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위법은 어떤 조건[인연]에 의해 조작되지 않은 것으로, 생겨나지도 않고 없어지지도 않고[不生不滅] 항상 그대로 변함이 없는[常住不變] 법을 뜻한다. 인연법을 벗어나 있는 것 또는 인연법에 의해서 조작되지 않는 법으로 유위법(有爲法)과 구별되는 개념이다. 초기 불교에서는 열반과 동의어로 사용되었다. 부파 불교 시대에는 각 부파마다 개념을 확충 및 체계화해서 다수의 무위법을 주장했다. 설일체유부는 열반, 이외에 비택멸(非擇滅)과 허공(虛空)만을 인정한 3무위를 주장하였다. 대승불교에서는 부파 불교에 영향을 받아 4무위, 6무위, 8무위를 주장했다.
무위법이란 개념은 이미 『아함경(阿含經)』에 나타나는데, 그 당시에는 대체로 열반(涅槃, nirvāṇa)과 동의어로 쓰였다. 그러나 부파불교 시대에 이르면, 무위의 개념은 보다 확대되고 체계적으로 정리된다.
불교 교단은 최초 상좌부와 대중부 계열로 나뉜다. 상좌부는 현실 세계의 탐구를 위주로 하는 바, 불변의 세계인 무위를 자신들의 세계관의 주된 요소로 보지 않았다. 따라서 현실적으로 경험되는 세계에 대한 탐구를 위주로 한 상좌부는 경험 세계의 원동력이라고 할 수 있는 탐(貪) · 진(瞋) · 치(痴)의 소멸 자체인 열반만을 무위로 인정하였다. 그리고 상좌부 계열의 유부는 열반, 즉 택멸(擇滅, pratisaṃkhyā-nirodha) 이외에 그들 교학의 이론적 귀결로 비택멸(非擇滅, apratisaṃkhyā-nirodha)과 허공(虛空, ākāśa)만을 무위법으로 인정하였다.
한편, 이상 세계의 탐구를 위주로 한 대중부 계열에서는 무위에 이법(理法)의 진리도 포함시켰다. 『이부종륜론(異部宗輪論)』에 따르면, 대중부(大衆部), 일설부(一說部), 설출세부(說出世部), 계윤부(鷄胤部)의 4부는 9무위를 주장했다고 한다.
즉 택멸, 비택멸, 허공, 공무변처(空無邊處), 식무변처(識無邊處), 무소유처(無所有處), 비상비비상처(非想非非想處), 연기지성(緣起支性), 성도지성(聖道支性)의 9가지이다. 물론 상좌부 계열의 화지부(化地部)도 택멸, 비택멸, 허공 이외에 부동(不動), 선법진여(善法眞如), 불선법진여(不善法眞如), 무기법진여(無記法眞如), 도지진여(道支眞如), 연기진여(緣起眞如) 등의 9가지 무위법을 주장했지만, 이는 대중부 계열과 약간 다르다.
대중부 계열은 상좌부와 달리, 4무색정(無色定)과 성도(聖道)〔八正道〕, 그리고 연기(緣起)도 무위법으로 간주하고 있는데, 이것은 열반이 불생불멸의 무위라면, 그러한 경계와 상당히 유사한 4무색정과 그 필연적 근거인 성도 역시 무위라고 보았기 때문이다.
특히, 대중부와 상좌부 계열의 화지부는 연기를 각각 연기지성, 연기진여라고 하여 연기를 무위법으로 보지만, 유부는 열반 자체는 무위이지만 이것을 깨달은 붓다의 지혜와 수행 등은 모두 유위〔無常〕라고 한다. 또한 한편으로는 무위법을 인정하지 않는 부파들도 있었는데, 상좌부 계열의 법상부(法上部), 현주부((賢冑部), 정량부(正量部), 밀림산부(密林山部), 음광부(飮光部), 경량부(經量部) 등이다.
이와 같이 부파불교 당시에는 무위법과 관련한 다양한 의견들이 있었지만, 무위법을 주장하는 학파는 대체로 허공, 택멸, 비택멸의 3가지 무위법을 공통으로 인정한다. 이에 유부의 교학에 근거한 3가지 무위의 특징을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허공은 절대적 공간을 말한다. 즉 공간은 점유성을 가진 물질이 운동할 수 있게 하는 근거로서 그 자체 불생불멸이기 때문에 무위라고 한다.
둘째, 택멸은 초기불교에서 언급한 무위법으로서의 열반을 말한다. 즉 무지와 집착에 의한 일체의 번뇌를 끊어, 그 속박으로부터 벗어난 상태를 말한다. 그리고 이러한 번뇌의 소멸은 4성제의 진리성을 이해 및 간택(簡擇)하는 무루(無漏)의 지혜를 통해 깨달아 얻게〔證得〕되기 때문에 ‘택멸’이라고 한다.
셋째, 비택멸은 무루의 지혜에 의해서 획득한 택멸과 달리, 무루의 지혜에 의하지 않고 저절로 획득한 열반이란 뜻이다. 그러나 여기서 말하는 열반은 불교에서 말하는 일반적인 열반과는 다르다. 즉 유부에 의하면, 모든 존재는 삼세에 걸쳐 실재하며, 미래법은 현재법과의 일정한 조건과 결부될 때 미래에서 현재로 현행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어떤 미래법들은 현재의 조건과 결부하지 못하고 영원히 미래에 머무는 법들이 있는데, 이들 법들을 일컬어 비택멸이라고 하는 것이다. 즉 현재의 연(緣, 조건)을 결여하여, 현재로 생겨나지 않기 때문에 소멸하지도 않는다고 하여, 비택멸이라고 한다.
부파불교 교학을 특징짓는 개념인 무위법은 대승불교로 이어져 대승의 초기 경전에 많은 영향을 주었다. 특히 유부의 실유사상(實有思想)에 대한 중관학파의 비판적인 공 사상과 유가행파의 유식 사상에도 영향을 주었다. 대승불교에서 주장하는 2무위설(二無爲設)과 4무위설, 6무위설, 8무위설은 부파불교의 무위법에 기초한 해석으로 파생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