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승(禪僧). 성은 김씨. 사병원외(司兵員外) 확종(確宗)의 아들이다. 일찍이 부모가 죽자 가야산으로 출가하여 선융(善融)의 제자가 되었다. 874년(경문왕 14)가야산 수도원(修道院)에서 구족계(具足戒)를 받고 삼장(三藏)을 공부하여 깊은 뜻을 밝혔다.
다시 선법(禪法)을 배우기 위하여 여러 곳을 탐방하다가 우리 나라 최초의 선찰(禪刹)인 설악산 진전사(陳田寺)를 찾아가 도의(道義)의 탑에 제자의 예를 올렸다. 그곳에서 수도하여 스승없이 깨달음을 얻었으며, 다시 김해로 옮겨 후학들을 지도하였다. 그 뒤 후백제와 태봉이 일어나자 소백산으로 들어가 한 절을 중수하고 수도하였다.
이 때 고려의 태조가 찾아와서 법문을 청하였다. 설법에 크게 감화를 받은 태조가 삼국을 통일한 뒤 경산에 머물기를 간청하였으나 사양하였고, 다시 소백산으로 돌아가 얼마 뒤 입적하였다. 시호는 진공, 탑호는 보법(普法)이다. 비문은 왕명으로 이환추(李桓樞)가 찬하였으며, 비는 소백산 비로암에 있다. 법을 이은 제자로는 현양(玄讓) 등 400여 명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