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전(靑田) 이상범(李象範)은 1930년경부터 문하생을 받기 시작해서 배렴(裵濂)이 첫 제자가 되었고, 1933년 무렵에는 효자동 자택에 청전화숙을 마련하여 본격적으로 문하생들을 배출하기 시작했다. 청전화숙에는 배렴 외에 정용희(鄭用姬)ㆍ이현옥(李賢玉)ㆍ심은택(沈銀澤)ㆍ장철야(張哲野)ㆍ오석환(吳錫煥)ㆍ이건영(李建英)ㆍ정종여(鄭鍾汝)ㆍ심형필(沈亨弼) 등이 그림을 익혔고, 일제 말기에는 박노수(朴魯壽)도 이곳에서 배웠다. 누하동으로 이사한 후에도 계속해서 교육을 했다. 청전화숙 동문전은 1941년 첫 전시회를 개최한 후 1943년까지 3회가 열렸지만, 여기에 관한 기록은 많지 않다.
일제강점기에 조선미술전람회를 통해 수묵산수화의 큰 맥을 형성하고 있던 이상범은 20년대 후반부터 특선을 거듭하며 주목받기 시작했다. 향토적인 소박한 자연을 소재로 한 그의 산수화는 ‘청전풍’이라 불리며 큰 인기를 누렸고, 청전화숙에서 교육을 받은 제자들은 조선미술전람회에서 ‘황한미(荒寒美)’, ‘황량미(荒凉美)’의 청전화풍을 그대로 보여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