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시대 중엽, 고려와 일본간의 무역은 일본인들이 고려왕에게 특산품을 헌납하고 고려왕은 답례품을 주는 진헌하사(進獻下賜)의 형태로 이루어졌는데, 일본에서 조선에 파견한 무역선을 진봉선이라고 불렀다.
진봉관계는 일본의 지방행정기관인 쯔시마(對馬島)가 경제적인 수익을 목적으로 진봉(進奉)이라는 공적인 형태의 무역을 행했던 것인데, 『고려사』에 의하면, “매년 한번의 진봉을 행하되, 배는 한번에 두 척에 한정한다.”는 내용이 있다. 쯔시마가 고려에 대하여 진봉형식의 무역을 행하는 대가로 고려정부는 쯔시마가 가지고 오는 물건에 몇 배의 가치가 있는 물건을 하사했다.
고려와 쯔시마의 진봉관계는 학자에 따라 11세기 후반(1073년)에서 13세기 후반(1272년)까지 약 200년간 지속되었다고 보는 설과 12세기 후반(1169년 무렵)부터 13세기 후반(1266년)까지 약 100년간 지속되었다고 보는 설이 있다.
고려와 일본 사이에서 진봉관계의 주체는 고려에서는 경주(慶州)와 금주(金州)에 번갈아 있었던 동남해도부서에서 담당하고 있었으며,일본에서는 쯔시마가 주체였고, 쯔시마의 상급기관인 다자이후(大宰府)가 이를 감독하였다. 가마쿠라(鎌倉) 막부는 이를 묵인 내지 용인하고 있었으며, 천황을 중심으로 한 교토(京都)의 조정은 이 관계를 모르고 있었다.
고려는 이 관계를 ‘고려에 대한 일본의 진봉’으로 인식했던 반면에, 일본은 고려와의 우호적인 관계를 통해 일송(日宋)무역의 해상교통로를 확보하고 원만한 전개를 위한 관계로 이용했다. 진공품으로는 일본의 토산품이나 진기한 물건들을 보내왔는데, 주로 미술공예품, 진주, 수은 또는 감귤같이 고려에서 생산되지 않는 것들이었다.
고려와 일본의 진봉관계에 의한 무역형식은 진헌하사의 조공무역적인 성격을 지니고 있으며, 이러한 인식으로 인해 조선시대에 들어와 세종 때에 쯔시마를 경상도의 속령으로 인식하는 근거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