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음식』은 1948년 손정규가 저술한 한글 음식 조리서이다. 이 책은 삼중당에서 출판되었는데, 전체 26개 장으로 구성되어 있고, 총 427항의 표제어가 기록되어 있다. 이 중 음식 조리법은 380항이다. 조선음식의 종류, 양념과 고명, 식기, 기초 조리 기술, 식품군별 음식 조리법, 계절이나 월별에 맞는 상차림, 장 담그는 법, 재료 다루는 법 등이 기술되어 있고 조리 과정은 그림으로, 상차림은 사진으로 실려 있다.
손정규(孫貞圭, 18961955)는 손용우의 딸로 서울에서 출생하였다. 이원규(伊原圭)라는 일본식 이름이 있다. 1911년 관립 경성여자고등보통학교를 졸업하고, 19181922년 일본 유학을 한 후 돌아와 1922년 4월부터 1941년까지 경성여자고등보통학교에 재직하였다. 귀국 후 조선총독부의 사회 교화 활동에도 적극 참여하여 친일 반민족 행위자로 규정되어 있다. 1939년부터 1945년까지 운현궁(雲峴宮)과 사동궁(寺洞宮)에서 궁중의 예절과 음식 조리법 등 궁중 생활 문화를 익혔다. 해방 이후 1945년 10월 경성여자사범학교 교장, 1947년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교수로 임용되었다가 1950년 한국전쟁 중 납북되었다.
『우리음식』의 크기는 가로 12.5㎝, 세로 18.2㎝이다. 겉표지와 속표지를 제외하고, ‘첫말씀’으로 시작되는 서문(序文)으로부터 서지 사항까지 204쪽으로 구성되어 있다. 책의 마지막 장 판권에 따르면, 발행일은 ‘대한(大韓) 30년 8월 20일’, 발행소는 ‘㈜삼중당(三中堂)’, 정가는 350원이었다. 책의 서문에는 “쓴 내용에 있어서는 5인분(人分)을 주로 하였고, 분량의 단위(單位)는 국제관계(國際關係)와 과학문명(科學文明)의 장래로 보아 메틀법을 채용(採用)하였으며, 용어(用語)는 서울의 일용어(日用語)로 하였음을 추기(追記)하여 둔다. 1948년 1월 20일 월성기(月聖記)”라고 되어 있다. 책은 (사)궁중음식연구원에서 소장하고 있고, 국립한글박물관에서 원문을 피디에프(PDF)로 제공하고 있다.
저자 손정규는 1925년에는 『재봉참고서』를, 1949년에는 『가사』 교과서를 저술하였다. 『우리음식』은 소화(昭和) 15년(1940) 12월 25일 경성 일한서방(日韓書房)에서 일본어로 출간된 『朝鮮料理』를 광복 후 한글로 재출간한 것이다.손정규는 책의 서문에 “원컨대 이 소책이 학교에서의 교수와 실습을 위한 취사의 재료와 연구의 시험조가 되거나 신가정 주부의 동무가 되어서 다상다복(多祥多福)을 도와드리게 된다면 저자의 다시없는 영광이라 하겠다.” 라고 저술 목적을 밝혔다. 따라서 교육자였던 손정규는 이 책이 여학교에서 수업 교재로 활용되기를 희망하고 집필한 것으로 보인다.
『우리음식』은 목차를 ‘조선요리(朝鮮料理) 종목(種目)’이라 쓰고, 「제1 조선요리의 종류」부터 「제26 기타 잡류(雜類)」까지 총 26장으로 나누어 구성하였다. 총 427항의 표제어가 기록되어 있고, 이 중 음식 조리법은 380항이었다.
제1제6장에는 조선 음식의 종류부터 양념과 고명, 식기, 기초 조리 기술 등 총 18항을 서술하였다. 제7제21장에는 식품군별로 음식 조리법을 기술하여 주식류, 육류 음식, 채소나 해초류를 이용한 음식, 떡과 과자, 별미식 등 총 372항을 소개하였다. 마지막 제22~제26장에는 계절이나 월별에 맞는 상차림, 장 담그는 법, 재료 다루는 법 37항을 기록하였다. 특히 ‘제23 식단의 실례’에는 저자 자신이 대접한 경험이 있는 외국인 접대를 위한 한식 상치림 메뉴를 소개하였다. 목차 마지막 부분에는 ‘계량(計量) 표시주의’라고 하여 재료의 분량을 서양식 단위인 ‘릿틀(L)’, ‘그람(g)’, ‘양사시’로 기록하였음을 명기하였다.
음식 조리법은 재료의 분량을 먼저 기록하고, 조리법을 적었고, 마지막에는 대체 가능한 재료, 먹는 방법, 조리 시 유의 사항 등을 함께 제시하였다. 상차림을 설명할 때는 사진으로 예시를 들었고, 조리 과정이나 그릇 담기 등을 그림으로 설명하여 이해를 도왔다.
『우리음식』은 먼저 재료의 분량을 적고, 조리법을 서술하는 방식으로 작성되었다. 숫자를 사용한 개조식으로 조리법이 기술되지는 않았지만, 조선시대 이야기형으로 서술된 조리서 기술 방식에서 현대식으로 넘어오기 전 단계의 서술 방식을 사용하였다. 여기에 사진이나 삽화를 삽입하여 가독성을 높인 점이 주목된다. 또한 재료의 분량을 제시할 때 부피는 리터(L)와 데시리터(㎗)로 표기하고, 숟가락을 사용하고, 무게는 그램(g), 수량은 개로 표기하여 계량 단위를 표준화하려고 노력하였다. 또한 우리나라의 전통 도량형과 일본식의 계량 단위를 “0.6데시릿틀=3작(勺)=¼컵, 5그람=4몸메(匁), 1숟가락=1큰 양사시, 600그람=160몸메=1근(斤)”과 같이 서양식 계량 단위로 환산하는 방법을 제시하기도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