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판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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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천 해인사 고려목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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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의 내용을 나무판에 새겨 찍어낸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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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요약

목판본은 저작의 내용을 나무판에 새겨 찍어낸 책이다. 동의어로는 판각본·판본·각본·참본·조판본 등이 있다. 판목의 재료로 산과 들에서 자생하는 교목을 사용한다. 나무가 선택되면 적당한 크기와 부피의 나무판으로 켜서 물에 담가 둔다. 우리나라의 목판인쇄는 불경의 간행에서 비롯되었다. 751년(경덕왕 10) 무렵에 간행된 『무구정광대다라니경』은 가장 오래된 목판본이다. 목판본의 생산은 조선 말기까지 성행했다. 목판본은 비용이 많이 들지만 한번 새겨놓으면 책을 언제라도 찍어낼 수 있고, 책판을 잘 보존하면 오래도록 책을 찍어 유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목차
정의
저작의 내용을 나무판에 새겨 찍어낸 책.
내용

판각본(板刻本) · 판본(板本) · 각본(刻本) · 참본(槧本) · 조판본(彫板本) · 조본(彫本) · 침재본(鋟梓本) · 침판본(鋟板本) · 침본(鋟本) · 누각본(鏤刻本) · 누본(鏤本) 등의 용어가 동의어로 쓰이고 있다.

목판본을 만들기 위해서는 먼저 판목을 마련해야 하는데 그 재료는 다양하다. 문헌 기록에는 대추나무 · 배나무 · 가래나무 · 박달나무 · 자작나무 · 산벚나무 · 후박나무 등이 나타나고 있으나, 주로 그 중 산야(山野)에서 자생하는 교목으로서 값싸고 손쉽게 얻을 수 있고, 또 재질이 조밀하여 새기기 쉬운 것이 사용되었다. 나무가 선택되면 적당한 크기와 부피의 나무판으로 켜서 물에 담가둔다.

이 때 물은 바다의 염수가 좋으나, 그렇지 못한 경우는 웅덩이물에 담가서 즙액을 빼고 결을 삭게 한다. 물에 담그는 대신 쪄서 즙액을 빼는 경우도 판각하기 쉽게 나뭇결을 한동안 물에 담가서 삭히는 것이 좋다.

일정한 기간이 지나면 물에서 끄집어내어 충분히 건조시켜 썩거나 뒤틀리거나 빠개지지 않게 한 다음, 판면을 판판하고 반드럽게 대패질한다. 이러한 과정을 ‘연판(鍊板)’이라 일컫는다.

한편, 간행하고자 하는 저작의 내용을 뜻하는 크기와 판식의 용지를 마련하여 한벌 깨끗이 정서해 내는데, 정서는 대체로 달필가 또는 명필가가 한다.

이와 같이 판각용의 정서본이 마련되면 판목 위에 뒤집어 붙이고 글자와 그림을 볼록새김한다. 그러나 판각용 정서본을 새로 마련하지 않고 이미 간행된 책을 해책하여 새기기도 한다. 이를 ‘번각본(飜刻本)’ 또는 ‘복각본(覆刻本)’이라 한다.

판목에 새길 때 주로 양면에 새기지만, 한 면에 새겨진 것도 간혹 볼 수 있다. 이와 같이 글자 또는 그림이 새겨진 판목을 ‘목판’ · ‘책판(冊板)’ · ‘각판(刻板)’이라 하며, 불서(佛書)인 경우는 ‘경판(經板)’이라 일컫기도 한다.

목판에서 책을 찍어내기 위해서는 인쇄용 먹물과 종이, 그리고 인쇄도구가 필요하다. 우리 나라에서 사용하는 먹에는 송연묵(松煙墨)과 유연묵(油煙墨)이 있는데, 목판본의 인쇄에는 송연묵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송연묵은 소나무를 태워 만든 그을음을 아교와 섞어 만든 것으로 먹색이 순연하고 선명하다.

먹을 빻은 뒤 물에 담가 풀어지도록 하고, 인쇄할 때는 술을 적당량 타서 사용하면 먹물이 골고루 스며들면서도 번지지 않고 곧 증발되어 잘 마른다. 종이는 닥나무로 만든 것이 가장 좋다.

귀중한 책을 인쇄할 때에는 상품의 닥나무 껍질을 희게 표백한 다음 두껍게 떠서 풀을 먹여 다듬이질 한 종이를 사용하는데, 이를 ‘백추지(白硾紙)’라 하며, 특히 두꺼운 종이는 ‘장지(壯紙)’라 일컫고 있다. 그러나 일반 책은 닥나무에 볏짚 · 보릿짚 · 뽕나무껍질 · 삼나무껍질 · 대나무 · 율무대 · 칡풀 등의 재료를 섞어 만든 열품저지(劣品楮紙) 또는 고정지(藁精紙) · 상지(桑紙) 등을 사용해왔다.

인쇄도구로는 털 또는 벼이삭으로 만든 먹솔, 머리털 또는 말총 등으로 만든 인체(印髢), 먹물 그릇, 밀랍 또는 기름판 등을 준비한다. 목판에서 찍어내는 방법은 먹물을 먹솔로 판의 글자면에 고르게 칠한 다음, 종이를 놓고 부드러운 털뭉치로 만든 인체에 밀랍을 바르거나, 기름판에 문질러 기름을 묻게 하여 종이 위를 위아래로 가볍게 고루 문질러 찍어낸다. 책을 다 찍은 뒤에는 장책(粧冊)을 하게 된다.

장책은 권자본(卷子本) · 절첩장(折帖裝) · 호접장(蝴蝶裝) · 포배장(包背裝) · 선장(線裝) 등의 장정 중 어느 것으로 할 것인가를 정한다.

고서의 일반적 장책법인 선장본을 택한 경우는, 먼저 표지를 두툼하게 만들어 그 표면에 황백(黃柏) 또는 홰나무의 열매[槐黃實]로 누렇게 염색한 다음 문양판을 사용하여 오돌도돌하게 문양을 낸다. 이를 ‘책판문양’이라 한다.

이렇듯 문양을 낸 표지 두 장을 책의 위아래에 대고 송곳으로 서뇌(書腦) 부분에 구멍을 다섯 개 뚫은 다음, 붉은 끈으로 꿰맨다. 이것을 ‘오침철장법(五針綴裝法)’이라 하며, 우리 나라 선장본의 특징적인 장책법이다. 목판본은 예로부터 이와 같은 방법과 절차에 의하여 생산되었다.

책의 최초의 형태는 손으로 쓴 책, 즉 필사본으로 필요한 이들이 스스로 베껴 써서 독서하고 연구하는, 말하자면 자급자족하는 데 지나지 않았으므로 책이 별로 사회에 유통되지 못하였다. 또한, 사본에는 오자와 낙자가 많아 이용이 어려웠으며, 심한 경우는 긴 문장까지 탈락되기도 하였다.

그리하여 올바른 본문이 수록된 책의 수요가 점차 늘어나기 시작하였으며, 그 도는 문화수준이 높을수록 더하였다. 그 결과 목판인쇄가 전파되어 목판본이 이용되었다. 그런데 그보다도 더 앞서 우리 나라와 동양에서 목판인쇄가 싹튼 것은 불경의 간행에서 비롯되었다. 고대 동양에서는 불경을 많이 써서 공양불사(供養佛事)하는 것이 명복과 공덕, 그리고 권선(勸善)을 위한 최선의 방법이요 수단이었다.

더욱이 경을 서사(書寫)하여 탑 속에 봉안하는 경우는 그 수량이 많으면 많을수록 더욱 좋은 공양불사였다. 그리하여 우리 나라에서도 고대부터 조그마한 각종의 다라니경(陀羅尼經)을 서사하여 불탑 77기 또는 99기에 넣어 봉안하는 불사가 행해졌는데, 그에 소요되는 많은 불경을 손으로 일일이 쓰기가 번거로워지자 목판인쇄로 대치되기 시작하였다. 경문을 한 번만 나무판에 새겨 놓으면 언제라도 손쉽게 다량으로 찍어낼 수 있어 매우 편리하였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알려진 가장 오래된 목판본은 경주 불국사의 삼층석탑에서 나온 『무구정광대다라니경(無垢淨光大陀羅尼經)』이다. 이 경은 751년(경덕왕 10) 무렵에 간행된 소형 목판 권자본으로, 판각이 자못 고졸하며 자획에 필력이 약동하고 글자체는 방필(方筆)에 둥근 필의가 격조 있게 어울리면서 육조풍의 맛을 풍겨 준다.

그 다음으로 오래된 목판본은 고려 초인 1007년(목종 10) 개성 총지사(摠持寺)에서 주지 홍철(弘哲)이 간행한 『보협인다라니경(寶篋印陀羅尼經)』 소형 권자본이다. 현재 우리 나라와 일본의 우에노박물관(上野博物館)에 2종이 전해지고 있다.

이 목판본에는 책머리에 변상도(變相圖)가 새겨져 있으며, 판각술이 『무구정광대다라니경』보다 사뭇 정교하여 글자획이 균정하고 필력의 약동이 잘 나타나 있다. 이 경들은 일찍부터 목판인쇄가 고도로 발달하였음을 입증해주는 실례가 되는 점에서 주목된다.

우리 나라는 고려 때 주자인쇄가 싹터 조선시대에서 크게 발달하였지만, 그러면서도 목판본의 생산이 조선조 말기까지 성행하였다. 그 이유는 활자판은 조판이 튼튼하지 못하여 동시에 찍어내는 부수에 제한이 있고, 또 한번 사용하면 해판되어 동일한 판에서의 후쇄(後刷)가 불가능하였기 때문이었다.

목판본은 비용이 많이 드는 것이 단점이지만, 한번 새겨놓으면 많이 소요되는 책을 언제라도 찍어낼 수 있고, 또 책판을 잘 보존하면 오래도록 책을 찍어 널리 유통시킬 수 있는 큰 장점이 있어서, 그처럼 성행하였던 것이다.

참고문헌

『한국고인쇄기술사』(김두종, 탐구당, 1974)
『한국전적인쇄사』(천혜봉, 범우사, 1990)
『한국서지학연구』(천혜봉, 고산천혜봉교수정년기념선집간행위원회, 1991)
『한국서지학』(천혜봉, 민음사, 19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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