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9년 보성문화사에서 간행하였다. 작자의 두번째 동시집으로, 대구·경북 아동문학가의 작품집 간행 시리즈인 ‘개나리문고’에 이은 ‘도라지 문고’ 1호로 발간되었다.
전체가 ‘그 아이들은 웃었다’(22편), ‘솔방울 따기’(18편), ‘개구리 소리’(18편), ‘봄아, 오너라’(27편) 등 4부로 구성되어 있으며 끝에 저자의 ‘책끝에’라는 발문(跋文)이 붙어 있다.
제4부인 ‘봄아, 오너라’편은 1965년에 간행된 첫 동시집인 ≪별들의 합창≫에서 추려 재수록한 작품들이다. 그의 시작 의도는 발문인 ‘책끝에’서 인용한 김수영(金洙暎)의 글을 바탕으로 출발하고 있다.
곧 “가장평화적(假裝平和的) 사회 아래에서 읽지 못할 동시만이 신문사의 돈벌이나 빈궁한 아동문학 작가들의 푼돈벌이에 보탬이 되기 위해서 산출(産出)된다면 그것은 고급 식료품이나 해외 사치품이 백화점 진열장 속에 사장되어 있는 것과 조금도 다름이 없는 일, 어처구니 없는 일이고 격분할 일이다.”
또한 “사회상태가 동시가 읽혀질 만큼 되기까지는 동시를 쓰느니 보다는 동시 무용론을 주장하고, 있는 힘을 다하여 사회개혁을 위해 혈투해야 할 것”이라는 참여주의문학(參與主義文學)과 민중문학운동(民衆文學運動)에 바탕을 둔 현실 부정적 비판적 시각으로 쓰여지고 있다.
제1부는 농촌학교를 바탕으로 한 시편들로서 총 22편 중 안이하게 현실에 안주하는 교사를 고발한 시편이 11편, 생각 없이 행동하는 어린이를 비판한 시편이 7편, 탈출의 길이 막힌 처절한 가난을 그린 시편이 4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농촌교실 주변의 상황에 대한 궁핍하고도 열악한 환경에 대해 신랄한 고발을 담은 동시들이다.
타성적(惰性的)으로 가르치며 책값·기성회비·시험지 값이나 인정사정 없이 독촉하고 아이들을 마구 때리는 교사, 담임선생님의 흉내를 내며 막대기로 급우들을 몰아치는 반장, 생각 없이 행동하고 개미·개구리·방아깨비 등의 생명체를 장난 삼아 마구 죽이는 강자에게 약하고 약자에게는 강한 아이, 움집에서 살거나 학교에서 낼 공납금도 못 주고 죽이나 먹이는 찢어지듯 가난하고 배고픈 가정의 구성원이 등장인물로 그려지고 있다.
제2부는 산마을이나 탄광촌 등 시골에서 살아가는 아이들이 일하며 살아가는 모습을 긍정적으로 그리고 있으며 자연과 가난이 주요한 배경으로 나타나고 있다.
쇠먹이풀 마련하기, 다슬기 줍기, 냉이·씀바귀 캐기, 솔방울·구기자 따기, 나무하기, 소나무 낙엽 긁어모으기 등 시골아이들이 공부보다 일에 매달리는 모습을 통해 탄광촌과 산마을의 궁핍한 삶과 병폐(病弊)를 보여주고 있다.
제3부는 아름다운 자연과 고귀한 생명을 사랑하는 마음과 반전사상(反戰思想)을 노래한 지은이 자신의 카타르시스적 독백이 담긴 시편들로 구성되어 있다.
실제로 총을 소재로 한 작품이 전체 18편 중에 5편이나 되며 열악(劣惡)한 농촌의 현실을 개조하고 모순과 부조리와 싸우려는 신념들이 담긴 시편들도 여러 편 보인다.
제4부는 첫 동시집 ≪별들의 합창≫에서 발췌(拔萃) 재수록한 시편들로서 자연과 생명을 사랑하며 가난과 폭력이 없는 세상을 꿈꾸는 내용이 중심이 되고 있다.
그의 시에는 병들어가고 있는 어린이들을 밝고 맑게 자라나게 해야 되겠다는 생각이 아름다운 자연과 순박한 시골을 배경으로 일관되게 그 바탕에 깔려 있다. 그러나 현실과 아동을 바라보는 비판적 시각이 지나쳐 사회를 필요 이상으로 부정적으로 본 것이 아닌가 여겨지는 작품들이 많다.
과거의 우리 나라 동시들, 특히 동심주의 동시를 비판하고, ‘아동문학 작가의 아동기피’를 지적하면서 때로는 돌 던지고 개구리 죽이면서 자라는 아동의 생태를 그들의 심신발달과정(心身發達過程)에 대한 이해보다 비판의 대상으로 한 것은 문제의 여지가 있다.
또 이와 같은 현실비판의 동시가 아동의 시각보다 어른의 비판적 시각으로 쓰여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