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인도」는 작가인 천경자에 의해 진위 논란을 불러일으킨 작품이다. 천경자는 꽃과 나비를 소재로 한 여인 시리즈를 제작했는데 몇 차례 위작 사건에 휘말렸다. 그중 「미인도」는 작가가 직접 자신의 작품이 아님을 밝혔다. 미인도라는 작품 제목, 머리를 검정색으로 ‘개칠’하듯 그린 것이 위작 이유였다. 또 그려본 적이 없는 흰꽃을 화관으로 그린 것 등도 위작의 증거라고 하였다. 그녀는 「미인도」가 자신의 둘째 딸을 모델로 그린 그림을 위작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작가의 주장에도 불구하고 「미인도」는 당시 위작으로 인정되지 않았다.
종이 바탕에 채색. 세로 29㎝, 가로 26㎝.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작가인 천경자에 의해 ‘진위공방’에 휘말린 문제의 작품이다. 천경자는 꽃과 나비를 소재로 한 환상적인 여인 시리즈를 제작했는데, 1970년대에 와서는 특히 나비의 종류가 다양해지고 정교하게 그린 작품들이 많아졌다. 꽃은 여성의 감수성을 표현하는 수단이었고, 나비와 함께 아름답고도 환상적인 천경자 특유의 여인상을 완성시켰다.
천경자의 작품은 그녀에 대한 대중적 인기를 증명하듯 몇 차례 위작사건에 휘말렸다. 그 중에 이 「미인도」는 국립현대미술관의 소장품이라는 것 때문에 더욱 화제가 되었는데, 작가가 위작임을 주장했음에도 불구하고 인정되지 않았던 특이한 사례였다. 사건의 발단은 국립현대미술관이 이 「미인도」를 천경자의 대표작이라 보고, 기념품으로 900점의 복제사진을 유통시킨 뒤에 일어났다. 1991년 4월 2일에 시작된 소위 ‘미인도 위작논란’ 사건은 작가 대 국립현대미술관이라는 구도로 보여졌으며, 여기에 국립현대미술관으로부터 감정을 의뢰받은 한국화랑협회(회장 김창실)까지 가세함으로써 미술계뿐 아니라 일반인에게까지 큰 화제가 되었다. 화랑협회는 한국화분과위원장과 기타 전문가를 동원하여 감정을 실시했지만 “대체적으로 진품일 가능성이 높다”는 모호한 결론을 냈다. 그러나 며칠 후 다시 정밀한 감정을 한 결과 진품이 맞다는 결론이 나왔지만 석연치 않은 점이 있었다. 당시 국립현대미술관의 관장이었던 이경성 역시 자체 정밀감식을 했지만 진품이 맞다는 결론을 내린 상황이었다.
국립현대미술관은 더욱이 이 작품이 본래 박정희 대통령 시해사건의 주범인 김재규의 소장품이었다가 1980년 5월에 이속된 작품으로 진품이 확실하다고 주장했던 것이다. 이에 대해 천경자는 「미인도」라는 작품 제목, 머리를 검정색으로 ‘개칠’하듯 그린 것, 그려본 적이 없는 흰꽃을 화관으로 그린 것, 연도 표기를 아라비아 숫자로 한 것 등을 위작 이유로 밝혔다. 그녀의 둘째 딸을 모델로 그린 그림을 보고 그린 것이라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작가 천경자는 자신의 말을 믿어주지 않는 현실에 크게 상심하고 분노하며 절필을 선언하고 딸이 있는 미국으로 떠나고 말았다. 그녀는 그 후 넉 달 만에 돌아와 다시 붓을 들긴 했지만 이 사건은 절망의 순간에 작업이 주는 절대적 가치를 확인시켜 주는 전환의 계기가 되었다고 말했다.
이 사건은 1999년 7월 7일에 고서화위조범 권춘식이 잡히면서 일단락 짓게 되는데 그가 천경자의 「미인도」를 자신이 그린 가짜 작품 3점 중 하나임을 자백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사건은 이미 공소시효가 만료되었기 때문에 더 이상 수사가 이루어지지 못했고, 미술계에서는 작가의 의견을 무시한 국립현대미술관과 한국화랑협회의 태도에 일말의 책임을 져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지만 조용히 묻혀 버렸다.
1991년 위작 논란 이후 2016년 다시 위작 논란이 대두되었다. 프랑스 뤼미에르 감정팀은 「미인도」를 위작이라 발표하였고, 유족의 고소로 수사한 검찰은 진품이라 결론내렸다. 아직도 진위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