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관은 전주(全州). 평양에서 부유한 한약국 집안의 장남으로 태어났다. 평양 광성고등보통학교에 재학 중이던 1935년 조선미술전람회(약칭 조선미전)에 유화로 첫 입선하였고, 평양박물관 학예원 오노 타다아키라野忠明)로부터 판화를 배웠으며, 1943년까지 조선미전에서 수차 입선을 거듭하였다.
1938년에 도쿄(東京)에 가서 한때 다이헤이요(太平洋)미술학교에서 수학하였고, 판화가 무나가타 시코(棟方志功)에게 개인적으로 목판화 기법을 사사하기도 하였다.
평양에서 조국 광복을 맞이하여 공산치하에서 표현의 자유를 구속받다가 한국전쟁 때 남한으로 탈출, 1955년부터 대한민국미술전람회에 참가하여 추천작가·초대작가 및 심사위원을 지냈다.
1957년 창작미술협회 창립, 1967년 구상전(具象展) 창립에 참여하였다. 1960년부터는 대학에도 출강, 1981년 중앙대학교 예술대학 교수로 정년퇴임하였다.
작품에서는 남하 직후의 고뇌어린 인물상으로부터 추상·반추상의 상징적 구성작업인 ‘흑색시대’(1950년대 후반)를 거쳐 황토색 주조에 흙모래까지 도입한 토속적인 화면 질감에 우리의 민담(民譚)·전설과 「심청전」·「장화홍련전」등의 이야기를 민족적 애정으로 연작한 ‘설화시대’로 이어졌다.
화면에 등장하는 여인과 어린이들의 해학적인 변용과 자유로운 형상 등은 특이한 창조적 내면이다. 1973년에 국전 초대작가상을 수상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