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종교를 중광한 홍암 나철(羅喆, 1863~1916, 일명 나인영)이 일제에 대한 항의표시로 순국 시에 남긴 유서의 이름이다. 1916년 나철이 남긴 유서의 내용에 대종교, 한배님, 천하를 위해 목숨을 끊는 3가지 이유를 밝힌 것을 말한다.
김교헌이 쓴 『홍암신형조천기(弘巖神兄朝天記)』는 나철이 서울을 떠나 황해도 구월산 삼성사에 들어가 순국하고 청호(靑湖)에 봉장될 때까지의 기록을 담고 있다. 이 책은 1922년에 등사본으로 보급되었는데, 이 가운데 「순명삼조」가 처음으로 소개되었다. 그 후 『대종교중광60년사』(1971년판)에 게재되었다. 2002년에 대종교가 장절을 나누어 『홍암신형조천기』를 인쇄본으로 출판한 바 있다. 최근 나철의 친필본이라는 「순명삼조」가 최남선의 장손 서궤에서 발견되었다고도 전한다.
묵서본. 김교헌이 1922년에 쓴 『홍암신형조천기(弘巖神兄朝天記)』는 등사본으로 보급되었으나, 운명하기 직전에 방안에서 먹 가는 소리가 들렸다는 엄주천과 안영주의 증언으로 볼 때, 「순명삼조」의 원본은 묵서본일 것으로 추정된다. 또 최근 발견된 자료에 의하면, 「순명삼조」가 「이세가(離世歌)」「중광가(重光歌)」등과 함께 묵서로 실려 있다.
나철의 사상은 그가 한자로 남긴 「순명삼조」에 집약적으로 담겨져 있는데, 그 원문을 해석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는 나는 죄가 무겁고 덕이 없어서 능히 한배님의 큰 도를 빛내지 못하며 능히 한겨레의 망케됨을 건지지 못하고 도리혀 오늘의 없우임을 받는지라. 이에 한 오리의 목숨을 끊음은 대종교를 위하여 죽는 것이다. 둘째는 내가 대종교를 받든 지 여덟 해에 빌고 원하는 대로 한얼의 사랑과 도움을 여러 번 입어서 장차 뭇 사람을 구원할 듯하더니 마침내 정성이 적어서 갸륵하신 은혜를 만에 하나도 갚지 못할지라. 이에 한 오리의 목숨을 끊음은 한배님을 위하여 죽는 것이다. 셋째는 내가 이제 온 천하의 많은 동포가 가달길에서 떨어지는 이들의 죄를 대신으로 받을지라. 이에 한 오리의 목숨을 끊음은 천하를 위하여 죽는 것이다”라고 하였다.
마지막에는 ‘단제강세 4373년 병진 가배절 대종교 도사교 나철’이라고 한자로 적고 있다.
전통적으로 한민족의 신앙대상이었던 ‘한배검’에 대한 강한 신앙과 민족의식이 바탕을 이루고 있어 그의 신앙관뿐만 아니라, 대종교의 역사, 종교 사상에 대한 연구에 중요한 사료적 가치를 지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