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 치우담(癡愚譚)의 하나이다. 세계문학사상 당나귀는 대체로 어리석은 동물로 희화(戱畵)되는 경우가 많은데, 우리 설화에서도 「호랑이 껍질을 쓴 당나귀」를 비롯하여, 「노래하는 당나귀」·「소금 짐을 지고 가던 당나귀」·「큰 쥐 작은 당나귀」 등이 모두 그러하다.
이 설화의 내용은 『이솝우화』로서 널리 알려진 것으로(Chambry 本, 279번), 호랑이 껍질(『이솝우화』에서는 사자 껍질)을 쓴 당나귀를 모든 동물들이 사자로 오인하여 회피하다가, 강풍에 호피(虎皮)가 벗겨져(혹은 무심코 당나귀의 소리를 질러) 그 정체가 드러나는 바람에 웃음거리가 되었다는 것이다.
이 우화는 많은 사람들이 실제보다 대단하게 보이려 하나, 그것이 헛된 짓이라는 점을 이야기하고 있다. 지금까지 보고된 바에 의하면, 이 유형이 국내에서 채집된 예는 극히 적으며, 아르네-톰슨(Aarne-Thompson)의 『설화유형색인집』에도 아시아 지역에서의 보고예로 인도의 경우만을 기록하고 있다.
이 인도의 이야기는 어떤 당나귀 사육자가 자신의 당나귀에 호랑이 껍질을 씌워 남의 밭 곡식을 마구 뜯어먹게 하다가 당나귀 울음소리 때문에 발각되어 몰매를 맞았다는 내용이다. 국내 현지조사보고예가 적은 점으로 미루어 볼 때, 이 설화의 국내 유입시기는 아마도 그다지 오래되지 않은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