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자나무는 콩과의 큰키나무이다. 조각자나무는 중국 중남부가 원산지로 우리나라에서 자라고 있는 나무들은 심어 기른 것들이다. 우리나라에 자생하는 유사한 나무로는 주엽나무가 있다. 학명은 Gleditsia sinensis Lamarck 이다.
경상북도 경주시 안강읍 옥산리 독락당에 이언적(李彦迪, 1491∼1553)이 심었다는 수령 약 500년의 조각자나무가 1962년 12월 7일에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보호받고 있다.
꽃은 5∼6월에 암꽃과 수꽃이 한그루에 피며, 열매는 9∼10월에 익는다. 중부지방에서도 월동이 가능하다. 잘 자란 나무는 높이 30m까지도 자란다. 조각자나무와 주엽나무는 서로 매우 유사하지만 조각자나무는 가시가 굵고 단면이 둥글며, 열매가 거의 뒤틀리지 않는 점이 주엽나무와 다른 점이다.
주엽나무는 전국에서 자라는 토종나무이고, 조각자나무는 약재로 쓸 목적으로 중국에서 들여와 일부 지방에서 심었던 나무이다. 하지만 옛 문헌기록에서는 구분하지 않고 한꺼번에 취급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열매는 조협(皁莢)이라 한다. 『동의보감(東醫寶鑑)』과 『산림경제(山林經濟)』에서는 조협을 장조협(長皁莢)과 저아조협(猪牙皁莢)으로 구분하였다. 장조협은 풍기를 없앨 때 쓰고, 저아조협은 이빨의 병과 적(積)을 낫게 하는 약으로 쓴다고 했다. 여기에서 장조협은 조각자나무로, 저아(猪牙)는 활처럼 휜 멧돼지 이빨을 말하므로 뒤틀린 열매를 가진 주엽나무에 해당한다.
가시는 조각자(皁角刺)라고 하여 신경통과 부스럼 등에 귀중한 약재로 쓴다. 『동의보감』에 조각자는 “터지지 않은 옹종을 터지게 한다. 이미 터진 때에는 약 기운을 끌고 가므로 모든 악창과 문둥병에 좋은 약이 된다.”라고 하였다. 『산림경제』에는 “갑작스런 뇌졸중 등 여러 가지 위급상황이 닥치면 조각자 가루를 먹인다.”라고 하였으며, 책에 좀이 스는 것을 방지할 목적으로도 썼다.
조각자나무 콩깍지에는 사포닌 성분이 함유되어 있어 비누대용으로 이용되었다. 또한 조각자나무의 싹트는 모양으로 농사의 풍흉을 점쳤는데 한꺼번에 싹트면 풍년이고 2∼3차례로 발아하면 흉년이 든다고 믿었다. 목재는 재질이 연하고 붉으며 나이테 모양이 아름다워서 가구재나 소반 등을 만들었다. 또한 느티나무의 대용으로도 널리 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