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66년작. 비단 위에 담채. 세로 115㎝, 가로 50.5㎝.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화면 상단 오른편에 “灞橋尋梅(파교심매)”라고 하는 화제(畫題)와 “丙戌初夏(병술초하)”, 즉 1766년(영조 42) 초여름에 그렸다고 하는 관지가 적혀 있다.
이 그림은 당나라의 시인 맹호연(孟浩然)이 추운 겨울날 매화를 찾기 위하여 장안(長安)의 동쪽에 있는 파교를 건너 설산에 들어갔다는 고사를 소재로 그려진 것이다.
파교를 건너려는 나귀 탄 맹호연과 그를 따르는 시동이 화의(畫意)의 핵심을 이루고 있고, 이들 주위는 차가운 겨울풍경으로 채워져 있다.
전체적인 구도나 인물의 묘사는 『고씨화보(顧氏畫譜)』의 곽희본(郭熙本)과 장로본(張路本)을 참고로 하였으나, 근경의 바위와 원경의 산협 및 수지법(樹枝法) 등에는 조선 초기의 안견파(安堅派) 화풍과 중기의 절파(折派) 화풍과 같은 전통적인 화법과 새로운 남종화법(南宗畫法)이 융합된 양상을 보여준다.
이와 같이 전통화풍과 남종화풍이 결합되는 절충적인 경향은 심사정 만년 화풍의 특징으로 최북(崔北)·김홍도(金弘道)·이인문(李寅文) 등의 18세기 후반 화가들에게 영향을 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