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대장경』은 우리 고유의 언어인 한글로 편찬한 최초의 한글판 대장경이다. 세종대왕에 의해 한글이 창제된 이후 여러 차례에 걸쳐 각종 불경 언해본이 간행되었다. 그 이후 한동안 언해본의 간행이 이루어지지 않다가 20세기 초에 들어 백용성(白龍城, 1864∼1940) 등에 의해 국한문 혼용체 불서(佛書) 번역본들이 출판되었다. 한국전쟁 이후 국한문 혼용체 불서 번역본들이 점차 사라지면서 한글 전용 불서 번역본들이 본격적으로 출간되기 시작했다. 불교계 종립 대학(宗立大學)인 동국대학교의 동국역경원에서는 해인사 『고려대장경』 재조본을 영인하고 그것을 저본으로 삼아 약 40여년에 걸쳐 우리말로 된 『한글대장경』을 편찬해 냈다.
출판은 크게 두 시기로 구분할 수 있다. 첫 번째 시기는 1965년 『장아함경』이 간행된 이후부터 1985년까지이다. 이 시기 『한글대장경』은 세로쓰기 2단의 형태로 총 101책으로 간행되었다. 이 책의 마지막 권수는 '『한글대장경』 205'로 되어 있지만, 중간에 빈 권수가 많아 실제로는 101책이다. 두 번째 시기는 1985년 이후부터 2000년까지 간행된 것이다. 초기에는 세로쓰기와 가로쓰기를 병행해 간행하다가 1994년부터 가로쓰기 형태로 출간했다. 총 318책이다.
『한글대장경』의 편제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눠볼 수 있다. 첫째, 1965년부터 1985년까지 간행된 문헌의 목록은 일본의 『대정신수대장경(大正新脩大藏經)』을 번역한 일본의 『국역일체경(國譯一切經)』의 체제를 참조하여 작성하였다. 경전 성립사를 반영한 『대정신수대장경』의 편제를 거의 그대로 따랐지만, 『대정신수대장경』에는 있는 「논소부」를 대신하여 「한국고승부」를 넣는 등 우리나라 실정에 맞는 편제를 마련하였다. 다만 실제 출판에서는 처음 계획했던 205책 가운데 101책만 간행되었다. 둘째, 1985년 이후부터 2000년까지 간행된 문헌 중 가로쓰기로 된 『한글대장경』은 앞서 언급한 체제가 아니라 문헌명을 명시하는 방식으로 간행되었다. 그러므로 이와 같이 간행된 318책에서는 특별한 편제를 발견할 수 없다.
2012년 이후 동국대학교 불교학술원(현, 동국역경원)에서는 『고려대장경』의 원문과 한글 번역을 통합한 통합대장경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통합대장경은 재조본 『고려대장경』의 편제를 기준으로 삼고 있다.
한편, 『한글대장경』에는 한국 찬술 불교 문헌이 포함되어 있는데, 이는 민족 문화의 계승과 발전이라는 1970년대의 분위기에 따라 추가된 것이다.
한글 전용 시대에 『한글대장경』 편찬은 또 하나의 대장경을 집대성했다고 할 만큼 큰 의의를 지닌다. 『한글대장경』은 대중들이 불교를 보다 쉽게 접하고 이해할 수 있게 해 주었다는 점에서 20세기의 대표적 총서로서 높게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