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이씨(全州李氏). 자는 천경(天鏡), 호는 함월(涵月). 함경남도 함흥 출신. 어머니 조씨(趙氏)가 큰 물고기를 잡는 꿈을 꾸고 임신하여 12달이 지나서야 낳았다고 한다. 14세 때 도창사(道昌寺)에서 삭발, 출가하였고, 영지대사(英智大師)에게서 구족계를 받았다.
그 뒤 여러 선지식(善知識)을 두루 찾아가 법을 구하던 중 지안대사(志安大師)에게서 종문(宗門)의 깊은 이치를 얻어 법맥을 이었다. 삼장(三藏)에 해박하였으며, 특히 『화엄경』·『선문염송집』에 밝았다. 또한, 수행과 지계(持戒)가 엄정하고 인욕행(忍辱行)이 남달라서 모든 사람의 존경을 받았다.
지안의 법맥을 이은 뒤에도 40년을 한결같이 정진하면서 대강사(大講師)로서 후학들을 지도했다. 그의 행적은 주로 남쪽지방에 미쳤고, 이타행(利他行)을 실천하여 굶주린 사람이나 헐벗은 사람에게 자신의 의복과 음식을 공양하였다. 나이 79세, 법랍 65세로 염불을 하면서 입적하였다.
법을 이은 제자로는 성규(聖奎)·궤홍(軌泓) 등 24인이 있다. 제자들이 고향의 명찰인 석왕사(釋王寺)에 탑을 세우고, 화엄대회의 도량인 대둔산(大芚山)에 영의정 김상복(金相福)의 글을 받아 비를 세웠다. 저서로는 『천경집』 2권이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