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류명창대회 ()

박녹주
박녹주
국악
의례·행사
1931년 이후로 개최된 여성 명창들만의 예술공연. 국악공연.
정의
1931년 이후로 개최된 여성 명창들만의 예술공연. 국악공연.
개설

1931년 조선음률협회 주최 여류명창대회가 개최되었는데, 이를 계기로 여류명창대회가 지속적으로 열렸다. 여류명창대회는 기생출신의 기성 여성 음악가들이 당대 사회에서 예술가로 공인받는 계기가 되었다.

연원 및 변천

1908년 서울에 기생조합이 설립된 이후 여성들만의 기획 공연은 장안의 화제였다. 1908년 전후로 사설극장이 다수 설립되고, 기생조합이 늘어나면서 여성들만 출연하는 공연물은 장안에 인기 종목이었다. 그러나 1920년대 중반 무렵까지 기생조합의 공연물은 화려하고 새롭기는 했지만 깊이 있는 예술세계를 보여 주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인식되었다. 이 무렵 1925년 이후로 일동축음기회사를 위시로 음반회사는 남녀명인명창대회를 후원했고 이 공연이 성공하면서 공적 공간에서 여성들의 공연은 명인의 예술적 공연으로 이해되기 시작했다. 1927년에 우미관에서 열렸던 조선가무대회에서는 기생 출신 여성음악가들이 남성의 원로급 명창과 함께 출연하여 균형을 이룸으로써 중견 음악가로 인정받게 되었다. 조선가무대회에 출연한 명창은 이동백, 송만갑, 김창룡, 이화중선, 김해선, 김녹주, 신금홍, 이중선, 김추월 등이었다. 조선가무대회의 공연 성공 이후 명창대회가 거듭되었는데, 이 과정에서 기생 출신 여성음악가들은 기생이라는 집단적 정체로 이해되기 보다는 명인이라는 개인으로 이해되기 시작했다. 이러한 정황 속에 1931년에는 조선음률협회가 주최하는 ‘여류명창대회’가 개최되었다.

행사내용

1931년에 개최된 첫 여류명창대회는 김초향, 박녹주, 박월정 세 명이 출연했다. 공연 결과는 성공이었다. 이 공연은 비평계에서 비상한 관심을 받았다. 당시 비평에 의하면, 김초향은 “노련한 기교”로 인정받았고, 박녹주는 “씩씩한 목”으로 박월정은 “을스러운 성량”으로 이해되었다. 이들은 공연 이후 기생이라는 특정한 직업인으로서가 아니라 특정 전문분야에서 성공한 “여류”로 공인되었다. 당시 여류란 신학문을 학습하고 사회적으로 성공한 신여성들에게 붙여주었던 이름이었다. 따라서 기생 출신 여가수들에 대한 여류 명명은 당시 여성계의 변화로 주목할 만한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의의와 평가

1930년대 중반 이후로 남도 출신 기생들 가운데 가무가 출중한 경우는 스스로 기생조직에서 벗어나 전문음악가 집단에 귀속했다. 서도 출신 기생들은 음반사에 전속하면서 당대 최고의 여가수로 자리 잡았고, 남도 출신 기생은 조선성악연구회를 기반으로 활동했다. 따라서 1931년 이후 여류명창대회는 공연사적 사건으로의 한계를 넘어서 여성사의 맥락에서 예술을 통한 여성의 신분 상승의 과정으로 이해된다.

여류명창대회를 계기로 기생은 여류로서의 지위를 확고하게 갖게 되었다. 여류명창대회에 참여했던 김초향은 1934년 남도가무 전문집단인 조선성악연구소의 창립자 중 하나였고, 박녹주는 조선성악연구회의 지도부에 속했음은 물론이고 해방 후에도 재경 남도가무계에서 강력한 영향력을 갖고 있었으며, 창극의 쇠퇴기에 여성국극의 시초를 만들었다. 이러한 점 등에서 여류명창대회는 특정 공연기획물을 넘어서는 공연예술사적 의의를 갖는다.

참고문헌

『한국근대음악사회사』(권도희, 민속원, 2012)
「20세기 기생의 가무와 조직」(권도희, 『한국음악연구』45집, 2009)
「기생조직 해체 이후 여성음악가들의 활동」 (권도희,『동양음악』25, 2003)
「20세기 기생의 음악사회사적 연구」 (권도희,『한국음악연구』29, 2001)
관련 미디어 (1)
집필자
권도희
    • 본 항목의 내용은 관계 분야 전문가의 추천을 거쳐 선정된 집필자의 학술적 견해로, 한국학중앙연구원의 공식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은 공공저작물로서 공공누리 제도에 따라 이용 가능합니다. 백과사전 내용 중 글을 인용하고자 할 때는 '[출처: 항목명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과 같이 출처 표기를 하여야 합니다.

    • 단, 미디어 자료는 자유 이용 가능한 자료에 개별적으로 공공누리 표시를 부착하고 있으므로, 이를 확인하신 후 이용하시기 바랍니다.
    미디어ID
    저작권
    촬영지
    주제어
    사진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