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오만원사건 ()

현대문학
문헌
카자흐스탄 고려인 작가인 김준이 연변지역 항일독립운동인 ‘15만원 탈취 사건’을 소재로 1964년에 저술한 장편소설.
내용 요약

『십오만원사건』은 카자흐스탄 고려인 작가인 김준이 연변지역 항일독립운동인 ‘15만원 탈취 사건’을 소재로 1964년에 저술한 장편소설이다. 연변 지역 항일독립운동에서 역사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는 15만 원 탈취사건은 1920년대 무장독립조직인 ‘북로군정서’ 소속 철혈광복단 단원 6명이 조선총독부가 수송하는 15만 원을 탈취하는 데 성공한 사건이다. 실제 사건의 주도자였던 최봉설의 증언을 기반으로 창작되었다. 당시 소련(특히 중앙아시아 지역)의 한인 독자들이 접할 수 있었던 한글 소설이다. 고려인의 역사복원 의지와 자존심 회복을 문학작품을 통해 표출한 작품이다.

정의
카자흐스탄 고려인 작가인 김준이 연변지역 항일독립운동인 ‘15만원 탈취 사건’을 소재로 1964년에 저술한 장편소설.
개설

연변지역 항일독립운동에서 큰 역사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는 ‘십오만원 사건’을 소재로 하여 작가 김준에 의해 씌어진 소설이다.

편찬/발간 경위

김준은 이 소설의 창작을 위해 ‘십오만원 사건’의 주역 6명 가운데 당시 일제에 체포되지 않고 소련 영내에서 계속 한인 독립운동을 하다가 1937년 한인의 중앙아시아 강제과정에서 카자흐스탄으로 이주되어 쉼켄트에 정착해서 살고 있었던 최봉설과의 직접 인터뷰를 기반으로 창작되었으며, 1964년에 알마아타에서 단행본 소설로 출판되어 당시 소련(특히 중앙아시아 지역)의 한인 독자들이 접할 수 있었던 한글소설이다.

서지적 사항

카사흐국영문학예술출판사(사수식). 1964. 알마아타 출간. 반국판. 정가 77코페이끼. 7500부 발행. 편집주간 남해룡, 그림 김형윤, 편집 한혜원, 교정 박추옥.

7장으로 구성된 반국판 360쪽.

내용

1920년대에 연변을 발칵 뒤집은 전대미문의 사건인 ‘15만원 탈취사건’은 당시 무장독립조직인 “북로군정서” 소속 철혈광복단 단원 6명이 독립군 군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동분서주하던 참에 조선총독부조선은행 회령지점에서 룡정출장소로 “반일투쟁탄압경비”조로 15만원을 수송한다는 정보를 입수하게 되면서, 이들은 1920년 1월 4일 오후 8시 용정의 동량어구에 매복하고 있다가 현금수송마차를 습격하여 5명의 무장 호송대를 사살하고 지폐 15만원을 탈취하는데 성공한다.

당시 최신 소총 한정이 30원이였다고 하니 15만원은 독립군 5,000명을 단번에 중무장시킬수 있을 정도의 거금이었는데, 이들은 즉시 돈짐을 메고 시베리아 블라디보스토크로 무기구입 원정길에 나선다. 당시 볼세비키 혁명 직후인 소련은 볼세비키 혁명을 지지하는 적군과 이에 반대하는 백군이 내전을 벌이고 있었는데, 백군을 지원하기 위해 시베리아 원정에 나선 체코군단은 패배를 직감하고 헐값에 무기를 처분하려고 서두르던 시점이었다.

이들 철혈광복단은 총을 구매하는 계약 직전단계까지 갔는데, 여기서 엄인섭이라는 뜻밖의 인물과 부닥치게 된다. 그런데 무기구입을 위해 내세웠던 엄인섭은 일제의 앞잡이였는데, 그는 최봉설 등이 지닌 거금을 보고 즉각 일본군에 밀고하고, 이로 인해 이들 가운데 4명은 블라디보스톡에서 체포되어, 청진으로 압송되었으며, 이후 이들은 일제로부터 사형을 구형받고 1921년 8월 25일 서울 서대문 형무소에서 처형을 당했다.

이들 중 유일하게 붙잡히지 않은 최봉설은 러시아, 중국 등지에서 무장투쟁을 계속했다. 최봉설은 1922년 러시아 백파와 일본군의 전투에 참가했으며, 1923년 적기단을 조직하였다. 이후 중앙아시아로 강제이주후 카자흐스탄 침켄트시에 살다가 서거했다.

소설 ‘십오만원 사건’은 바로 이러한 1920년 연변에서 일어난 한민족의 독립운동을 소재로 군자금을 조달하려는 항일운동 지사들의 행적과 활동을 재구성한 일종의 실화소설로, 민족의식이 희박해지기 시작하고 있었던 1960년대 소련 한인사회의 민족의식 부활의지를 반영하고 있는 작품이다.

1919년 만주 간도에서 최봉설, 김성일, 림국정 등의 여섯 사람이 한국의 독립군 자금 마련을 위해 만주 철도부설에 필요한 자금을 운반하는 길목에서 일본의 은행 돈을 탈취했던 실화를 다룬 실명소설이다. 구소련의 소비에트 고려인 사회에서는 최초의 한글 장편소설로서 항일적인 면이 짙다.

의의와 평가

김준은 십오만원 사건 발간 이전에 조선시집을 펴냈는데, 이는 고대시조, 현대시, 재소고려인의 시까지 망라한 종합시집이었다. 십오만원 사건은 장편소설을 담았다는 점에서 특징적이다. 김준은 서문에서 이 소설을 1955년 시작해서 1960년 탈고했다고 술회하고 있다. 고려인 소설의 특징 중에 하나는 사실에 근거한다는 점인데, 김준은 이 소설을 실제 십오만원 사건의 주도자였던 최봉설의 증언에 의해 사실 위주로 집필하였음을 밝히고 있다.

책의 제목이기도 하며, 1920년대 연해주 지역 항일운동의 주요 사건 가운데 하나인 ‘십오만원 사건’이 한국사회에서는 당시 간도의 한인 젊은이들이 끓어오르는 애국심으로 감행한 무모한 도전이자 국외 항일투쟁의 한 부분으로 인식되고 있지만, 구소련 사회에서 이 사건은 소련 공민자격 획득에 필요한 조국해방 전쟁 참여 경력과 항일 투쟁의 이념을 동시에 쟁취한 1920년대 극동지역 조선인 빨치산의 위대한 대서사로서 오랫동안 전설로 전해져왔다고 작가 김준은 1964년 출간된 소설의 ‘저자의 말’에서 언급하였다.

소설이 발간된 1964년 시점에서 김준이 소설을 통해 재구성한 애국청년들의 삶은 이후 같은 고려인 작가 김세일이 대하장편 ‘홍범도’를 발간하기 이전 당시 고려인 내에 있었던 고려인의 역사복원 의지와 자존심 회복을 문학작품을 통해 표출하였다. 역사소설이며 실화소설의 성격을 지니고 있는 이 작품의 집필을 위해 김준은 실제로 최봉설을 만나 그의 회고를 듣고 사실의 충실한 고증과 재현을 기반으로 문학적인 상상력을 발휘하여, 소설의 허구성이 사실에 앞서는 위험을 피하고자 했다.

그의 『십오만원사건』 창작은 당시 소비에트 중앙아시아 고려인들의 많은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그는 1963년 1월부터 2월까지 당시 고려인들이 밀집해서 살고 있었던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주의 고려인 집단농장들에서 독자들인 집단농장원들과의 만남을 가지기도 했다. 이 만남을 통해서 그는 자신의 작품창작과정과 주요 내용에 대해 소개하였으며, 이 방문의 성과로 집단농장에서 십오만원 사건이나 다른 잡지가 작가동맹 조선어분과에서 한국어로 발행된다면 7,300권을 구독하겠다는 약속을 받기도 했다.

1964년 9월 30일자 레닌기치에서 고려인 작가 강태수는 이 소설을 ‘소비에트 문학에서 처음 조선말로 씌여진 조선작가의 큰 작품이다’라고 평가하며, 소설 구성상 문제점으로 소설에서의 사건 발생과 전개 과정에서 작가 자신이 너무 부각된 점, 전체 소설에서 사투리의 사용 문제에 대한 지적을 하였다.

참고문헌

『소비에트중앙아시아 고려인문학사(1937-1991)』(김필영, 강남대학교출판부. 2004)
『십오만원 사건』(김준, 카자흐 국영 문예서적 출판사 : 알마아타, 1964)
「국제주의와 유교적 지사의식의 결합-김준의 작품세계」(김주현,『억압과 망각, 그리고 디아스포라–구소련권 고려인 문학』, 한국문화사, 2004)
집필자
김상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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