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세황 행초 표암유채 ( )

표암유채
표암유채
서예
작품
문화재
조선 후기의 대표적 문인서화가이자 평론가인 표암(豹菴)강세황(姜世晃)이 역대 명인의 시구(詩句) 가운데 일부 구절을 뽑아 쓴 행초(行草) 서첩.
정의
조선 후기의 대표적 문인서화가이자 평론가인 표암(豹菴)강세황(姜世晃)이 역대 명인의 시구(詩句) 가운데 일부 구절을 뽑아 쓴 행초(行草) 서첩.
구성 및 형식

2010년 보물로 지정되었다. 선장(線裝)으로 장정되어 있는 표지에는 후대에 쓴 것으로 보이는 ‘표암유채(豹菴遺彩)’라는 글씨가 행서로 씌어있다. 총 13장 26면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글씨는 대부분 행서를 위주로 초서를 간간이 섞어 썼다. 내용은 오언시(五言詩), 사언시(四言詩), 칠언시(七言詩), 강세황의 자발(自跋) 등 크게 네 부분으로 나뉜다.

내용

『표암유채(豹菴遺彩)』는 강세황이 사망하기 얼마 전인 1790년(정조 14) 겨울에 쓴 것으로, 강세황 특유의 완숙한 서풍을 보여주는 행초 필적이다. 내용은 당(唐)양거원(楊巨源)의 「봄날 황제의 만수무강을 위해 삼가 올리다(春日奉獻皇壽無疆詞)」 중 일부를 포함한 오언시 6수, 당(唐)도잠(陶潛)이 자신이 늙은 나이에도 이룬 게 없음을 근심하면서 지은 사언시 「무궁화(榮木)」 중 일부, 당송(唐宋)의 칠언시 6수, 마지막으로 강세황 자신의 발문이 있다. 글씨는 대부분 행초로 씌어있으며 서첩도 크고 글자도 큰 편이다. 오늘날 강세황의 필적으로 서첩·간찰·병풍 등이 다양하게 전하지만, 이 서첩처럼 연대와 내력이 분명한 예는 드물다.

말미의 강세황의 자발(自跋)에 “이 종이의 이름은 죽청지(竹淸紙)로, 우리나라 남쪽 고을에서 생산된다. 비문을 쓰는 사람은 반드시 이 종이를 구하는데, 촘촘하고 얇아서 모각하기에 편리하기 때문이다. 지금 그림을 그리려 해보니 잘 맞지 않아 마침내 전인(前人)의 가구(佳句)를 써서 이에 응한다. 경술년(1790) 겨울 표옹은 쓴다.[此紙名竹淸紙 出於我東之南邑 寫碑文者 必求是紙 以其緊薄而便摹刻也 今欲作畵則不相宜 遂書前人佳句以應之 庚戌冬豹翁書]”라고 적혀있다. 이처럼 서첩의 내용 가운데 특정 종이를 재료로 썼음을 언급한 경우는 매우 드문 사례이다. 죽청지는 예로부터 비문을 쓰기에 적합한 종이로 문헌에 자주 언급되어 왔다. 이 외에도 죽청지는 영ㆍ정조 연간의 여러 궁중 행사를 기록한 각종 의궤 및 기명(器皿)과 칙사의 예물에 쓰이는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었음이 여러 기록을 통해 확인된다.

강세황은 자신의 글씨를 ‘이왕미조(二王米趙)’라 하여 왕희지(王羲之)와 왕헌지(王獻之)의 서법을 기초로 미불(米芾)과 조맹부(趙孟頫)의 서풍을 가미했다고 언급한 바 있다. 그는 중년 이후 미불을 중심으로 자득한 행초서를 노년에까지 구사하였다. 특히 이 필적은 강세황이 78세 되던 1790년 겨울에 쓴 필적이다. 그는 그 해 겨울을 채 못 넘기고 이듬해 정월에 세상을 떠났으니, 이 『표암유채』는 죽음을 불과 며칠 앞두고 쓴 글씨인 셈이다. 그런데 이 필적에서는 중년 이후 형성된 강세황 특유의 행초서가 유감없이 발휘되어 그의 필력을 온전하게 느낄 수 있다. 죽음을 목전에 둔 시기까지도 장년기의 서풍이 일관된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이 필적이 갖는 의미는 남다르다 하겠다.

의의와 평가

강세황이 78세 되던 1790년(정조 14) 겨울에 쓴 이 필적은 죽청지에 썼음을 밝혀 특정 종이를 언급한 점과 지금까지 알려진 그의 유묵 중 가장 말년작에 속한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참고문헌

『이재난고(頤齋亂藁)』
『영조정순후가례도감의궤(英祖貞純后嘉禮都監儀軌)』
『한국의 옛글씨』(문화재청,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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