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국어의 전설 · 평순 · 중모음 ‘에/e/’를 표기하기 위한 글자이다. 훈민정음 창제 당시에는 이중모음/əj/를 표기하는 데 쓰였다.
모음자 'ㅔ'는 자형상 'ㅓ'와 'ㅣ'의 결합으로 만들어졌는데, 이 사실은 『훈민정음』 해례본(解例本)의 중성해(中聲解)에 나오는 다음의 기술을 통해 확인된다.
“한 글자로 된 중성으로서 ㅣ와 서로 어울린 것은 열이니[一字中聲之與ㅣ相合者十] ㆎ ㅢ ㅚ ㅐ ㅟ ㅔ ㆉ ㅒ ㆌ ㅖ가 그것이다.”
'ㅔ'는 15세기에 모음 'ㅓ'로 시작해서 'ㅣ'로 끝나는 이중모음이었는데, 'ㅣ'로 시작하는 이중모음인 ‘ㅑ, ㅕ, ㅛ, ㅠ’ 등과는 달리 『훈민정음』의 중성 11자에 들어있지 않다. 이는 훈민정음 창제 당시에 'ㅣ'로 시작하는 상향이중모음과 'ㅣ'로 끝나는 하향이중모음을 달리 처리한 데서 기인한 분류이다.
'ㅔ'는 현대국어에서 단모음 ‘에/e/’를 표기하기 위해 쓰이는 글자이지만, 한글맞춤법 제4항의 한글 자모 스물 넉자에 들어가 있지 않고, ‘ㅐ, ㅒ, ㅖ, ㅘ, ㅙ, ㅚ, ㅝ, ㅞ, ㅟ, ㅢ’와 함께 두 개 이상의 자모를 어울러서 적은 모음자로 분류되어 있다. 이러한 처리는 음가에 따른 것이라기보다는 훈민정음 창제 당시의 자형 형성의 원리를 따른 것이다.
15세기에 이중모음이었던 15세기에 ‘어이’와 같이 발음되던 이중모음 ‘에’는 18세기 후반 이후 단모음으로 변한 것으로 이해되고 있다. 모음자 ‘ㅔ’ 자체로는 그 음가의 변화를 알 수 없지만, “번개(『왜어유해(倭語類解)』, 1789), 번게(『동문유해(同文類解)』, 1748)”나 “쓸게(『동문유해』), 쓸개(『한청문감(漢淸文鑑)』, 1779)”와 같이 'ㅔ'와 'ㅐ'가 혼기(混記)된 자료들을 통해 그러한 추정이 가능하다. 'ㅔ'가 ‘어이’와 같이 발음되고 'ㅐ'가 ‘아이’와 같이 발음되었다면 이 두 모음자가 혼기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중모음의 단모음화는 18세기 후기에 제2음절 아래에서 일어나기 시작하였고, 18세기와 19세기의 교체기에는 어두에서도 이중모음의 단모음화가 이루어진 것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