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와 달이 된 오누이

구비문학
작품
남매가 호랑이의 위협을 피하여 하늘로 올라가 해와 달이 된 내용의 민담.
이칭
이칭
해님달님, 일월전설(日月傳說), 수숫대가 빨간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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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요약

「해와 달이 된 오누이」는 남매가 호랑이의 위협을 피하여 하늘로 올라가 해와 달이 된 내용의 민담이다. 오누이 일월기원의 설명은 신화적 특성, 수수가 붉어진 연유의 설명은 전설적 특성, 호랑이와 남매의 쫓고 쫓기는 흥미로운 대결은 민담적 특성을 담고 있다. 「해와 달이 된 오누이」 설화는 범세계적인 전승 분포를 보이는데, 남매가 해와 달이 되는 서사는 동서양 여러 민족의 일월기원신화와 관련되고, 남매와 호랑이(동물)의 대결 서사는 중국, 대만, 일본 등의 설화와 밀접한 연관성을 지닌다.

정의
남매가 호랑이의 위협을 피하여 하늘로 올라가 해와 달이 된 내용의 민담.
개설

호랑이의 위협에서 벗어난 오누이의 극복담이며, 해와 달이 된 오누이의 성장담이다. 전국적으로 널리 전승되며, 「해님달님」 · 「일월전설(日月傳說)」 · 「수숫대가 빨간 이유」라고도 부른다.

내용

옛날에 한 어머니가 삼 남매를 집에 두고 품일을 나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호랑이를 만났다. 호랑이는 고개마다 나타나서 어머니에게 떡, 옷, 팔, 다리, 몸통을 차례로 요구한 뒤 잡아 먹고는 삼 남매가 있는 집으로 갔다.

아이들은 호랑이의 목소리와 손바닥이 어머니와 다르다고 문을 열어 주지 않았으나, 호랑이가 우는 젖먹이에게 젖을 먹여야 한다고 하자 문을 열어 주었다. 호랑이가 젖먹이를 잡아먹자 남매는 호랑이 정체를 알아차리고 겨우 도망하여 우물가 큰 나무 위로 피신했다.

호랑이는 뒤늦게 남매를 쫓아와 처음에는 오빠의 말대로 참기름을 바르고 나무에 오르려다 실패하고, 그 다음에는 누이가 일러 준 대로 도끼로 나무를 찍으며 올라갔다.

남매는 하늘에 동아줄을 내려 달라고 기원하여 하늘에서 내려온 새 동아줄을 타고 하늘로 올라갔고, 호랑이는 하늘에서 내려온 썩은 동아줄을 잡고 하늘로 오르다가 동아줄이 끊어져 수수밭에 떨어졌다. 호랑이는 수숫대에 찔려 죽었고, 호랑이의 피가 수숫대에 묻어 수수가 붉게 되었다.

남매가 하늘에 오른 뒤 오빠는 해가 되고 누이는 달이 되었다. 그런데 누이가 밤이 무섭다고 하여 오빠가 바꿔 주어 누이는 해가 되고 오빠는 달이 되었다. 해가 된 누이는 낮에 사람들이 쳐다보는 것이 부끄러워 자신을 못 보게 바늘로 콕콕 찔러서 사람들이 해를 똑바로 쳐다볼 수 없게 되었다.

현황

「해와 달이 된 오누이」 설화의 기본형의 서사는 호랑이의 어머니 협박과 살해-호랑이와 오누이의 대결-오누이의 승천과 호랑이 징치 구조로 이루어진다. 각편의 여러 변이형 가운데에는 누나와 남동생이 두 주인공으로 등장하여 누나가 해가 되고 남동생이 달이 되는 경우도 있고, 결말에서 삼 남매가 다 하늘로 올라가 각기 해 · 달 · 별이 된 경우도 있고, 오빠가 누이와 싸우다 누이의 눈을 찔러서 오빠가 미안한 마음에 누이에게 해의 자리를 양보해 준 경우도 있다. 내용이 해와 달에 관한 기원담(起源譚)이 생략되고 수숫대가 붉게 된 이유를 중심으로 구성된 경우도 있다.

이 설화는 범세계적인 전승 분포를 이룬다. 유럽의 민담에서는 이리와 염소 사이에 갈등이 일어나는 순수한 동물담으로 전개되고, 일본의 민담에서는 가해자가 악마이고 아이들은 하늘에 올라가 별이 된다. 중국의 민담에서는 대개 늑대가 하늘로 오르다 떨어진 곳에서 배추가 나왔고, 아이들은 그 배추를 팔아서 부자가 된다. 대만의 민담에서는 호랑이가 할머니로 변신하여 남매를 해치려고 하지만 남매가 꾀를 써서 호랑이를 처치한다. 남매가 일월신이 되는 신화적 서사는 베링 해협의 이누이트족, 만주족의 일월기원신화나 루마니아의 구전서사시에서 나타난다.

의의와 평가

「해와 달이 된 오누이」는 설화의 세 유형인 신화, 전설, 민담의 특성을 모두 담고 있다. 오누이가 해가 되고 달이 된 일월의 기원 설명은 신화적 특성이고, 호랑이 피가 물들어 수수가 붉어진 이유에 대한 설명은 전설적 특성이며, 호랑이와 오누이의 쫓고 쫓기는 흥미로운 서사 전개의 재미와 흥미는 민담적 특성이다.

이 설화는 묘미가 있는 반복과 속고 속이는 지혜 겨룸 등으로 흥미롭게 구성되어 있으며, 땅에서 하늘로 올라가는 상향식 서사여서 우리 민족의 인간 중심적 사고방식을 엿볼 수 있다. 서사에서 오누이와 호랑이의 대결은 어머니의 품을 떠나는 자녀의 성장통으로서 입사의 의미를 지니며, 오누이가 하늘에 올라 해와 달이 된 것은 스스로 빛을 내는 존재로서의 성장을 의미한다.

신화적 관점에서 「해와 달이 된 오누이」 설화는 만주족과 이누이트족 등 동서양의 일월기원신화와도 밀접한 연관성이 있다. 이들 신화에서도 「해와 달이 된 오누이」와 마찬가지로 일월의 기원이 남매인데, 일월기원의 핵심적인 동기인 오누이의 쫓고 쫓기는 관계의 근원을 ‘근친상간 모티프’에서 찾고 있다. 우리나라의 「해와 달이 된 오누이」의 남매도 신화적 맥락에서는 유사한 관계로 해석하기도 한다. 이 설화의 심층에는 오빠가 누이를 쫓는 일월기원신화가 있었는데 신화가 민담화되는 과정에서 ‘근친상간 모티프’가 지워졌고, 쫓는 존재인 오빠는 호랑이로 대체되는 서사로 변형되었고, 그 뒤에는 어머니를 잡아 먹는 호랑이 모티프가 덧입혀졌다는 것이다. 「해와 달이 된 오누이」 서사 마지막에서 해가 된 누이의 부끄러움은 민담화 과정에서 지워진 일월신화의 ‘근친상간 모티프’ 흔적으로 볼 수도 있다.

「해와 달이 된 오누이」 설화는 현대에서 사회적, 문화적, 심리학적 관점에서 다양하게 재해석되고 있으며, 서사문학 창작과 콘텐츠 개발의 모티프로 많이 차용되고 있다. 2021년 뉴베리상 대상 수상작 『호랑이를 덫에 가두면』이 대표적이다.

참고문헌

원전

『한국구비문학대계』(한국정신문화연구원, 1980∼1988)
『임석재전집; 한국구전설화』 전12권(평민사, 1989∼1993)
孫晉泰, 『朝鮮民譚集』(東京: 鄕土硏究社, 1930)

단행본

태 켈러, 『호랑이를 덫에 가두면』(돌베개, 2021)
조현설, 『신화의 언어』(한겨레출판사, 2020)
『한국민속문학사전(설화 편)』(국립민속박물관, 2013)
고혜경, 『선녀는 왜 나무꾼을 떠났을까』(한겨레출판사, 2006)
장덕순, 『한국문학의 연원과 현장』(집문당, 1986)
최인학, 『한국설화론』(형설출판사, 1982)
집필자
박현숙(건국대학교 강사, 구비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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