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께끼는 어떤 사물을 빗대어 말하여 그 뜻이나 이름을 알아맞히는 놀이이다. 일부러 전혀 다른 무엇을 암시할 의도를 가진 말로 어떤 사물을 묘사하고, 상대방으로 하여금 그 대상물을 찾아내도록 요구하는 문학 형식이다. 수수께끼의 구성은 설문과 응답으로 이루어지고 표현은 고의적인 오도성(誤導性)과 은유적 표현 방식을 쓴다. 전승 방식에 따라서 문헌 전승과 민간 전승으로 나눌 수 있는데, 문헌 전승 수수께끼는 지식인의 해박한 학식의 표현이고, 민간 전승 수수께끼는 민중의 소박한 지식의 표현이다.
수수께끼는 일부러 전혀 다른 무엇을 암시할 의도를 가진 말로 어떤 사물을 묘사하고, 상대방으로 하여금 그 대상물을 찾아내도록 요구하는 문학 형식이다. 대개 한 개의 단어, 또는 1행 내지 2행의 단문장으로 이루어져 있어서 누구나 기억하기가 쉽고, 전달과 보급이 쉬울 뿐 아니라, 개인 창작의 것이 아니고 심리적 및 기능적 필요에서 생겨난 인간적 언술(言述)의 근원 형태라고 할 수 있다. 수수께끼 문항에는 단문형(單文型) · 혼문형(混文型) · 설화형(說話型)이 있고, 답항에는 단어형 · 완문형(完文型) · 단구형(單句型)이 있다.
명칭은 표준어로는 ‘수수께끼’, 방언으로는 ‘수수꺼끼 · 쉬시께끼 · 수수적기 · 수지적기 · 시끼저름 · 두리치기 · 수때치기 · 준추세끼 · 수수잡기 · 수지기 · 예숙제낄락 · 걸룩락’ 등이 있고, 한자로는 ‘미(謎)’라고 한다.
수수께끼의 구성은 설문과 응답으로 이루어진다. 그래서 구연(口演)에 있어 화자(話者)와 청자(聽者)는 설문과 응답을 주고받으면서 쌍방향으로 참여한다. 설문은 개념을 정의하는 부분으로 대개 의문형의 문장을 취하는 것이 보통이나, 상황에 따라서 생략되기는 한다. 반면 응답은 주로 하나의 단어로 이루어진다. 설문의 내용은 주제의 형태 · 기능 · 행동에 관한 것이다.
수수께끼 주제의 내용은 주로 인간을 둘러싸고 있는 물질 세계와 유관한 것으로 인간 및 인체에 관한 것, 동식물 및 이들과 연관된 사물, 자연 현상 및 풍토, 천체에 관한 것, 일상생활(의식주) 영위하기 위한 기구에 관한 것이다.
수수께끼의 표현은 고의적인 오도성(誤導性)을 띤다. 어떤 사물의 의미를 감추어서 그 결과 청자의 지적 상상력을 계발시키기 위하여 의도적으로 애매한 용어들을 차용한다. 그러므로 암시가 될 만한 점은 슬쩍 피하여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자칫하면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은유적 표현 방식을 사용한다. 은유는 사물의 속성을 관찰하여 유사점과 차이점을 이용하는 기초적 정신 과정의 결과를 표현하는 방법이다. 수사법상에서 말하는 은유(metaphor)인 셈이다. 속담도 은유를 사용하지만, 수수께끼와 근본적인 목적이 서로 다르다. 속담의 은유 사용은 특수한 것을 일반화하는 데 반해, 수수께끼는 일반적인 것을 특수화한다. 제주특별자치도 신화 「천지왕본풀이」」의 ‘동산의 풀은 짧고 구렁의 풀은 큰 이유’에 대한 수수께끼에서 대별왕의 대지의 풀과 사람의 터럭을 동일시하는 은유의 방법을 사용한다.
수수께끼는 오락적 기능, 지력 계발의 기능, 문학 작품 속에서의 제의적 기능을 지닌다. 즐거움, 심심풀이를 위한 오락적 기능은 모든 문학 장르 전반의 공통된 기능이지만 오직 흥미 그 자체만으로써 끝나는 것이 수수께끼의 특징이다. 화자와 청자는 수수께끼를 주고받는 과정에서 상대방의 지적 능력을 계발시킨다. 특히 한자의 자획을 해체하여 맞추는 놀이의 파자(破字) 수수께끼는 흔히 지력을 시험하기 위해 사용된다.
어떤 특정 민족에게 있어서 수수께끼는 통과 의례와 뗄 수 없는 관계를 맺고 있다. 문학 작품에서 수수께끼는 주인공의 지력을 시험하는 수단으로 많이 사용된다. 문학 작품 속에 수수께끼 근저에는 제의성이 깔려 있다. 민담에서 주인공이 난제를 해결하고 아내를 얻게 되는 일련의 과정은 의례의 흔적이라 볼 수 있다. 우리나라 옛 문헌 『삼국사기』 「고구려본기」에서 유리는 동명왕의 아들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왕이 떠날 때 남긴 수수께끼를 풀어야 한다. 유리는 ‘칠릉석상송하(七稜石上松下)’에 있는 부러진 칼을 찾아서 태자로 인정받으며 고구려 사회의 일원이 된다. 이 신화에서 수수께끼 풀기는 성년 의례의 중요한 과제로서의 제의성을 지닌다.
민담 「공자와 방울이」에서 아이는 공자와의 수수께끼 대결을 통해 학문적 열세, 현실적 불평등, 신분적 멸시를 적극적으로 극복해 낸다. 「떡보와 사신」」에서는 사신과 떡보의 수수께끼 대결이 잘못된 해호의 과정에서 아이가 승리한다. 이 수수께끼는 중국의 공식적인 사신을 맞서는 인물이 조선의 모자란 인물이라는 대결 상황의 불균형 속에서 수수께끼의 제의성이 창출하는 시험과 경합의 상황으로 객관적인 불균형 상황을 전복시킨다.
수수께끼는 전승 방식에 따라 문헌 전승과 민간 전승으로 나눌 수 있다. 수수께끼의 제의 기원설을 주장하는 호이징하는 인간은 우주 질서와 인간 존재의 불가사의에 대한 인식을 수수께끼로 표현했다고 한다. 따라서 수수께끼 연원은 인류 문명의 역사만큼이나 오랜 연원을 가졌으며, 수수께끼적 의문에서부터 존재의 신비를 사고하던 고대의 철학적 사고가 탄생했고, 고대의 서사시에서 나오는 신비스런 질문들은 모두 이런 연원으로부터 출발한 것이라 주장한다.
기원전 12세기 『구약성서』 「사사기」에는 ‘먹는 자에게서 먹을 것이 나오고, 강한 자에게서 단것이 나왔느니라’라는 삼손의 수수께끼(Samson's riddle)가 나타난다. 우리나라에서는 문헌 전승의 수수께끼는 『삼국사기』(1145), 『삼국유사』』(1285)까지 소급하여 찾아볼 수 있고, 무속신화나 민담에 담긴 민간 전승의 수수께끼는 장르적 성격상 문헌 자료보다 더 고대의 사정을 반영할 수도 있다.
민간 전승 수수께끼는 민중의 소박한 지식의 표현이다. 개인이 아닌 민중 공동의 소산이므로 세계 도처에 유사한 내용의 수수께끼가 존재할 수 있으며 광역에 걸쳐 구전으로 전파가 이루어진다. 함경도 구전 신화 「창세가」의 미륵과 생쥐의 물과 불의 근본에 대한 수수께끼는 일종의 신성 유희로서 우주와 자연과 인간에 대한 원초적 물음을 내포한다는 점에서 신화 또는 제의적 수수께끼의 한 전형이라 할 만하다. 제주특별자치도 신화 「천지왕본풀이」에서의 대별왕과 소별왕의 인세 차지 시합 종목으로서 수수께끼는 경합형 수수께끼의 신화적 모형이다.
문헌 전승은 지식인의 해박한 학식의 표현이다. 그래서 인공적이며, 전파의 폭이 제한적이고 문자로 기록되어 전해진다. 『삼국유사』 권1 기이(紀異)편 「선덕왕 지기삼사(善德王知幾三事)」에서 선덕여왕은 당 태종이 보낸 붉은색, 자주색, 흰색의 세 가지 색깔로 그린 모란 그림과 모란꽃씨 서 되를 받고, 그림 풀이를 통해 훗날 그 꽃씨가 피운 꽃에서 향기가 나지 않을 것이란 걸 예언했고, 그림을 보낸 당 태종의 숨은 의도를 알아냈다.
『삼국유사』 권1 기이(紀異)편 「사금갑(射琴匣)」조에서는 소지왕의 명령으로 까마귀를 쫓아가던 기사가 연못 속에서 나온 노인에게 받아온 편지 겉봉에는 '겉봉을 열면 두 사람이 죽을 것이고, 떼어 보지 않으면 한 사람이 죽을 것이다〔開見二人死 不見一人死〕.'라고 적혀 있었다. 일관이 두 사람은 백성이고, 한 사람은 왕이라고 수수께끼를 풀이하여 왕은 자신의 목숨을 노리던 왕비와 왕비의 간부(姦夫)를 처치하고 목숨을 구한다. 또 같은 책 「태종춘추공(太宗春秋公)」조에 소정방(蘇定方)이 신라에 보낸 의미 불명의 그림 화독화란(畫犢畫鸞)을 원효(元曉)가 반절(反切)로 풀어 ‘속환(速還)’의 뜻으로 해석한다.
『삼국유사』 권2 「문무왕법민(文武王法敏)」조에서는 거득공(車得公)이 안길(安吉)의 후대를 받고 떠날 때 “나는 서울 사람이다. 우리 집은 황룡사와 황성사의 두 절 사이에 있고, 내 이름은 단오다. 그대가 만약 서울에 올 기회가 있거든 우리 집을 찾아 주면 고맙겠다〔僕京師人也 吾家在皇龍皇聖二寺之間 吾名端午也 主人若到京師 尋訪吾家幸矣〕.”라는 수수께끼를 남기고 떠났다. 뒤에 안길이 서울에 ‘기인(其人)’으로 가게 되어 단오의 집을 찾았으나 아는 사람이 없었다. 그런데 길 가던 한 노인이 “두 절 사이에 있는 한 집이란 아마도 대궐 안을 말하는 것이겠다. 단오란 거득공을 가리키는 것이다〔二寺間一家殆大內也 端午者 乃車得公也〕.”라고 풀었다. 이 밖에도 『삼국유사』에는 ‘예조(豫兆)’와 관련된 수수께끼가 상당하다. 『삼국유사』 이후에도 각종 문헌들에서 수수께끼의 단편적 자료들이 발견된다.
문헌 전승의 수수께끼는 문화적 상징을 내포하고 있으며 풀이를 통해 국가의 난제를 해결하는 중요한 기능을 한다. 문헌 자료의 국운, 즉위, 혼인을 위한 수수께끼는 구전 전승되는 민담에서도 흔하게 확인된다. 「천자를 이긴 아이」에서는 중국과 조선 아이가 조선의 국운을 놓고 펼치는 수수께끼이며, 「무학대사와 이성계의 개국」에서는 왕의 즉위를 위한 수수께끼이다. 「대원군의 자부 간택」에서는 지혜롭고 현명한 왕비를 뽑는 즉, 왕실의 혼인을 위한 수수께끼, 「십년공부」나 「괄시받는 막내사위 보복」에서는 언어 ‘경합’을 위한 수수께끼이다.
문헌 자료와 구전 자료에서의 상당히 유사한 수수께끼 내용의 면모를 통해 한국적 수수께끼 전통과 수수께끼 문화의 양태를 감지할 수 있다.
일반적인 수수께끼를 하나의 민간 문예로서 의식적으로 수집하였던 것은 비교적 근대의 일이다. 수수께끼의 집성은 설화 · 민요 · 속담보다도 훨씬 연조가 얕다고 볼 수 있다. 최초의 수수께끼의 모음은 1923년 덕흥서림에서 발행한 『무쌍주해신구문자집(無雙註解新舊文字集)』인데, 이 책은 ‘부 파자 급 수수ᄭᅥᆨ기’라는 부제로도 짐작될 수 있듯이 순수한 수수께끼집은 아니다.
그 밖에 편찬자 및 편찬 연대 미상의 『이언총림(俚諺叢林)』에도 상당수의 수수께끼 자료들이 수록되어 있다. 사실상의 한국 최초의 수수께끼집은 1925년에 조선총독부에서 조선민속자료 제1집으로 발간한 『조선의 수수께끼(朝鮮の謎)』인데, 이 책에는 총 888종의 자료가 수록되어 있다. 이 책은 한국 최초의 수수께끼집이라는 점뿐만 아니라, 체계적인 수수께끼 분류를 제일 처음 시도하였다는 점에서 의의를 지닌다. 구성 체재는 우리말을 먼저 놓고 일본어역을 나중에 실었으며, 필요에 따라 주를 달고 간혹 삽화를 써서 이해를 돕고 있다. 그 밖의 일반적 수수께끼집으로는 최상수(崔常壽)의 『조선수수께끼사전』(朝鮮科學文化社, 1949), 이종출(李種出)의 『한국의 수수께끼』(螢雪出版社, 1965), 김성배(金聖培)의 『한국수수께끼사전』(언어문화사, 1973)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