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권 3책으로 이루어진 필사본이다. 고본(稿本)은 시부(詩賦)가 권1∼3에 수록되어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권4는 서(序) 6편, 기(記) 11편, 설(說) 1편, 소인(小引) 2편, 서(書) 5편, 여어(儷語) · 주련(柱聯)이 각각 1편, 총 27편이 된다. 권5는 거의가 서화(書畵)에 대한 제발(題跋)과 제평(題評)이며, 그 밖에 찬(讚) 4편, 명(銘) 1편이 권말에 부기(附記)되어 있다. 권6에는 묘지명 2편, 묘갈명 5편, 제문 12편, 행장 2편, 그 밖에 표암자지(豹菴自誌) 및 행장, 『 경산집(經山集)』에 수록되어 있는 표암시장(豹菴諡狀), 그리고 맨 끝에 표암강판윤삼세입기사서(豹菴姜判尹三世入耆社序)가 부록으로 추기(追記)되어 있다.
강세황의 시는 사물을 정밀하게 관찰하여 풍부한 소재를 포착하고 있으며, 심미적인 감식력이 수반되어 조화 있는 시경(詩境)을 자아내고 있다. 자부(姉夫)인 참의 임정(任珽)도 그의 시 「두공부검무가화답(杜工部劒舞歌和答)」을 보고 “우리나라 근 백년간에 이만한 시가 없다”고 극찬하였다.
강세황은 자지(自誌)에서 왕희지(王羲之) 부자의 서법에 미불(米芾)과 조맹부(趙孟頫)의 필체를 겸비, 체득하였다고 술회하고 있다. 그 밖에 그는 역대 명필의 모서(模書) · 임서(臨書) · 방서(倣書)를 비롯해 전세(傳世)되어 오는 법첩(法帖)의 진적을 가려내는 등 글씨에 대하여 폭넓은 식견을 드러내고 있다.
그는 화조(花鳥)와 금충(禽蟲)을 비롯해 산수와 인물에 이르기까지 못하는 바가 없었던 문인화가였다. 그리고 김홍도(金弘道)에게 그림을 가르쳤는가 하면, 당시 활동화던 화가들의 그림에 많은 화평(畵評)을 써주었다. 본고에 자화상의 찬이나 자신이 그린 그림의 화제(畵題)를 비롯해 많은 화공의 화제와 화평이 기록되어 있다.
그 밖에 자구, 어구 등 자학(字學)에 대한 고증 및 당시 중국을 통하여 견문한 서구 문명에 대한 견해 등 강세황의 학문 · 사상 · 작품 세계를 알아보는 데 귀중한 자료가 되고 있다. 이 책은 후손에 의하여 보관되어 왔으며, 1979년 한국정신문화연구원에서 처음으로 영인, 간행하였다. 그리고 2010년 여러 학자들이 참여한 국역본이 지식산업사에서 간행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