잎갈나무는 소나무과의 큰키나무이다. 금강산 이북의 높은 산지 능선 및 고원에서 자라는데, 백두산과 개마고원 지역의 원시림을 이루는 대표적인 나무이다.
잎갈나무는 사시사철 푸른 소나무처럼 생겼으나 ‘잎을 가는(낙엽이 지는) 나무’라는 뜻에서 얻은 이름이다. 이깔나무 또는 낙엽송으로도 부른다.
남한에서 볼 수 있는 잎갈나무는 모두 일본에서 수입한 일본잎갈나무이다. 두 나무의 혼동을 피하기 위해 우리나라에서 자생하는 잎갈나무는 ‘잎갈나무’라고 부르고, 일본잎갈나무는 ‘낙엽송’으로 구분하기도 한다. 학명은 Larix gmelinii var. olgensis (A.Henry) Ostenf. & Syrach 이다.
소나무과에 속하지만 가을이면 잎이 모두 떨어지고 이듬해 봄에 새순이 돋는다. 회갈색 나무껍질은 세로로 갈라지며 오래되면 비늘처럼 벗겨진다. 잎의 길이는 1.5∼2.5㎝ 정도로 짧으며, 10여 개의 잎이 소복이 모여 달린다.
꽃은 암수한그루에 피며 5∼6월에 짧은 가지에 달린다. 토심이 깊고 비옥한 곳을 좋아한다. 건조하고 척박한 땅이나 그늘진 곳에서는 생장이 불량하고 대기오염에 대한 저항력도 약하다. 나무의 크기는 30m 이상까지 곧게 자란다.
잎갈나무는 열매의 실편이 젖혀지지 않고 잎 뒷면이 녹색인 반면 일본잎갈나무는 열매의 실편이 뒤로 젖혀지고 잎 뒷면이 흰빛을 띠는 것이 다르다. 일본잎갈나무는 1904년에 우리나라에 보급되었고 초기에는 신작로의 가로수로 심었다.
곧게 자라기 때문에 60∼70년대 나무 심기가 한창일 때 전국적으로 많이 식재되어 우리나라의 곳곳에서 일본잎갈나무를 무더기로 심은 곳을 쉽게 만날 수 있다. 일본잎갈나무는 이제는 거의 심지 않으므로 현재 산에서 만나는 나무는 대부분 예전에 심은 것들이다.
반면 우리 고유의 잎갈나무는 광릉수목원에 1910년경에 심은 30여 그루가 남한에서 자라는 거의 전부이다. 기록에는 설악산에서도 잎갈나무가 발견된 것으로 되어 있지만 현재는 남한에 자생하지 않고 금강산 이북에서만 자라고 있다.
나무의 재질이 단단하여 건축재, 선박재, 갱목 등으로 한때 널리 쓰였으나 질긴 성질이 약하여 잘 부러지는 단점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