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곡은 거문고ㆍ가야금ㆍ세피리ㆍ대금ㆍ해금ㆍ장구 등으로 반주하는데 양금ㆍ단소를 추가하기도 한다. 「태평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독창으로 부르기 때문에 음량을 고려해서 악기는 단잽이만으로 편성한다. 장구의 경우도 복판이 아니라 변죽을 치며 반주한다.
가곡장단의 기본형인 한 장단 16박은 작은 덩어리 6개로 나뉜다. 3ㆍ3ㆍ2ㆍ3ㆍ3ㆍ2박의 여섯 덩어리가 한 장단이 되는데, 이 작은 덩어리를 ‘대강(大綱)’이라고 한다. 결국 가곡의 한 장단은 6대강 16박이 되는 것이다. 이 틀 위에 시조의 노랫말이 배치된다.
조선전기에 편찬된 『세조실록악보』ㆍ『시용향악보』ㆍ『금합자보』(1572) 등에 보이는 한 장단 16박은 본래 3ㆍ2ㆍ3ㆍ3ㆍ2ㆍ3의 6대강으로 분할된 것이다. 가곡의 16박이 3ㆍ3ㆍ2ㆍ3ㆍ3ㆍ2박 6대강 형태로 변화된 이유는 가곡의 원형인 「삭대엽(數大葉)」이 제3대강에서 시작하는 음악이기 때문이다. 제1대강인 3박과 제2대강인 2박을 비워놓고, 제3대강에서부터 음악을 기보하던 형태를 제1대강과 제2대강 자리를 없애버리고 제3대강에서부터 제1대강의 자리로 끌어올려 기보하면서 현행 가곡의 6대강으로 변화된 것이다.
가곡장단은 기본형인 10점(點) 16박(拍)의 장단과 변형인 10점 10박의 장단 두 가지가 있다. 이 가운데 10점 10박 장단은 편(編)장단이라고 부른다.
한 장단 16박 장단은 「초삭대엽(初數大葉)」ㆍ「이삭대엽(二數大葉)」ㆍ「중거(中擧)」ㆍ「평거(平擧)」ㆍ「두거(頭擧)」ㆍ「삼삭대엽(三數大葉)」ㆍ「소용(騷聳)」ㆍ「언롱(言弄)」ㆍ「평롱(平弄)」 등 대부분의 가곡에서 사용되는 매우 느린 속도이다. 2소박과 3소박이 불분명하나 대부분 3소박으로 되어 있어 48/8박자로 적을 수 있다. 16박은 강ㆍ약에 따라 3ㆍ3ㆍ2ㆍ3ㆍ3ㆍ2박으로 나눌 수 있다
한 장단 또는 일각(一刻) 16박은 11박과 5박 둘이 모여 이루어진 복합장단이다. 긴 구간인 11박을 왼각이라고 부르고, 짧은 구간에 해당하는 5박을 반각이라고 부른다. 제1박에 덩, 제3박에 더러러러, 제4박에 쿵, 제6박에 덕, 제7박에 기덕, 제9박에 쿵, 제11박에 더, 제12박에 덩, 제14박에 더러러러, 제15박에 쿵을 친다. 왼각의 장구 점수는 모두 합하여 7점이 되고 반각은 3점이 되며 그 자리의 전후를 따져 선7점ㆍ후3점이라고 한다.
한 장단 10박 장단은 「우편(羽編)」ㆍ「편삭대엽(編數大葉)」ㆍ「언편(言編)」ㆍ「편락(編樂)」 등 가곡 중 편(編)의 노래에 사용되는 보통 빠른 속도이다. 3소박으로 되어 있어 30/8박자로 적을 수 있다.
가곡의 한 장단 10박은 7박과 3박 둘이 모여 이루어진 복합장단이다. 긴 구간인 7박을 왼각이라고 부르고, 짧은 구간에 해당하는 3박을 반각이라고 부른다. 제1박에 덩, 제2박에 더러러러, 제3박에 쿵, 제4박에 덕, 제5박에 기덕, 제6박에 쿵, 제7박에 더, 제8박에 덩, 제9박에 더러러러, 제10박에 쿵을 친다. 이상 왼각의 장구 점수는 7점이 되고 반각은 3점이 된다.
가곡의 한 장단 16박 장단에서 쉬는 박, 즉 공박(公拍)을 제외하면 10박이 되는 데 이것은 10박 장단의 장구 점수와 같다. 즉 한 장단 10박은 한 장단 16박 장단에서 장구 점(點)만을 차례로 모아 놓은 것이다.
가곡장단은 16박 기본형 장단을 10박으로 줄여서 변형된 장단을 만들더라도 장구의 점수는 생략되거나 그 순서가 바뀌지 않는다. 제1박은 합장단인 ‘덩’이어야 하고, 제4박은 북편인 ‘쿵’이러야 하며, 제7박은 겹채인 ‘기덕’ 소리가 나야 한다. 이렇게 정해진 장구 점수의 순서가 지켜져야 한다. 만일 그 순서가 생략되거나 뒤바뀔 경우 노래와 반주 악기군의 연주는 바로 조화를 잃게 된다. 철저하게 지켜지는 장구 점수와 그 순서가 바로 느리고 긴 노래와 반주를 원만하게 조화시켜 주는 힘이며 질서라 하겠다.
다만 16박 장단으로 반주하는 마지막 곡 「태평가(太平歌)」와 10박 장단으로 반주하는 「편락」의 경우는 전체적인 음악 분위기에 장구도 조화를 이루어야 하기 때문에 장구 연주에 변화를 준다. 「태평가」 4장 제7박에서부터 장구의 변죽이 아닌 복판을 치고, 가곡장단에서 ‘더’와 ‘더러러러’는 ‘기덕’으로, ‘쿵’은 ‘덩’으로 바뀌었다.
가곡은 1969년 국가무형문화재(현, 국가무형유산)로 지정되었고, 2010년 유네스코 인류문형유산으로 등재되었다.
판소리 장단과 달리 가곡 장단은 따로 무형유산으로 지정된 고수가 없다.
현재 가곡 장단은 가곡 전공자 또는 정악 장단을 전공하는 국악 타악 전공자에 의해서 연주되고 있다.
고형 장단인 16박을 한 단위로 삼는 장단은 현재 가곡 이외에는 없다. 그만큼 가곡은 고형을 지닌 노래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