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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과에 속하는 포유동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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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곰과에 속하는 포유동물.
내용

몸은 크고 굳세며 꼬리는 짧다. 사지가 짧고, 발바닥을 땅에 붙이고 걸어다니는데, 발가락은 다섯 개이다. 코 끝이 길고, 귀는 짧고 둥글며, 눈은 작다. 뺨쪽의 이[頰齒]는 커서 먹이를 부수기에 적합하고, 치관(齒冠)은 폭이 넓고 편평하여 원통상의 첨두(尖頭)를 이루고 있다. 우리 나라에는 불곰과 반달가슴곰이 있다.

불곰은 몸통길이[頭胴長]가 190∼214㎝로 현재 살고 있는 곰 종류 중 가장 큰 종이다. 전신은 순갈색인데 흑갈색이나 다갈색으로 변하는 경향이 있고, 주둥이 부분과 머리는 암갈색을 띠고 있다.

식성은 잡식성이어서 도토리 · 산딸기와 같은 열매나, 보리 · 밀 · 옥수수와 같은 곡물, 곤충의 번데기, 꿀 등을 가리지 않고 먹으며, 노루나 멧돼지의 새끼를 습격하여 잡아먹기도 한다. 교미시기는 5∼7월이며, 임신기간은 195∼225일간이다.

암컷은 생후 4년 만에 새끼를 낳기 시작하며, 초산에는 1, 2마리를 낳지만, 그 뒤에는 2∼4마리로 증가한다. 새끼는 쥐색의 솜털로 덮여 있고, 크기는 작은 토끼 정도이다. 암컷의 가슴에는 3쌍의 젖꼭지가 있으며, 새끼는 4개월 동안 어미곰의 젖을 먹는다.

최고수명은 50년까지로 보며, 완전히 성장하는 데는 10∼12년이 걸린다. 겨울잠을 시작하는 시기는 입동 1주일 전후가 되는데, 그 해의 기후조건에 좌우되어 날씨가 따뜻하면 늦게 시작된다. 겨울잠을 자는 장소는 고사목의 빈 구멍, 남향의 바위 속 등을 선택하는데, 한 구멍에 두 마리가 같이 자는 경우는 없다.

우리 나라에 살고 있는 불곰의 구멍은 유럽이나 시베리아에 살고 있는 불곰의 구멍보다 깊다. 겨울잠을 자는 모습은 부동(不動)의 각성(覺醒)과 가수면(假睡眠)의 중간상태에 있는 것 같다. 따뜻한 날씨에는 구멍에서 나와 일광욕을 즐길 때도 있다.

겨울잠에서 깨어 일어나는 때는 3월 하순경으로, 이때는 먹이를 찾는 때이므로 만나게 되면 위험하다. 봄이 되면 털갈이를 시작하며 기간은 약 2개월간 계속된다.

교미시기가 오면 단독으로 생활하던 수컷이 암컷 주위에 모여 동서생활(同棲生活)을 하는데, 가장 힘이 센 놈이 암컷과 한 조가 된다. 암컷이 임신을 하면 수컷은 또다시 단독생활을 한다. 비교적 좁은 지역을 선택하여 서식하며 주로 함경도와 평안북도에서 서식한다.

반달가슴곰은 몸통길이가 138∼192㎝로 불곰에 비하여 작다. 몸 전체가 광택 있는 흑색이며 대부분 앞가슴에 반달 모양의 큰 흰무늬가 있다. 코는 뾰족하고 짧으며 이마는 넓지만, 귀는 비교적 커서 옆으로 돌출되어 있다. 발가락은 불곰보다 짧지만 발톱은 날카롭고 예리하며 구부러져 있다.

나무의 어린 싹이나 잎 · 뿌리 등 식물성 먹이를 먹고 생활하는데, 갑충과 곤충의 번데기, 가재나 작은 물고기, 새의 알이나 새끼들을 잡아먹기도 한다. 식사가 끝나면 반드시 물을 마시는 습성이 있다. 산간벽지에서는 농경지와 채소밭에 내려와서 농작물을 먹어 피해가 크다.

교미시기는 7∼9월로 수컷 여러 마리가 암컷 주위에 접근하게 되는데 격렬한 투쟁은 없다. 임신기간은 210일로, 두 마리의 새끼를 낳는다. 새끼는 크기가 20㎝ 정도이다. 2주일이 경과하면 급속도로 성장하기 시작하여 3개월이 지나면 어미곰의 뒤를 쫓아다닐 정도가 된다.

새끼곰은 1년간 어미 옆에서 동거생활을 하는데, 어미가 새끼를 가지게 되면 쫓겨나서 독립생활을 한다. 생후 6년이 지나면 번식능력을 가지게 되어 15살까지 계속되며, 수명은 대개 60∼70년이다. 겨울잠은 남쪽을 향한 통나무 구멍을 택해서 자는데, 자기 전에 높은 나뭇가지에서 떨어져 몸의 지방층이 충분히 발달하였는지 시험하여 본다.

겨울잠에 알맞은 통나무를 발견하게 되면 이[齒]와 날카로운 발톱으로 출입구를 넓힌 뒤에 지표면으로부터 4, 5m 높은 곳에서 3월 중순까지 잔다. 월동한 통나무의 위치가 안전하다고 인정될 때는 2, 3년 동안 같은 구멍을 사용하는 습성이 있다. 반달가슴곰은 설악산 · 지리산 · 백두산에서 채집된 기록이 있다.

곰의 고기와 기름은 한방에서 약재로 이용되어 왔으며, 특히 곰의 쓸개인 웅담은 한방에서 중요한 약재로 열병과 간염 · 소화불량 · 위통 · 혼수 · 소아감질(小兒疳疾) 등을 치료하는 데 이용된다.

또, 곰의 발바닥요리는 8진미의 하나로 중하게 여겼는데, 그것은 곰이 겨울잠을 자는 동안에 음식을 먹지 않고 발바닥만 핥기 때문에 진미가 된다는 것이다. 우리 나라 최고(最古)의 조리서인 ≪규곤시의방≫에도 웅장(熊掌)이라고 하여 곰의 발바닥요리가 기록되어 있다.

곰은 우리 민족이 고대로부터 신성시하였던 듯하다. ≪삼국유사≫에는 여러 곳에 곰의 이야기가 나온다. 고조선조에 실린 단군신화를 보면 곰은 인내심이 강한 동물로 나타난다. 인간이 되기 위해서 환웅(桓雄)이 주는 쑥과 마늘을 먹으며 햇빛을 보지 않고 동굴 속에서 21일을 견디어 내었다.

그 결과 곰은 여인으로 변하였고 단수(壇樹) 아래에서 아기 갖기를 기원하여 환웅과 결합하여 국조인 단군(檀君)을 낳았다. 여기서 곰은 인내심이 강할 뿐 아니라 자신이 이루고자 하는 바를 끝까지 해내고야 마는 동물로 드러난다.

이와 같은 곰의 인내심은 웅녀가 국모신이 됨에 따라 우리 나라 여성의 한 표상으로 인식되기도 하였다. 또, <가락국기 駕洛國記>에는 김수로왕(金首露王)의 비 허황옥(許黃玉)이 곰을 얻은 꿈을 꾸고 태자 거등공(居登公)을 낳았다는 기록이 있는데, 여기서 곰은 상서로운 동물로서 인식되었다.

그리고 대성효이세부모조(大城孝二世父母條)에는 김대성(金大城)과 관련된 기록이 있다. 즉 대성이 장성하자 사냥을 좋아하였는데 어느 날 토함산에 올라가 곰을 잡았다.

그런데 그날 밤 꿈에 곰이 귀신이 되어 나타나 환생하여 대성을 잡아 먹겠다고 위협하여, 대성이 용서를 빌자 절을 세워달라고 하므로 곰을 잡은 자리에 절을 세웠는데, 이것이 장수사(長壽寺)라는 것이다. 또한 이여송(李如松)의 출생담으로 곰의 이야기가 채록되었다.

즉, 여송의 아버지는 성주 이씨(星州李氏)인데 그의 아내가 곰에게 업혀 산중으로 가서 굴에 갇히고 곰과 관계하여 여송 · 여매(如梅) · 여백(如柏)의 삼남매를 낳았다는 것이다. 여송이 열 살이 되었을 때 곰의 굴을 탈출하여 고향 성주로 왔다가, 여송이 역적의 기상이 있다고 하여 다시 중국으로 들어가서 명장이 되었다는 것이다.

이처럼 곰이 위인의 혈통과 관계를 가진다는 이야기도 곰을 신성시하였던 의식이 반영되어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한편, 곰은 미련한 동물로 인식되기도 하였다.

미련한 사람을 곰이라고 하고, 급히 해야 할 일을 느릿느릿할 때 ‘곰 가재 뒤지듯’이라고 하며, 둔하고 미련하여 제가 저를 해치는 짓을 할 경우 ‘곰 창날 받듯’이라는 속담을 쓴다. 또한, 일한 사람은 제쳐놓고 엉뚱한 사람이 보수를 차지할 때 "재주는 곰이 넘고 돈은 왕서방이 받는다."라는 말을 쓴다.

곰에 관한 민담에서도 곰의 미련한 성격은 잘 나타난다. 곰 다니는 길에 망태에 큰 돌을 넣어 달아놓으면 곰이 머리로 이것을 받고 또 받다가 결국 죽는다는 것이다. 또한, <삼부자 곰잡기>라는 소화(笑話)도 삼부자가 번갈아가며 곰을 때리면 곰은 새로이 때린 사람을 공격하려고 목표를 계속 바꾸다가 지쳐서 죽는다는 이야기이다.

그 밖에 <수콤잡기>라는 이야기도 있는데, 이는 큰 나무를 베고 나무 그루터기를 쪼갠 뒤 쐐기를 박고 그 안에 먹을 것을 넣어놓으면, 곰이 그 위에 걸터앉아 쐐기를 빼다가 불알이 찢겨 죽는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곰 포획담에서 곰은 미련하고 어리석으며, 한 가지 방법을 끝까지 일관성 있게 행하는 동물로 나타남을 본다. 전설이나 민담에 나타나는 곰은 인정이 많은 동물이기도 하다.

충청남도 공주에서 전승되는 <곰나루 전설>은 산중에 갔던 청년이 곰과 혼인하여 아기까지 낳았는데, 뒷날 곰의 굴을 탈출하여 도주하자, 곰은 뒤따르며 애타게 울부짖다가 아기까지 강물에 던지고 빠져죽었다는 이야기이다. 이와 비슷한 민담이 <곰과 혼인한 사람> · <새끼를 잃은 곰의 성질> 등의 이름으로 각지에서 채록되었다.

참고문헌

『삼국유사(三國遺事)』
『동의보감(東醫寶鑑)』
『한국민간전설집』(최상수, 통문관, 1958)
『한국동식물도감』 7-동물편-(원병휘, 문교부, 1967)
『한국구비문학대계』(한국정신문화연구원, 1980∼1988)
「鮮滿哺乳類에 대하여」(黑田, 『動雜』 Vol.29. No.349, 1917)
「朝鮮産 陸棲動物에 대하여」(岸田, 『動雜』 43, 1931)
「곰의 習性에 대하여」(犬飼, 『식물 및 동물잡지』 44, 1933)
List of Small Mammals from Korea and Quelparts(Thomas,O., P.Z.S., London, 1906)
Second List Mammals from Korea(Thomas,O., P.Z.S., London, 1907)
On a new species of shrew from Corea(Arthur de Carle Sowerby, Journal of Natural History Series 8 Vol.20, 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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