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매일신문 피습사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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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사
사건
1955년 9월 14일 『대구매일신문』의 정부 비판 사설에 불만을 품은 청년들이 신문사를 습격한 사건.
이칭
이칭
대구매일테러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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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1955년 9월 14일 『대구매일신문』의 정부 비판 사설에 불만을 품은 청년들이 신문사를 습격한 사건.
내용

1950년대 정부는 각종 관제 행사에 국민들을 자주 동원하였고, 특히 중고등학생들이 가장 많이 동원되었다. 1955년 8월부터 12월 사이 정부 주도로 중립국감시위원단의 철수를 요구하는 대규모 궐기대회와 시위가 전국적으로 전개되고 있었는데, 역시 수많은 학생들이 이 행사에 동원되었다. 이 와중 대구에서는, 9월 초 이승만(李承晩) 대통령의 최측근이었던 주미대사 임병직(林炳稷)의 대구 방문을 환영하기 위해 여당인 자유당과 관변단체인 국민회의 주도로 다시 한 번 대규모로 학생들이 동원되었다.

이에 1955년 9월 13일자 『대구매일신문』은 「학도를 도구로 이용하지 말라」라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임병직의 대구 방문 시 벌어졌던 대규모 학생 동원을 다음과 같이 비판하였다. “이즈음에 와서 중고등학생들의 가두 행렬이 다반사처럼 되어 있었다. 모종 행렬만이 아니라 최근 대구시내의 예로서는 현관(顯官)의 출영까지 학생들을 이용하고 도열을 지어 3∼4시간이나 귀중한 공부시간을 허비시켜 가면서 늦여름의 뜨거운 태양 밑에 서게 한 것을 목격하였다. 그 현관이 대구 시민과 무슨 큰 인연이 있고 또 거시(擧市)적으로 환영해야 할 대단한 국가적 공적이 있는지 모르겠으나 수천수만의 남녀 학도들이 면학을 집어치우고 한 사람 앞에 10원씩 내어 수기(手旗)를 사가지고 길바닥에 늘어서야 할지 아무런 이유를 발견하지 못하였다.”

이 사설이 나간 다음날인 14일 오후, 국민회 경상북도 총무차장 김민(金民)과 자유당 경북도당 감찰부장 홍영섭(洪永燮) 등 약 20여 명의 청년들이 곤봉과 해머로 무장하고 대구매일신문사를 습격했다. 이들은 인쇄기와 통신 시설을 부수고 직원들을 구타하는 한편, 신문을 탈취하고 기물을 부수는 등 난동을 부렸다. 대구매일신문사에서는 사전에 습격 정보를 입수하고 남대구 경찰서에 경호를 부탁하였으나, 경찰은 형사 2명을 파견했을 뿐 별다른 대비를 하지 않았다. 오히려 이 습격 사건에 대해 경북도경 경찰 간부는 “백주의 폭행은 테러가 아니다”라는 말을 하여 사회적으로 큰 논란을 일으켰다.

뿐만 아니라 경찰은 습격 당사자들의 소재를 알 수 없다는 이유로 체포하지 않고, 오히려 사설을 통해 유엔 중립국감시위원단 축출운동을 비난하는 이적행위를 했다며 대구매일신보 최석채(崔錫采) 주필을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하였다. 또한 사건 직후 대구시내에는 “이적신문인 대구매일신문을 변호하는 사람은 이적행위자로 간주하겠다”는 협박장이 나돌아 공포분위기를 조성하였다. 이 문제는 국회에서도 논란이 되었는데, 여기서도 자유당은 테러를 자행한 청년들을 공공연하게 옹호하였다.

결국 최석채는 구속 1개월 만에 불구속 기소로 석방되었고, 재판에서도 무죄 판결을 받았다. 반면 습격 당사자 김민과 홍영섭은 이후 체포되어 실형을 선고받았다. 일반적으로 대구매일신문피습사건은 1956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야당 강세 지역인 대구에서 정부에 비판적인 언론을 길들이기 위한 여당 측의 시도였다고 평가받고 있다.

참고문헌

『한국민주화운동사』1(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연구소, 돌베개, 2008)
『한국민주화운동사 연표』(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연구소,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2006)
『민주화운동관련 사건·단체사전 편찬을 위한 기초조사연구보고서』1950∼1969(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연구소 학술연구부,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2004)
『해방20년사』(해방20년사 편찬위원회, 희망출판사, 1965)
집필자
오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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