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공경해야 할 세 가지로 하늘공경, 사람공경, 만물(물건)공경을 뜻한다.
최시형(崔時亨, 1827~1898)은 스승인 최제우로부터 시천주(侍天主)의 가르침을 받고, 깊은 수련을 통해 우주적 본체를 깨닫게 된다. 그가 깨달은 우주는 ‘한 기운 덩어리, 또는 한 기운 울타리’임을 깊이 터득한 것이다. 이러한 깨달음에 따라 ‘하늘은 하늘로써 먹는다’는 이천식천(以天食天)으로 생명의 공생과 순환의 이치를 설명하고, 이어 하늘공경, 사람공경, 만물(또는 물건)공경이라는 ‘삼경’사상으로 생명의 본질과 근원이 동일한 존재임을 인식한다. 이러한 삼경사상은 동학의 수련에서 중요시하는 성경신(誠敬信)의 경(敬)과 일맥상통한 면이 있다.
최시형은 법설에서 “사람은 첫째로 경천(敬天)을 하지 아니치 못할지니, 이것이 선사의 창명하신 도법(道法)이라. 경천의 원리를 모르는 사람은 진리를 사랑할 줄 모르는 사람이니, 왜 그러냐하면 한울은 진리의 충(衷)을 잡은 것이므로써이다.”라 하여 사람이 하늘을 공경할 때, 자기의 영원한 생명을 알게 된다고 하였다. 이어 “둘째는 경인(敬人)이니 경천은 경인의 행위에 의지하여 사실로 그 효과가 나타나는 것이다.”라고 하여 경천만 있고 경인이 없으면 종자를 땅에 뿌리지 않는 행위와 같다고 지적하였으며, 마지막으로 “셋째는 경물(敬物)이니 사람은 사람을 공경함으로써 도덕의 극치가 되지 못하고, 나아가 물(物)을 공경함에까지 이르러야 천지기화(天地氣化)의 덕에 합일될 수 있다.”라고 하여 우주는 ‘한생명’이라는 우주합일의 궁극적인 경계를 설명하고 있다.
동학은 최제우의 시천주를 사상적 근원으로 삼고, 최시형의 삼경사상에 이르러 생명관의 내용이 구체적으로 확립되는 계기가 된다. 상대에 대한 섬김을 통해 만유의 공생과 순환, 나아가 상생과 조화의 삶을 이루는 것이 바로 동학이 지향하는 우주적 삶의 모습이다. 하지만 현실에서 당하는 부조화와 차등 속에서 삼경사상은 인간과 인간, 인간과 자연, 인간과 신이 서로 겪고 있는 갈등을 새로운 차원의 삶으로 이끌 수 있는 영성적(靈性的) 동력이 되고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