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야경』 「방광품(放光品)」에, '북방에 세계가 있는데 이름을 명승(名勝)이라 하고 붓다의 명호를 인왕여래라 하는데 등정각에도 집착하지 않으며, 보살이 있는데 이름을 시승(施勝)이라 한다'고 하였다. 『반야경』 계통의 밀교경전인 『인왕경(仁王經)』에는 인왕이 불법과 국토를 수호하는 분노존으로 등장한다. 『인왕경』은 후진(後秦)의 구마라습(鸠摩罗什: 344413)이 번역한 『불설인왕반야바라밀경(佛說仁王般若波羅蜜經)』과 불공(不空: 705774)이 번역한 『인왕호국반야바라밀다경(仁王護國般若波羅蜜多經)』이 있는데, 불공의 번역은 밀교적인 색채가 더 강조되어 있다.
『인왕경』은 16대국의 왕이 붓다에게 국가를 보호하고 편안케 하기 위한 방편을 묻는데서 시작하기 때문에 중국, 일본뿐만 아니라 한국에서도 신라시대 이후 많은 인왕법석과 밀교도량이 시설되었고, 『법화경』, 『금광명경(金光明經)』과 더불어 호국 3부경이라 일컬어 졌다. 신라에서는 551년(진흥왕 12) 고구려 승려 혜량(惠亮)이 귀화한 뒤 황룡사에서 처음 인왕도량을 개최했으며, 성덕왕이 태종무열왕을 위하여 봉덕사(奉德寺)를 세우고 인왕도량을 열었다는 기록 등이 있다. 고려시대에는 왕실을 중심으로 모두 107회의 인왕도량을 열었음이 『고려사』에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