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한기 ()

육해법
육해법
과학기술
인물
조선 후기에, 『농정회요』, 『지구전요』, 『신기천험』 등을 저술한 학자.
이칭
지로(芝老)
혜강(惠岡), 패동(浿東), 명남루(明南樓), 기화당(氣和堂)
인물/전통 인물
성별
남성
출생 연도
1803년(순조 3)
사망 연도
1877년(고종 14)
본관
삭녕(朔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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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조선 후기에, 『농정회요』, 『지구전요』, 『신기천험』 등을 저술한 학자.
개설

본관은 삭녕(朔寧). 자는 지로(芝老), 호는 혜강(惠岡)·패동(浿東)·명남루(明南樓)·기화당(氣和堂) 등의 당호도 있다. 아버지는 최치현(崔致鉉)이며, 어머니는 청주 한씨(淸州韓氏)이다. 평생 학문에 진력하였고, 부인 반남 박씨(潘南朴氏)와의 사이에 2남 5녀를 두었다. 큰아들 최병대(崔柄大)는 1862년 문과에 급제하여 고종의 시종을 지냈으나 후손의 존재는 알려져 있지 않다.

생애 및 활동사항

그의 일생에 대하여는 거의 알려진 것이 없다. 다만, 그가 수많은 책을 저술하였으며 그 가운데 상당수가 지금까지 전해지고 있을 뿐이다. 방대한 저술에도 불구하고 같은 시대의 다른 학자들조차 그의 이름을 기록에 남긴 일은 극히 드물다. 이규경(李圭景)의 『오주연문장전산고』에 그에 관한 기록이 몇 차례 나올 따름이다.

이규경은 그를 뛰어난 학자로서 많은 저술을 남겼다고 소개하였고, 또한 그가 중국에서 나온 많은 신간서적을 가지고 있었다고도 기록하였다. 최한기가 당대의 지리학자 김정호(金正浩)와 친분이 두터웠고 이들이 함께 중국에서 나온 세계지도를 대추나무에 새겼음을 알 수 있다. 1834년 김정호가 『청구도(靑丘圖)』를 만들자 최한기는 여기에 제를 써주기도 하였다.

최한기의 학문세계는 유교적 전통에서는 극히 드물게 강한 경험주의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심지어, 맹자가 인간의 본유적(本有的:내면서 가지고 있는 것)인 것이라고 규정한 인의예지조차 경험으로 얻게 되는 습성에 불과하다고 주장한다. 그에 의하면, 인간의 모든 앎이란 선천적이 아니라 후천적 경험을 통하여 배워 얻어지는 것이다. 또, 경험이란 경험의 주체인 인간의 마음과 경험의 대상, 그리고 이들 둘을 맺어주는 감각기관이 있어야 가능하다.

천지의 만물은 모두 같은 기(氣)를 받아 서로 다른 질에 따라 서로 다른 신기(神氣)를 갖게 된다. 사람마다 신기가 서로 다른 점이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공통적인 것이기 때문에 사람들은 서로 이해할 수가 있다. 또, 이런 신기의 만남은 인간과 자연 사이에서도 가능하다. 이때 한 사람의 신기를 다른 사람이나 다른 것에 통해주는 것이 그의 감각기관이다. 즉, 인간은 눈·코·입·귀 등의 감각을 통해 경험을 쌓음으로써 그의 신기를 더욱 밝혀가게 되는 것이다.

이런 경우, 한가지보다는 둘 또는 그 이상의 감각경험을 통하여 확인된 지식일수록 그 확실성이 높아진다. 이들 감각의 감각경험을 그는 이통(耳通)·목통(目通)·구통(口通)·수통(手通) 등으로 부르고, 보강된 경험을 주통(周通)이라 불렀다.

인간은 경험과 그것이 쌓여진 기억을 바탕으로 자기 생각을 확장하여 갈 수 있다. 이 과정이 추측이다. 귀납법과 연역법을 함께 포함하고 있는 그의 추측법에는 다음과 같은 종류가 있다. ① 기를 바탕으로 이를 추측하는 것[推氣測理], ② 정의 나타남을 미루어 성을 알아내는 것[推情測性], ③ 움직임을 보고 그 정지상태를 알아내는 것[推動測靜], ④ 자기자신을 미루어 남을 알아보는 것[推己測人], ⑤ 물을 바탕으로 일을 짐작하여 아는 것[推物測事] 등이다.

그의 경험론적 방법론이 얼마나 서양의 영향을 받아 성립된 것인지는 아직 분명하지 않다. 그러나 그는 서양의 역산(曆算)과 기학(氣學)을 크게 중요시하면서 서양의 과학기술 도입에 적극적이었다. 그의 학문방법을 설명한 『추측록(推測錄)』·『신기통(神氣通)』이 이미 많은 서양과학의 예를 들어 그의 논지를 펴고 있을 뿐 아니라, 그 뒤의 저술이 모두 서양학문을 소개하려는 노력으로 일관되어 있다.

우선, 1857년의 『지구전요(地球典要)』에서 최한기는 세계 각국의 지리·역사·물산·학문 등을 상세히 소개하고 있는데, 이것은 이미 중국에서 나온 위원(魏源)의 『해국도지(海國圖志)』와 서계여(徐繼畲)의 『영환지략(瀛環志略)』을 바탕으로 요약한 것이다.

지구의 자전과 공전을 내세운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을 비롯하여 적지않은 서양과학의 내용도 여기에 포함되어 있다. 서양천문학에 관하여서는 1867년에 간행된 『성기운화(星氣運化)』가 있는데, 이는 영국의 유명한 천문학자 허셜(Herschel,W.)이 쓴 중국 번역본 『담천(談天)』을 번안해 놓은 것이다.

그는 특히 서양의학의 소개에 뚜렷한 업적을 남겼다. 1866년에 지은 그의 『신기천험(身機踐驗)』은 인체를 신기가 운화(運化)하는 기계 같은 것으로 보고 서양의학의 대강을 소개한 것이다. 동양의학에 비하여 해부학이 크게 앞서 있고 병리학도 더 발달되어 있다고 지적한 그의 『신기천험』은 영국인 선교의사 홉슨(Hobson, B., 중국 이름 合信)의 서양의학서적을 ‘편수’하여 만든 것이다.

지금까지 알려져 있는 최한기의 저술을 연대순으로 적어보면 다음과 같다. 『농정회요(農政會要)』(1830), 『육해법(陸海法)』(1834), 『청구도제(靑丘圖題)』(1834), 『만국경위지구도(萬國經緯地球圖)』(1834, 현존 미상), 『추측록』(1836), 『강관론(講官論)』(1836), 『신기통』(1836), 『기측체의(氣測體義)』(1836, 추측록과 신기통을 합본한 것), 『감평(鑑枰)』(1838, 뒤에 人政에 포함됨), 『의상이수(儀象理數)』(1839), 『심기도설(心器圖說)』(1842), 『소차유찬(疏箚類纂)』(1843), 『습산진벌(習算津筏)』(1850), 『우주책(宇宙策)』(연대 미상), 『지구전요』(1857), 『기학(氣學)』(1857), 『운화측험(運化測驗)』(1860), 『인정(人政)』(1860), 『신기천험』(1866), 『성기운화』(1867), 『명남루수록(明南樓隨錄)』(연대 미상) 등이다.

참고문헌

『명남루전집』(여강출판사, 1986)
『명남루총서』(성균관대학교 대동문화연구원, 1971)
「한국근세의 서구과학 수용」(박성래, 『동방학지』20, 1978)
「최한기의 과학적인 철학사상」(박종홍, 『아세아연구』8-4, 19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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