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에게서 소년에게 (에게서 에게)

해에게서 소년에게 / 최남선
해에게서 소년에게 / 최남선
현대문학
작품
최남선(崔南善)이 지은 신체시(新體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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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최남선(崔南善)이 지은 신체시(新體詩).
개설

1908년 11월 『소년』 창간호에 발표되었다. 이 시는 서구 및 일본의 선진 문화 수용과 그를 통하여 힘있고 활기에 찬 새 사회를 건설하고자 하는 열망을 담은 작품이다.

내용

전 6연으로 구성된 이 시에서 중요한 것은 ‘바다’와 ‘소년’의 이미지다. ‘바다’를 ‘나’ 또는 ‘우리’로 의인화(擬人化)하여 ‘소년’에 관련시킨 작자의 의도는 무한한 ‘힘’과 ‘새로움’의 창조에 있다. 세계를 향해서 열려 있는 바다의 광활한 공간을 통해서 밀려드는 개화의 세찬 물결과 소년의 대담하고 티없이 맑은 마음속에서 피어나는 새로운 역사의 창조를 주제로 하고 있다.

‘바다’의 무한한 힘과 그 위용(偉容) 앞에 인간존재의 왜소함을 나타낸 것이 1∼4연까지의 내용이라면, 시기(猜忌)와 질투, 사악(邪惡) 일체를 초월한 의연한 자세와 무한한 가능성을 안고 새로움에 대한 희망과 동경(憧憬)을 노래한 것이 5∼6연의 내용이다.

이 작품이 문학사에서 중요하게 거론되는 이유는 그것이 최초로 자유로운 형식을 취하였다는 점에 있는데, 실상 이 점에 대해서는 좀더 면밀한 검토가 요청된다. 이 시는 정형률을 크게 벗어난 것처럼 보이나, 실제로는 제1행 2 · 2 · 3, 제2행 3 · 3 · 5, 제3행 4 · 3 · 4 · 5, 제4행 3 · 3 · 5 등 각 연의 시행수가 일정할 뿐만 아니라, 각 대응행(對應行)간에서도 서로 동일한 리듬의 반복으로 짜여져 있음을 볼 수 있다.

이와 같은 사실은 이 시가 완전한 자유시가 아니라 노래의식이 작용한 준정형적(準定型的) 형태임을 말해주는 것이다. 또한 각 연의 앞뒤에서 ‘텨…ㄹ썩’, ‘쏴……아’, ‘튜르릉’, ‘콱’ 등과 같은 의성어(擬聲語)인 상징음이 반복되고 있는 점까지 고려한다면, 이 시는 역시 ‘노래’로서의 요소를 더욱 중시하고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의의와 평가

과거의 창가(唱歌) 형식에서 진일보한 이와 같은 준정형적 형태가 자유시로 발전하지 못한 것은 최남선 자신의 장르의식의 결여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형태면에서는 정형에서 준정형으로, 용어면에서는 율어체(律語體)에서 구어체로의 변모를 보인 것은 분명 획기적인 새로움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를 인식할 만한 장르의식이 없었기 때문에 이를 더 이상 발전시키지 못하고, 다시 창가체나 율어체로 되돌아가는 현상마저 나타나게 된 것이다.

따라서, 최남선은 1910년을 전후한 시기에 우리 시단의 제1인자인 동시에, 우리 문학사상 최초의 자유시 형식을 정립하는 선구자가 될 수 있는 위치에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제한된 범위 내에서 과도기적 구실을 수행한 것에 그치고 말았다고 할 수 있다.

참고문헌

『최남선과 이광수의 문학』(신동욱 편, 새문사, 1981)
『한국현대시작품론』(김용직·박철희 편, 문장사, 1981)
『한국개화기시연구』(김학동, 시문학사, 1981)
『한국현대시문학사(韓國現代詩文學史)』(정한모, 일지사, 1974)
「바다〔海〕와 육당의 시심」(홍일식, 『국어국문학』61, 1973)
「해에게서 불놀이까지」(이상섭, 『인문과학』22, 연세대학교인문과학연구소, 19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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