는 행위, 그리고 달을 대상으로 하는 세점(歲占) 등은 민간 신앙 차원으로는 가장 대규모의 달 신앙이었다. ‘강강술래’의 시기와 상징성까지 고려한다면, 달이야말로 민간 천체신앙의 주신으로 떠오르게 된다.

참고문헌

『삼국사기』
『한국민속학의 이해』(민속학회 편, 문학아카데미, 1994)
『한국민속대관』 3-민간신앙·종교-(고려대학교 민족문화연구소, 19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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