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17세기 서일본 지역에서 크게 유행한 다도구의 하나인 말차(抹茶)를 마시는 찻사발로 조선에서 만든 막사발. 이도(井戶)다완, 도토야(斗斗屋)다완, 소바(蕎麥)다완, 미시마(三島)다완, 고모가이(熊川)다완, 김해다완(金海茶碗)다완, 고려다완이라고 한다.
고려다완이란 고려시대 말기에 쇠퇴한 청자완과 조선 분청사기 사발이 여러 경로를 거쳐 일본에 건너가 전해 내려 오는 것으로 흔히 이도다완으로 알려져 있다.
고려다완이 문헌에 처음 나오는 것은 1537년 『송옥회기(松屋會記)』의 기록이다. 고려다완은 일본의 와비차(侘び茶)를 완성한 센노리큐(千利休)에 의해 본격적으로 유행하기 시작했는데, 조선에서 일본으로 가져간 막그릇으로 조선의 서민들이 일상생활에 사용한 막사발이었다.
와비차는 중국의 차문화에 불교의 선을 접목하여 독특한 차문화를 만들었는데, 속세에서의 권력과 재력, 권위에서 벗어나기 위한 와비차에 꼭맞는 그릇으로 고려다완을 선택했다.
고려다완은 그릇모양에 변화가 있고 유약도 제각기 다르다. 예를 들면 다완의 밑부분이 상어피부처럼 오톨도톨한 것은 낮은 가마 온도 때문에 유약이 잘 녹지 않아 생긴 것인데, 그것을 자연스럽고 아름답게 평가하였다. 인위성을 찾을 수 없는 자연스러움에서 새로운 미를 강조하고 있다.
현재 일본에는 100여 점의 고려다완이 전해지는데, 대부분이 창원, 하동 등에서 지방민을 위해서 민요(民窯)에서 제작된 것으로 아카누마 타가(赤沼多佳)의 『고려다완』에는 운가쿠, 미시마, 이도, 소바 등 18가지의 고려다완을 소개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