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혼슈 · 시코쿠 · 규슈부터 중국에 걸쳐 수림 내 음지에 무성히 자라는 다년생 초본이다. 관음초, 해훈초, 만년청, 죽엽초, 희생초 등으로도 불린다. 학명은 Reineckia carnea Kunth이다.
길상초(吉祥草)는 석가세존(釋迦世尊)이 보리수나무 아래에서 득도할 때 방석처럼 깔고 앉았던 풀로 ‘길하고 상서롭다’ 라고 여겨 붙은 이름이다. 또는 이 풀을 석가세존께 바친 이가 길상동자(吉祥童子)라는 데서 비롯되었다고도 한다. 법주사 창건 일화와 관련된 풀이다.
줄기는 지표면을 기며, 사방으로 수염뿌리를 뻗는다. 위쪽으로 좁고 긴 꽃이 모여 발달한다. 잎은 길이가 30㎝, 폭이 12㎜이며, 끝이 뾰족하다. 늦은 가을 잎 다발의 사이에서 짧은 꽃줄기[花茎]를 내고, 담자색의 작은 꽃이 간격을 두고 곧은 꽃차례를 이룬다. 꽃줄기는 곧추서지만 잎보다는 많이 짧다.
각각의 꽃에는 작은 꽃자루와 소포엽이 붙어 있다. 화피조각 6개의 하반부는 속이 빈 관이 되며, 상반부는 갈라져 바깥으로 젖혀져 있다. 꽃차례의 아래 부분에 있는 꽃은 양성화(兩性花)로 수술 6개와 3실(씨방)을 갖고 있는 상위자방(上位子房)이다.
암술대는 가늘고 길며, 꽃밥 위로 나온다. 화서 상부에 있는 꽃은 수술만 6개 존재하며, 수술대는 가늘고 꽃밥은 길다. 꽃이 지고나면 홍자색의 구형 액과(液果)를 맺으며, 이듬해가 되어도 남아있다.
법주사의 옛 이름은 길상사이다. 진표율사(眞表律師)의 일화에 의하면 그가 새로운 미륵신앙 도량 건립을 목적으로 금산사를 떠나 속리산 골짜기에 이르렀을 때 길상초가 피어 있는 것을 보고 난 후 그 자리에 법주사를 세웠다고 한다.
우리나라에는 정식으로 도입된 기록이 없지만 개인에 의해 소규모로 재배되고 있다. 중국에서는 길상초를 연중 채취하여 진흙을 없앤 후 햇볕에 말려 약재로 사용한다. 성미가 감미롭고 청량하여 간질환, 해독, 토혈, 타박상 등에 쓰인다고 한다.
일본에서는 일반적으로 꽃을 잘 피우지 않아 이 식물을 심은 집에 경사가 있으면 꽃이 핀다고 하는 전설이 있기 때문에, 경사스러움을 의미하는 길상(吉祥)을 붙여 길상초(吉祥草)라 불렀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