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용일리용운고분은 발굴조사가 이루어지기 전, 남-북으로 길게 이어지는 저평한 구릉상에 2기의 고분이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발굴조사는 비록 도굴로 대부분 훼손되었지만 용운 2호분 1기에 대하여 실시되었고, 시굴조사 구간에서는 기존에 알려지지 않았던 새로운 앞트기식 돌방[橫口式石室] 1기(용운 3호분)와 용운 1호분의 주구(周溝)시설이 확인되었다. 2003년에 국립광주박물관에 의해 발굴조사되었다.
1 · 2호분의 분구 평면은 원형이며 1호에서는 주구가 확인되었다. 1호분은 직경 19m, 높이 2.5∼4m이고, 정상부에는 직경 12m의 평탄부가 형성되어 있다. 2호분의 규모는 직경 18m, 높이 3.5m이고, 분정에는 직경 7m의 평탄부가 형성되어 있다.
용운 2호분의 매장주체부는 수혈식석실로 분구 중앙 상부에 단독으로 위치한 지상식이다. 이와 같이 분구 축조 후 상부에 매장주체시설을 안치하는 것은 전라남도 지방의 옹관묘에서 활용되는 축조법과 동일하다. 2호분의 돌방은 동벽이 넓은 사다리꼴이며 장축방향은 동-서향이다. 2호분은 분구의 표토를 돌로 덮은 즙석분(葺石墳)이다.
용운 3호분은 반지하식이며, 북쪽에 입구를 둔 앞트기식 돌방이다. 장축은 남-북향이다. 3호분 돌방 내부에서는 토기, 철기, 방추차, 이식(耳飾), 옥 등이 출토되었다. 철기는 대도(大刀), 철부(鐵斧), 철촉 등이다. 토기 중 가장 주목되는 양이부편병(兩耳附扁甁)은 광주 · 의령 · 곡성 · 신안 등지에서 출토되었다. 보고자는 용운 2호분의 축조연대를 6세기 전반, 3호분은 6세기 후반 전엽으로 추정하였다.
용운 2호분은 발굴조사를 통해 우리나라에서 조사된 사례가 많지 않은 즙석분(葺石墳)이라는 새로운 사실이 밝혀졌다. 즙석시설은 고분의 분구를 흙으로 쌓은 후 겉 부분을 돌로 덮는 분묘로서 서울 가락동 2호분과 석촌동 3 · 5호분, 의령 경산리 1호분, 해남 신월리 방대형고분, 나주 복암리 3호분, 함평 신덕 전방후원분의 석축시설이 발굴조사를 통해 확인되었으며, 함평 노적고분과 화순 백암리 고분 등이 지표조사된 바 있다. 이처럼 즙석분은 한강유역과 전남 서남부 지역의 해남 · 나주 · 함평과 영산강유역 상류에 해당되는 화순, 그리고 경상남도 의령 등 비교적 넓은 분포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전라남도 지역에서 확인된 즙석시설을 갖춘 유적은 전방후원분(前方後圓墳)과 가까이 위치하거나 원통형토기가 출토되는 등 일본의 고분자료와 유사성을 보이고 있다. 또한 용운 3호분에서 출토된 양이부편병(兩耳附扁甁)은 형태와 제작기법이 스에키와 유사하여 고대 한일간 문물교류를 대변해 주는 실증적 자료로 평가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