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성교예규』는 성 다블뤼 주교가 한국천주교회의 상장례와 관련한 예식서·기도서를 한글로 번역하여 1863년 이전에 간행, 공포한 상장례 예식서이다. 1863년 이전에 이러한 상장례 예식서가 한글로 공포되었고, 천주교 신자들은 공공연히 이를 외교인들 앞에서까지 실행하였다. 신자들은 장례에 사용되는 시편 기도문을 자연스럽게 노래하면서, 오늘날 연도(煉禱)라고 불리는 기도를 만들어냈다. 이 장례 예식서는 계속해서 개정되어 오늘날 '상장 예식'으로 남아 있다. 현재 1865년에 간행된 목판본이 현존한다.
『천주성교예규』는 1865년에 다블뤼(Daveluy) 주교에 의하여 상하 2책의 목판본(木板本)으로 간행되었다. 이는 프랑스 파리 국립동양언어문화대학교(INALCO)에 소장된 것으로 확인된다. 이후 1887년에 단권의 신식 연활자본으로 중간되었다. 책의 크기는 13.4×20.3㎝이며, 책의 분량은 총 106장이다. 이 책의 편찬자인 다블뤼 주교의 기록(1863.9.13. 부모님께 보낸 편지)에 의하면, 1863년 이전에 ‘상장례 예식서’가 공식적으로 간행되어 남쪽의 모든 지역에서 외교인(外敎人)을 의식하지 않고 공공연히 실행하고 있다고 되어 있다. 따라서 이 책은 1862년에 이미 간행되고 있었다고 보아도 틀리지 않는다.
한국교회사연구소(韓國敎會史硏究所)에 한문으로 간행된 제1∼5권으로 된 1책이 있고, 한글로 된 여러 종의 『텬쥬셩교례규』가 있다. 한글 서적 중에는 간행 연도를 알 수 없는 4종이 있는데, 목판본으로 간행된 1∼2권 2책, 활자본(活字本) 1책, 필사본(筆寫本) 1∼2권의 2책, 필사본으로 된 1권 1책 등 4종이 있다. 또한 연기(年期)를 알 수 있는 한글 판본으로는 1887년 활자본(1책 106장), 1903년 활자본(1책), 1906년 활자본, 1909년 활자본, 1914년 활자본(2종), 1916년 활자본(2종), 1934년 활자본(1책 106장) 등 모두 9종이 보관되어 있다.
1865년 한글로 간행된 『천주성교예규』는 크게 2권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1권에는 선종(善終)을 돕는 공부, 임종한 이를 돕는 규식(規式), 병자를 제성(提醒)하는 규식, 임종경(臨終經)으로 되어 있다.
제2권은 상장례를 치르는 방법인 상장(喪葬) 규구(規矩), 상장 예절(禮節), 어린이 장사(葬事) 예절 및 상례(喪禮) 문답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가운데에서 임종한 사람을 돕는 규식에는 부모, 친척, 회장 등이 병자로 하여금 고해 성사(告解 聖事), 성체 성사(聖體 聖事), 종부 성사(終傅 聖事) 등을 타당하게 받도록 권면(勸勉)하는 것 등 모두 7가지 조목으로 된 행동 강령이 나열되어 있다. 또한 병자를 제성하는 규식은 통회(痛悔), 신덕(信德), 망덕(望德), 애덕(愛德), 경덕(敬德), 봉헌(奉獻), 인내(忍耐), 순명(順命) 등의 항목과 함께 십자고상(十字苦像), 성모(聖母), 천신(天神), 성인(聖人) 등을 향하여 기도하는 내용이 있다. 임종경에도 감사하여 도우심을 구하는 경, 임종 도문, 임종한 이에게 가장 유익한 경문, 운명할 때 바치는 기도, 영혼이 육신을 떠난 후에 바치는 기도, 종후(終後) 축문 등이 구분되어 있다.
한편, 제2권의 상장 규구에는 23개의 항목이 있고, 상장 예절에는 초상(初喪), 입렴(入殮), 행상(行喪), 도묘(到墓), 하관(下棺) 등의 예절이 자세하게 구분되어 설명되고 있다.
한국천주교회가 초기부터 박해를 받으면서도 외교인들에게 호감을 제공한 것이 교우(敎友)들이 서로 협동하여 정성을 다하는 장례 예절이었다. 이로 인해 다수의 외교인들이 천주교회에 입교(入敎)하는 계기가 되었다. 따라서 박해 시기부터 간행, 필사된 『천주성교예규』는 단순히 천주교회의 상장 예식서(喪葬 禮式書)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비신자들에게 천주교회의 장점을 널리 알리는 전교(傳敎)의 효과를 거둔 서적이라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