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6년 휘문의숙이 개교한 이후, 민영휘가 교과서 편찬 사업에서 가장 우선하여 편찬한 4권 2책의 양장본으로 된 수신용 교과서이다. 권4의 ‘총론’에서 대한제국의 신민으로 상행(常行) 실천(實踐)할 도덕의 대체(大體)와 의무(義務)의 본지(本旨)를 주요 내용으로 하였다.
1906년 9월 25일에 발행된 초판본이다. 편저자를 확인할 수는 없지만, 민영휘가 쓴 서문(序文)에서 “내가 이 학교를 설립하면서 국내에서 학식이 있는 신사(紳士)들을 초빙하여 교과서를 편찬하게 했는데, 수신 교과서를 편집하는 일을 우선하게 하였다.”고 하여 휘문의숙에 초빙된 교사들이 중심이 되어 편찬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또한, “목차는 동서양의 개명한 나라들의 예를 따랐고, 국문을 위주로 하여 한문을 섞고 성인·현자의 좋은 말씀과 훌륭한 모범에서 취하되…”라고 한 바와 같이, 전통 윤리와 근대 지식을 기반으로 편찬한 국한문체의 윤리 교과서이다.
양지(洋紙) 양장본(洋裝本)의 4권 2책으로 판형은 국판(菊版)이다. 제 1책은 민영휘의 서문과 권1·권2의 목차, 권1(38쪽의 분량)·권2(49쪽의 분량)의 본문으로 구성되었고, 제 2책은 권3· 권4의 목차, 권3(46쪽의 분량)·권4(52쪽의 분량)의 본문, 판권으로 구성되었다.
판권에는 광무 10년(1906) 9월 20일 인쇄하여 9월 25일 발행하였음을 명시하고 있다. 편찬자는 휘문의숙 편집부(徽文義塾編輯部)이고, 발행소와 인쇄소는 휘문관(徽文舘)으로 되어 있다. 현재 학계에 알려져 있는 『한국개화기교과서총서』의 판본은 1908년(융희 2)의 재판본이다.
각 권마다 주제별로 30개 과를 편제하여, 개인 윤리와 국가 윤리, 사회 윤리, 인류 및 자연에 대한 도리 등을 서술하였다.
권1에서는 ‘학생’, ‘붕우’, ‘가정’을 주제로 30과를 선정·배열하였는데, 학생으로서의 본문과 수학(修學)하는 태도, 건강, 언어 예절, 친구의 의미와 협동심, 가정의 가치와 효도, 조상과 가계(家系)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였다.
권2에서는 ‘처세(處世)’, ‘국가(國家)’, ‘수덕(修德)’을 주제로 사회 생활에 필요한 덕목이나 충군(忠君), 자기 수양의 덕목 등을 중심으로 구성하였다.
권3은 ‘자기에 대한 도리’, ‘신체에 대한 본무(本務)’, ‘타인에 대한 도(道)’를 주제로 자기와 타인의 건강과 지식, 감정과 인격 등과 관련한 의무를 서술하였다.
권4는 ‘가족’, ‘공중 및 소속 단체에 대한 본무’, ‘국가에 대한 도(道)’, ‘인류(人類)에 대한 도(道)’, ‘만유(萬有)에 대한 도(道)’를 주제로, 개인과 사회 또는 국가뿐만 아니라 인류 전체에 해당하는 윤리를 서술하였다.
권4의 끝 단원인 ‘총론(總論)’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이 책은 격물치지(格物致知)의 이해와 궁리뿐만 아니라 성의(誠意)로써 지행(知行)에 이르며, 도덕을 실천하도록 하는 데 목표를 두었으며, 대한제국의 신민이자 우주 속의 인류 구성원의 하나로써 갖추어야 할 덕목을 기르는 데 중점을 두고자 하였다. 이처럼 개인과 사회뿐만 아니라 국가와 인류로서의 윤리 의식을 강조하게 된 것은, 이 시대에 수용된 근대적 지식과 사상이 반영되었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내용면에서 전통적인 윤리뿐만 아니라, 근대 윤리를 반영하고 있는 점이 특징이다. 이 책에 반영된 근대 윤리는 국가주의, 인류에 대한 박애, 도구적 관점의 자연관 등으로 정리할 수 있는데, 충군애국을 바탕으로 한 국가주의는 다른 교과서에서도 자주 등장하지만, 박애주의나 도구적 자연관은 이 교과서가 갖고 있는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이 교과서에서는 근대 지식을 동양적 가치로 수렴하고자 하는 지적 태도를 찾아볼 수 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