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량고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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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을 지을 때 기둥을 세우고 보를 얹은 다음 마룻대를 올릴 때 지내는 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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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집을 지을 때 기둥을 세우고 보를 얹은 다음 마룻대를 올릴 때 지내는 고사.
내용

한옥의 경우 마룻대를 올리면 외형은 마무리되고 이후부터는 벽을 치고 마루를 놓는 따위의 내부공사로 들어가게 되므로, 상량을 올리는 일은 큰 고비를 넘기는 중요행사가 된다. 따라서 상량고사에는 지금까지의 노고를 자축하고 새로운 과정을 시작하는 다짐의 뜻이 포함된다. 상량고사를 건축의례 가운데 가장 성대히 지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제물로는 떡 · 과일 · 술 따위를 마련하나, 그 내용이나 양은 주인의 경제적 형편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돼지를 보기로 들면, 일반적으로는 머리만을 준비하나 크게 차리는 집에서는 통으로, 그것도 여러 마리를 목판에 담아 늘어놓는다. 쌀도 서민층에서는 한 바가지쯤 떠놓지만 있는 집에서는 가마니째 바치며, 무명 · 모시 · 광목 따위의 피륙을 필로 쌓기도 한다. 또, 충청도의 내륙지방에서는 제물로 반드시 팥죽을 마련하며, 경기도에서는 켜마다 팥고물을 안친 시루떡을 준비한다. 이것은 동짓날의 팥죽처럼 붉은 기운이 잡귀를 물리친다는 속신(俗信)에서 비롯된 것으로 생각된다.

이러한 제물을 비롯하여 돈이나 주1은 물론이고, 바닥에 깔았던 새돗자리까지 목수가 차지하지만, 이것만으로도 부족해서 ‘그네 태우기’를 한다. 지붕에 올라간 목수 두 사람이 양쪽으로 대공 위치에 서서 마룻대(상량, 종도리)를 묶은 무명천을 각각 들어올린다. 마룻대가 1m쯤 떠오른 위치가 되면 고정시켜서 그네 모양으로 만든다. 목수는 주인을 이 위에 태우고 줄을 흔들면서 집을 짓고 살면서 부귀공명을 누리게 되고 자손도 번창하리라는 덕담(德談)을 늘어놓는다.

주인은 이때 상량채(上樑債)라 하여 현금을 마룻대에 얹어놓거나 백지에 금액을 써서 붙이기도 한다. 목수들은 주인의 친척이나 구경꾼까지 그네에 태우고 덕담을 늘어놓는데, 이들도 역시 돈을 내어 주인에게 축하의 뜻을 나타낸다. 상량일을 목수의 생일이라고 하는 것은 이처럼 재물이 많이 생기기 때문이며, 노느매기는 대목수가 전체의 반을 차지하며 나머지는 목수의 수대로 고르게 나눈다. 한편, 상량목의 머리, 즉 나무뿌리에 해당하는 쪽에 쌀 한줌을 담은 백지와 북어 · 실타래 · 돈 따위를 무명 자투리에 매달아둔다. 이 가운데 북어는 뒤에 토역장이나 기와장이가 술안주를 하도록 그대로 두며, 쌀은 집 짓고 나서 돌이 되는 날 떡을 해먹기도 한다.

상량에는 상량문(上樑文)이라 하여 개기일(開基日), 집 지은 해 · 달 · 날 · 시, 좌향(坐向) · 축원문 따위를 상량의 받침도리 바닥에 써놓는다. 축원문은 대체로 “應天上之三光 備人間之五福(하늘의 해 · 달 · 별님은 감응하시어 인간의 오복을 내려주소서).”라고 쓰며, 이밖에 “龍飛鳳舞(용은 날고 봉은 춤추다).”라는 서구(瑞句)나 오행(五行)을 나타내는 글귀를 적기도 한다. 상량문 좌우 양끝에는 ‘龍(용)’자와 ‘龜(구)’자를 서로 마주 대하도록 써둔다. 용과 거북은 물의 신(水神)이므로 이렇게 적어두면 화재를 막을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참고문헌

『한국의 옛집』(김광언, 마당, 1982)
『한국민속종합조사보고서』-제주·충남편-(문화재관리국, 1974·1975)
『한국고건축단장』하(신영훈, 동산문화사, 1975)
주석
주1

아직 끊지 아니한 베, 무명, 비단 따위의 천을 통틀어 이르는 말. 우리말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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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필자
김광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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