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해를 받는 정도는 작물의 종류와 성장 정도에 따라서도 다르며, 저온 정도·저온 기간 등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1980년의 여름은 오호츠크해 고기압이 강하게 확장되어 중국의 양쯔강 하류 지역까지 영향을 미쳤기 때문에 거의 한반도 전역에 냉하(冷夏)를 기록하였다. 당시 논벼를 비롯하여 각종 농작물이 큰 냉해를 입었고, 특히 300m 이상 되는 고랭지와 동해안 지방에서 피해가 컸었다. 그 외에도 여름 장마가 오래 지속되어 저온소조가 지속되는 경우 종종 냉해를 입게 되며, 특히 산간·고랭지에서는 기온이 평년보다 조금만 낮아져도 그 피해가 크다. 1980년과 1993년에 나타난 저온현상은 지연형과 장해형 냉해를 동반하였고, 1988년 8월 중순에 태백준고랭지대에 나타난 냉해는 전형적인 장해형 냉해였다. 여름철 우리나라에 나타나는 저온 현상은 주로 오호츠크고기압의 확장이 원인이 되는 동해형 냉해인데, 이 냉해는 그 기간이 길고 피해가 크다. 동해형 냉해는 우리나라를 종단하여 그 동쪽에 피해가 큰 것이 특징이다.
인위적 원인에 의한 냉해는 품종·육묘(育苗)·이앙기(移秧期)·시비(施肥)·물관리·병충해방제 등이 그 지역 기후 조건에 부적절하여 입는 경우이다. 최근 다수확 신품종의 개발로 수확량이 급격히 늘어났지만 이상냉하(異常冷夏)가 되는 경우 그 피해가 다른 재래 품종에 비해 훨씬 심한 경우가 종종 있다.
냉해의 양상으로는 작물 생육 초기부터 출수기(出穗期 : 이삭이 나는 시기)에 이르기까지 여러 차례의 냉온 현상으로 인해 수확량이 떨어지는 지연형(遲延型) 냉해와, 생식 기관이 정상적으로 형성되지 못해 부실한 열매를 맺게 되는 장해형(障害型) 냉해, 광합성 및 질소 대사의 이상으로 병균의 침입에 대항하는 능력이 감소되는 병해형(病害型) 냉해가 있다.
이들 냉해가 일어나는 원인은 크게 자연적 원인과 인위적 원인으로 나눌 수 있다. 자연적 원인에 의해 나타나는 냉해는 한반도 북동쪽에 위치한 차갑고 습기가 많은 오호츠크해 고기압이 이상 발달하여 남서쪽으로 확장해 와서 한반도에 오랫동안 영향을 미칠 때 나타난다. 이때는 북동풍이 동해 연안을 따라 남쪽으로 내려오는 한류 위를 지나기 때문에 더욱 저습해져서 그 영향을 받는 지역은 저온소조(低溫少照)의 상태가 지속된다.
한국에서 냉해가 문제시 되는 주된 작물은 논벼(水稻)로서 주로 고위도 지방이나 산간지방에서 발생하며, 때에 따라 전국적으로 냉해를 입은 경우도 발생한다. 벼는 일반적으로 남방인 인도계 품종이 일본계 품종보다 영향을 크게 받으며, 통일계 품종들도 영향을 크게 받는다. 국지적으로는 산간지대의 찬바람이 저지대로 흐르면서 저지대의 과수원 지대에서 발생하는 냉해도 있다.
냉해의 대책으로는 지연형 냉해인 경우 보온절충 못자리나 비닐 못자리를 이용한 조기 육묘나 조기 재배를 하는 것이 효과적이며, 장해형 냉해의 경우는 추위에 강한 품종을 많이 개발하여 보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이 밖에도 인산이나 칼륨비료 사용량을 늘리거나 관배수(灌排水)의 조절로 비료의 효과를 높임으로써 영양 상태를 조절하고 출수기를 변화시키는 것도 냉해를 방지하는 하나의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