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응 ()

불교
개념
중생이 불심을 느끼는 감(感)과 부처의 신력이 이에 응(應)해 교류하는 것을 의미하는 불교교리.
정의
중생이 불심을 느끼는 감(感)과 부처의 신력이 이에 응(應)해 교류하는 것을 의미하는 불교교리.
개설

감응이란 중생이 불심(佛心)을 느낄 때 불타의 신력(神力)이 이에 응하는 것을 뜻한다. 감응은 원래 중국사상으로서 천지(天地)나 음양(陰陽) 등 두 기운이 유기적 관계 속에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것을 말한다. 『주역』 권 하 함괘(咸卦)에, “이기(二氣)가 감응하여 서로 도와준다”고 하고, 『근사록(近思錄)』 권1 도체류(道體類)에 “굽힘과 폄이 서로 오가니 감응이 무궁하다. 굽혔다 펴는 측면으로 보면 굽힘은 감이고 펴는 것은 응이다. 폈다가 굽히는 측면에서 보면 펴는 것은 감이고 굽힘은 응이다.”고 하였다.

불교에서는 중생이 부처님의 가피력에 ‘감’하는 기연(機緣)이 있다면 부처님은 그것에 ‘응’하는 방편이 있다고 하여, 이 둘을 합하여 감응 또는 응감이라고 한다. 곧 감이란 중생에 속하는 것이고 응은 부처님의 입장에 속하는 것이며, 또는 사정을 감지하여 알고 그 인연에 따라 반응을 나타내는 것이다.

내용

초기 및 대승경론에서는 감응을 여러 가지로 밝히고 있다. 초기경전의 『반니원경(般泥洹經)』, 『폐마시목련경(弊魔試目連經)』, 『불설삼마갈경(佛說三摩竭經)』 등에서는 부처님의 신통이나 위신력을 통해 갖가지 근기의 중생에게 정각의 깨우침을 전해주고 있으며, 『문수지리보초삼매경(文殊支利普超三昧經)』, 『십주단결경(十住斷結經)』 등 대승경전에서는 법신·보신·화신과 대보살의 자비력으로 중생과 감응하는 모습을 설하고 있다. 특히 『법화경』에서는 부처는 구원자적 특성을 가지고 중생과의 감응도교를 이루며 중생이 본래 부처임을 일깨우는 당즉개현(當卽開顯)을 실현하고 동시에 수기작불(授記作佛)을 통해 일승(一乘)으로의 회합(會合)을 강조하고 있다.

천태 지의(538~697)는 감응에 대하여 교리 및 관행적으로 아울러 풀이하고 있는데, 이것은 원융삼제(圓融三諦)의 묘해(妙解)와 관부사의경(觀不思議境)의 묘행(妙行)에 근거하고 있다. 지의는 감응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해석한다. 『정법화경』에 이르되, “무수한 세계에 널리 경법을 설하니, 세존께서 하시는 감응(感應)은 이와 같다.”고 하므로 지금 이 말을 써서 이름으로 삼는다. 또 경 가운데 ‘기(機)’라는 말과 ‘연(緣)’이라는 말은 모두 ‘감(感)’의 다른 명목으로서 모두 중생을 말한다.

지의는, 기(機)에는 세 가지 뜻이 있다고 한다. 첫째, 기는 미미함 또는 작음의 뜻[微義]이다. 주역(周易)에 이르되, “기는 움직임이 미미한 것이니, 조짐이 먼저 나타나는 것이다.”고 하고, 또한 『아함경』에 이르기를, “중생에게 선법(善法)의 기가 있으면 성인이 와서 응한다. 중생에게 장차 일어나려는 선이 있으면 이 선이 미미하나 움직여 장차 기가 된다.”고 한다. 중생에게는 일으킬 수 있는 선이 있기에 성인이 응할 때는 선이 일어나지만 응하지 않을 때는 일어나지 않는다. 그러므로 기를 미미함이라고 하는 것이다. 둘째, 고주(古注)의 『능가경(楞伽經)』에 이르기를, ‘기는 관련의 뜻[關義]’이라고 한다. 왜냐하면 중생에게는 선과 악이 있어 성인의 자비와 관련하기 때문이다. 셋째, 기는 알맞음의 뜻[宜義]이다. 무명의 괴로움을 뽑아 없애려고 하는 것은 바로 비심(悲心)에 알맞고, 법성의 즐거움을 주려고 하는 것은 바로 자심(慈心)에 알맞은 것과 같다.

다음으로 ‘응(應)’에도 세 가지 뜻이 있다고 한다. 첫째, 응은 다가간다는 뜻[赴義]이다. 이미 기(機)에는 일어날 수 있는 이치가 있다고 말했는데, 기가 미미하게나마 움직이려 하니 성인이 이에 다가가면 그 선은 일어나게 된다. 둘째, 응은 대한다는 뜻[對義]이다. 사람이 왕래하며 서로 친하게 대하는 것과 같다. 만약 한 사람은 팔려고 하나 한 사람은 사려고 하지 않는다면 서로 친하게 대하지 않는 것이다. 만약 팔고 사는 데 두 사람이 화합하면 매매가 서로 이루어져 후회가 없게 된다. 지금 중생은 사는 사람에 비유하고, 여래는 파는 사람에 비유한다. 기에 대해 관련을 논하고, 응(應)에 대해 대함을 논하기에 대함으로써 응을 해석한다고 한다. 셋째, 응은 때에 알맞게 응한다는 뜻[應義]이다. 이미 기에는 알맞다는 뜻이 있어서 어떤 법에도 알맞다고 했는데, 자비의 법으로써 응하면 선악에 알맞은 것이다. 비심(悲心)은 괴로움에서 구해주는 데 알맞고, 자심(慈心)은 즐거움을 주는 데 알맞으니, 어떠한 법으로 따르더라도 그 알맞은 바에 응하므로 응으로써 응을 해석한다.

의의와 평가

지의는, 증과의 지혜[果智]는 고요하면서도 비추는 작용이 있어서 중생의 요구가 있으면 반드시 그에 응해 드러나기에 감응묘(感應妙)라고 한다. 지의는 감응묘를 다음과 같이 여섯 가지 항목으로 설명하고 있다. 첫째는 감응의 이름을 해석하고, 둘째는 감응의 모습을 밝히고, 셋째는 여러 감응의 같고 다름을 밝히고, 넷째는 감응의 상대(相對)를 밝히고, 다섯째는 감응의 추(麤)와 묘(妙)를 밝히며, 여섯째는 감응의 관심(觀心)을 밝힌다. 이처럼 감응을 다각도로 해석하는데 특히 추한 감응을 개현하여 감응묘로 풀이하는 것이 백미다. 물이 위로 올라가지 않고 달이 아래로 내려오지 않지만 하나의 달이 동시에 곳곳의 물에 널리 나타나듯이, 부처님이 오시지도 않고 중생들이 가지도 않으나 부처님의 자비와 중생의 선근력으로 이와 같은 일을 보게 되므로 감응묘라고 한다.

참고문헌

『묘법연화경(妙法蓮華經)』 7권(『대정신수대장경[大正藏]』 9)
『법화문구(法華文句)』 10권(지의(智顗), 『대정장』 34)
『법화현의(法華玄義)』 10권(지의, 『대정장』 33)
『유마경현소(維摩經玄疏)』 6권(지의, 『대정장』 38)
『유마경문소(維摩經文疏)』 28권(지의, 『만속장(卍續藏)』 28)
『사교의(四敎義)』 12권 (지의, 『대정장』 46)
『대반열반경현의(大般涅槃經玄義)』 2권 (관정(灌頂), 『대정장』 38)
『대반열반경소(大般涅槃經疏)』 33권(관정, 『대정장』 38)
『천태사교의(天台四敎儀)』 1권(고려 체관(諦觀), 『한국불교전서(韓國佛敎全書)』 고려시대편 4, 동국대학교출판부,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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