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민족의 시조인 단군왕검(檀君王儉)의 어머니이다.
『삼국유사』고조선 왕검조선조(古朝鮮王儉朝鮮條)에 의하면 원래 곰이었으나 하늘에서 내려온 환웅(桓雄)에게 호랑이 한 마리와 함께 사람이 되게 해달라고 빌었다고 한다. 환웅으로부터 쑥 한 줌과 마늘 20개를 받아먹으면서 삼칠일 동안 햇빛을 보지 않자 문득 여자의 몸으로 변하였다. 그러나 호랑이는 이를 참지 못해 실패하였다. 웅녀는 혼인해서 같이 살 사람이 없자 날마다 신단수(神壇樹) 밑에서 아기를 갖게 해달라고 기원하였다. 이에 잠시 사람으로 변신한 환웅과 혼인해 단군왕검을 낳았다고 한다.
단군신화는 생물학적·언어학적 의미와 문화사적 사실이 중첩되어 형성된 복합적인 논리체계를 상징하고 있다. 곰 제의대(祭儀帶)는 지구의 북반구 전역에 광범위하게 분포되어 있다. 특히 동북시베리아를 중심으로 한 지역에서는 곰을 신 또는 조상으로 숭배하는 풍습이 있다. 이 지역과 신석기문화의 밀접한 관련성의 1차적 의미는 수렵삼림 문화단계에서 성수(聖獸, 神獸) 관념이 적용되는 생물학적 의미로서의 곰이다. 그러나 시간·공간의 이동과 인문(人文)의 변천에 따라 웅(熊)의 2차적 의미는 ᄀᆞᆷ·검·금·곰·개마·고마 등에서 보이는 것처럼 신·무(巫)·군(君)·인(人)을 나타내는 언어로 변화했다.
동북시베리아에서는 무당의 명칭을 Kam·Gam이라 했고 고(古)터키·몽고·신라·아이누족·일본에서는 신을 Kam·Kamui 등으로 호칭하였다. 이처럼 신의 뜻을 가진 ‘곰’이라는 단어는 농경문화의 시작과 곰의 생물학적 특성인 재생관념(再生觀念)에 의해 지신(地神)이라는 3차적 의미를 갖게 되었다. 농경문화 단계에서 지신은 생산기능을 가진 대지를 상징하므로 일반적으로 여성적 성격을 가지며 지모신(地母神:熊女)이 된다.
웅녀의 지모신적 성격은 천신(天神)이며 부신(父神)인 환웅과 결합함으로써 스스로 상대적 존재임을 드러낸다. 이 같은 지모신적 성격은 문화사적으로 볼 때 천손강림신화(天孫降臨神話)를 가진 문화집단의 도래 이전에 이미 농경문화 집단이 선주(先住)하고 있었음을 반영하고 있다.
이승휴(李承休)의 『제왕운기』에서는 신화구조상 단수신(檀樹神)이 웅녀와 동일한 위치에 있다. 그러나 웅녀는 단수신에 비해 환웅과의 갈등대립의 관계가 분명하며 그 극복과정이 복잡하다. 이것은 웅녀가 단군왕검의 탄생으로 상징되는 단군신화의 논리를 부각시키기 위해 설정된 존재임을 시사하고 있다. 웅을 모계추장(母系酋長)의 표상으로 보는 경우도 있으며, 웅녀를 곰토템(totem)을 가진 모계중심사회(母系中心社會)의 고마족 여성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 또한 웅녀를 곰암(암콤)으로서 여성격을 가진 지상신으로 보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