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장체 ()

고전시가
개념
여러 개의 장을 연결해 하나의 작품으로 구성하는 시가형식.
정의
여러 개의 장을 연결해 하나의 작품으로 구성하는 시가형식.
개설

연장체는 화자가 표현하고자 하는 바를 동일한 성격을 지닌 순환적 단위로 나누어서 표현하는 시가의 형식적 구성요소이다. 즉, 연장체는 화자가 표현하려는 것에 대한 범주를 설정하여 나눔으로써 그 의미를 명확하게 함과 동시에 분단별로 독자적인 의미의 세계를 완성하는 구성법이다.

연원 및 변천

연장체 형식은 일반적으로 『시경(詩經)』의 빈풍(豳風) 「7월(七月)」 편 등에서 그 유래를 찾는다. 이는 연장의 하부 형태인 ‘월령(月令)’ 방식의 연장체로서 작품의 구조가 1년에 해당하는 12개월로 나뉘어져 구성되는 형식이다. 이러한 연장체 방식은 우리 민요를 거쳐 고려시대 〈동동(動動)〉을 비롯한 속요(俗謠)와 〈한림별곡(翰林別曲)〉 등의 경기체가(景幾體歌)의 작품 구성 형식에 영향을 주었으며, 〈농가월령가(農家月令歌)〉 등 조선 후기 가사(歌辭) 작품의 장형화에서도 그 전승 맥락을 확인할 수 있다.

내용

연장체는 각 분단(分段)의 경계를 명확하게 구분하는 기능을 하며, 독립적인 여러 개의 장을 통일된 주제 의식에 맞게 효율적으로 연결하여 완성된 한 작품으로 구성하는 우리 시가의 형식적 요소이다. 이와 같이 연장체는 작품의 내용을 원활하게 진행시켜 노래를 완성시키는 구실을 하고, 각 장의 경계를 나누고 이어주며, 분단의 기능을 수행하기도 한다. 또한 일정한 준거에 의해 고유성을 갖게 된 분단들이 모여 통일성을 지닌 전체 구조를 완성하게 한다.

월령 방식 연장체의 효시라 할 수 있는 속요 〈동동(動動)〉은 전체 13연으로, 서사(序詞)인 수련(首聯)은 송도(頌禱)의 뜻이며, 이하 2·3·5연은 임에 대한 찬송과 축도(祝禱)의 뜻을 가졌고, 그 외의 연은 그리움을 노래하였다. 즉, 세시풍속의 모습을 각 연의 핵심 제재로 삼아 각 달의 세시풍속 및 자연의 변화 양상과 결합시켜 작가의 개인적 정서를 표출하고 있다. 또한 가사작품 중에는 소년들의 행락을 부러워하며, 죽은 임을 추모하는 청상과부의 외로운 정서를 정월부터 섣달까지의 절기 및 풍속과 결부시켜 노래한 〈월령상사가(月令相思歌)〉, 어버이에 대한 사모의 정서를 매 절기와 연관 지어 노래한 〈사친가(思親歌)〉, 각 달의 명절을 중심으로 옛일을 열거하고, 어버이에 대한 효를 강조한 〈달거리〉, 1년 열두 달을 두고 돌아오지 않는 아버지를 그리워하는 〈1년가(一年歌)〉, 〈과부한탄가(寡婦恨歎歌)〉 등이 월령 방식의 연장체 형식이다. 민요로는 세시풍속과 관련지어 온갖 떡의 이름을 나열한 〈떡타령〉, 숫자풀이와 비슷한 〈각설이타령〉 등이 있다. 이상의 작품들에 사용된 연장체 형식은 두 가지 양상으로 범주화할 수 있다. 첫째, 연장체 형식이 그리움 등의 개인적 정서를 고양·심화시키기 위한 수단으로 기능하는 경우이다. 여기에는 속요 〈동동〉과 가사 〈월령상사가〉, 〈사친가〉, 〈달거리〉, 〈1년가〉 등이 포함된다. 둘째, 사물이 반복 나열되면서 연장체 형식이 명시(明示)와 조흥(助興)의 구조적 틀로 기능하는 경우이다. 〈떡타령〉과 〈각설이타령〉 등의 민요가 여기에 속한다.

의의와 평가

연장체는 우리 시가의 전통이 민요부터 시작하여 조선시대까지 계승되는 맥락을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단서이다. 또한 연장체는 조선시대 시가의 장형화(長型化)와도 연관 지어 볼 수 있다. 즉, 조선조 시가의 장형화는 악곡적 전제에 의해 이루어진 관습이라고 할 수 있는 연장체와 연장체 내에서 매장(每章)의 사설을 확대해 나가는 두 가지 방식으로 이루어졌는데, 악장(樂章)을 통해서는 연장체의 방식이 극대화되었고, 민간 사대부들에 의해 축소된 형태로는 경기체가로 전승되었다. 그리고 후자(後者)는 다분히 고려시대로부터 이어져 온 경기체가의 향유 전통이 반영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참고문헌

『속요 형식론』(손종흠, 박문사, 2010)
『조선조 장가 가사의 연원과 맥락』(윤덕진, 보고사, 2008)
『속요의 아름다움』(윤성현, 태학사, 2007)
「〈농가월령가〉 창작 배경 연구─세시기 및 농서, 가학, 『시명다식(詩名多識)』과의 연관성을 중심으로」(김형태, 『동양고전연구』 25, 2013)
「동동의 송도성과 서정성 연구」(1)(허남춘, 『도남학보』 14, 1996)
「달거리와 월령체가(月令體歌)의 장르계정에 대한 이의」(임기중, 『성봉김성배박사회갑기념논문집』, 19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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