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장회사 ( | )

근대사
단체
1905년 7월에 설립된 우리나라 최초의 사설(私設) 시장 경영 회사.
이칭
이칭
광장주식회사
정의
1905년 7월에 설립된 우리나라 최초의 사설(私設) 시장 경영 회사.
개설

도시(都市)라는 말이 가리키는 바와 같이, 시장은 도시의 핵심 구성 요소이다. 조선 전기 서울에는 종로의 시전가(市廛街)와 더불어 골목골목에 여항소시(閭巷小市)가 있어 장작과 채소·생선·과일 등 부패하기 쉬운 식료품이 거래되었다. 조선 후기 상업 발달에 따라 남대문 밖 칠패(七牌)와 동대문 안 이현(梨峴)에 대규모 시장이 생겼는데, 이들을 종로와 합해 ‘도성삼대시(都城三大市)’라 불렀다. 그런데 이현과 칠패의 시장은 모두 새벽에만 잠깐 열렸다가 파하는 한시적 시장이었고, 그 경계도 뚜렷하지 않았다.

뚜렷한 경계가 있으며, 방범 청소 등의 관리가 체계적으로 진행되고, 좌고(坐賈)와 행상이 점포와 노상을 점유하는 도시 상설시장은 1897년에 처음 만들어졌다. 정부는 1896년께부터 도시 정비 사업을 진행하면서 종로와 남대문로 큰길가를 점유하고 있던 가가(假家)들을 철거했고, 이들 상인 일부에게 조세금납화로 쓸모없게 된 선혜청 창고를 새 장사 터로 내 주었다. 이 시장이 신창안장, 또는 선혜청 창내장으로 오늘날의 남대문시장이다.

설립목적

러일전쟁 이후 일본군이 서울의 군영, 관아 등을 점거하기 시작하면서 남대문 정거장 바로 옆의 요지에 자리 잡은 선혜청 창내장을 다른 곳으로 옮길 것이라는 소문이 돌았다. 이에 김종한(金宗漢), 박기양(朴箕陽), 신태휴(申泰休) 등의 고위 관리들과 홍충현(洪忠鉉), 박승직(朴承稷), 최인성(崔仁成) 등의 상인들이 회사를 설립하고 새 시장을 건설하기로 했다. 시장 부지는 개천 광교에서 장교 사이 구간을 복개하여 확보할 계획이었으며, 이에 따라 회사 명칭을 광장회사(廣長會社)로 정했다.

연원 및 변천

김종한 등이 농상공부에 회사 인가를 청원한 것은 1905년 7월 10일 경이었고, 신청 직후 바로 인가를 얻어 복개 공사를 개시했다. 그런데 공사 도중 큰비가 내려 자재들이 유실되자 복개를 포기하고 조선 말기 이래 ‘도성삼대시’의 하나로 꼽히던 배오개 시장 인근에 시장을 건설하기로 방침을 바꾸었다. 이에 회사 명칭을 광장회사(廣藏會社)로 바꾸고 토지를 구입한 뒤 새 상설시장을 설치하여 광장시장(廣藏市場)이라 명명했다.

개설 당시 광장시장에는 와가(瓦家)로 된 고사(庫舍) 50개 소와 양철로 지붕을 덮은 다수의 노점(露店)이 있었고, 입점(入店) 상인은 200여 명이었다. 시장 주위에는 흙으로 울타리를 쌓았고, 남문, 북문, 동문, 서문의 네 문을 설치하여 일몰이 되면 폐문했다. 초기 사무는 김동형(金東衡), 오한길(吳漢吉), 안태호(安台護) 등이 맡았고, 일제 강점기에는 홍석구(洪奭求)가 오랫동안 지배인으로 사무를 전담하였다.

광장시장이 현재의 위치에 자리 잡은 것은 1909년 3월 초이다. 광장회사는 1911년 조선회사령 실시에 따라 광장주식회사로 인가(認可) 받았으며, 1912년에는 주주총회에서 고위 관료 출신들을 사퇴시키고 상인들이 경영권을 장악했다. 이후 광장주식회사는 한동안 박승직이 대표를 맡았다가 1920년경부터 김한규(金漢奎)가 대표직을 승계하여 일제 강점 말기까지 자리를 지켰다. 광장회사는 창립 당시의 명칭을 유지하고 있는 한국 회사 중 가장 오래된 것이다.

참고문헌

『황성신문(皇城新聞)』
『대한매일신보(大韓每日申報)』
「한말-일제 초의 광장주식회사와 광장시장」(전우용, 『전농사론』 7, 서울시립대학교, 2001)
집필자
전우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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