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

가족
개념
부부 관계를 구성하는 남자.
내용 요약

남편이란 부부 관계를 구성하는 남자이다. 특히 가부장제 사회였던 우리나라 전통 사회에서 남편은 집안의 대소사를 관리하거나 감독하는 권리를 가진 가족의 대표자였다. 그러나 현대 사회에서 여성의 학력이 신장되고 또 맞벌이로 인해 여성의 경제력이 생기면서, 남편은 아내와 역할을 공유하고 가사를 분담하며 상호 보완적인 관계를 가지게 되었다.

정의
부부 관계를 구성하는 남자.
전통 사회에서 남편의 존재와 권한

남편은 아내의 배우자를 가리키는 말이다. 또한 남편은 이러한 기본 개념 외에도 사회 문화적 의미를 추가적으로 가지고 있다. 남편이란 부부 관계에서 아내의 배우자이며, 동시에 한 가정을 책임지고 대표하는 가장의 책임과 의무를 행하는 사람이다. 즉 남편은 사회적으로 한 가족의 대표자로서 세대주가 되며, 가족의 경제를 평생 동안 책임지는 사람이다.

특히 우리나라 전통 사회에서는 남편은 아내에 비해 절대적인 위치를 가졌다. 이는 남편이 가장(家長)으로서 부계 사회의 핵심 구성원이 되기 때문에 남편은 아내보다 중요한 존재라는 의식이 있었고, 이는 우리나라 전통 사회의 가족 제도 및 유교 문화와 관련된다. 즉 전통 부계 사회에서 남편은 가족을 대표하고 가정을 감독하는 가장권(家長權)을 가지는 가부장적(家父長的) 성격을 띠었다. 자녀의 결혼도 가문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면서 배우자의 선택은 당사자가 아니라 부모, 특히 아버지가 결정권을 갖고 있었다.

전통 사회에서 남편의 위치와 역할을 보면, 남편은 가족 내에서 가족을 통솔하는 절대적인 권한을 가졌고 대외적으로 가족을 대표하는 권한을 가지고 있었다. 이러한 권한을 가부장권(家父長權)이라고 한다. 전통 사회에서 가부장제란 사회 제도와 문화적 차원의 기제를 매개로 나타나는 남성에 의한 가족 지배를 뜻한다. 전통 사회인 조선시대 가족의 목표는 가장권의 계승 및 가문의 계승이라고 할 수 있으며, 이 목표를 완수하는 사람이 바로 남편이다.

이처럼 전통 사회에서 남편의 가장권은 막대한 영향력을 가졌다. 가장이란 ‘하늘로부터 부여된’ 절대적인 권력을 갖는 존재로서, 그 권위는 누구도 범접하지 못하는 것이다. 가장은 가족 내에서 가장 연장자인 남성이며, 조상에 대한 제사를 주관하는 사제로서의 역할도 담당한다. 뿐만 아니라 가족을 대표하는 대표권, 가족의 재산을 관리하고 소유하는 재산권 및 가족 구성원의 생활을 감독하고 지도하는 주1을 갖는다. 따라서 남편은 가장으로서 효의 가족 윤리를 기반으로 가족 내의 생활 질서를 조직해 나가는 최고의 관리자 겸 경영자였다.

전통 사회 가족에서 남편의 가부장권의 근거는 부계 혈연의 원리에 의한 것으로서, 가족 내 제반 사항들은 가장의 의견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특히 전통 사회에서 효의 원리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가장권이 더 강화될 수 있는 여지를 제공했으며, 남편은 가족 내 제1인자의 위치에서 배타적인 속성을 가지고 있었다. 이에 반하여 전통 가족에서 아내의 주부권은 어디까지나 남편의 가장권에 종속되는 하위 개념으로 작용하였다. 이런 측면에서 전통 사회에서의 남편은 아내의 배우자 이상의 의미를 가졌다고 볼 수 있다.

한편 조선시대 가족 제도 내에서 남편과 아내의 관계는 상하 관계임에도 불구하고 신분에 따라 달랐음을 추측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사대부 집안에서는 남편과 부인이 서로 높임말을 썼던 것으로 유추할 수 있는데, 최근 이응태의 묘에서 발견된 ‘원이엄마의 편지’를 보면 임진왜란 이전 양반가에서 남편과 아내가 “자네”라는 호칭을 서로에게 쓴 것으로 나타나서 남편과 아내가 서로 동등하게 대한 측면이 있음을 시사한다. 이는 17세기 전, 즉 가부장제가 확립되기 이전에는 남편과 아내의 위치가 평등했음을 보여 주는 일면으로 볼 수 있으며, 앞으로 이에 대한 연구가 더 필요하다고 본다.

우리나라는 17세기를 전후하여 임진왜란, 병자호란 등을 거치면서 대외적인 어려움을 겪었고, 대내적으로는 전쟁으로 인한 봉건 질서의 혼란을 안정시켜야 했다. 이에 조선 중기의 사회에서는 가부장제의 확고한 질서 위에 기존의 신분 체계와 정치, 경제의 지배 구조를 유지하거나 강화시키고자 하였다. 따라서 여성에 대한 지배나 억압, 불평등이 존재할 수밖에 없었으며, 이러한 사회적 배경하에서 남편이 지닌 가장으로서의 권리와 의무를 수행하는 절대적인 권력이 더욱 강화되었다. 즉 남편은 대외적인 기능으로서 가정을 대표하는 대표권을 가지고 있었고, 대내적인 기능으로서 조상 제사 및 가산의 관리, 가족의 부양, 자녀의 결혼 및 교육, 가족원의 징계 등을 포함하여 가족의 대소사 전체를 관장하는 막강한 권리를 가졌다.

현대 사회에서 남편의 위치와 역할 변화

그러나 이러한 절대적인 남편의 위치와 역할은 사회 변동에 따라 점차 변해 왔는데, 특히 현대 사회에 들어오면서 다음과 같은 요인에 의해 남편의 위치와 역할은 크게 바뀌었다. 첫째, 현대 사회에서 여성의 학력이 신장되어 교육을 받은 아내가 남편과 함께 동등한 동반자 관계를 이루게 되면서 가정에서 남편과 아내의 위치가 평등화되는 경향이다. 둘째, 현대 사회에서 직장과 가정이 분리되어 남편은 직장 일에 전념함으로써 가정에 대해서는 거의 무관심하게 되었고, 대신 아내가 집안일을 전적으로 책임지고 주관하는 등 역할 분리가 일어났다. 셋째, 현대 사회에서 맞벌이 가족이 늘어나고 남편과 아내가 함께 경제권을 가지게 됨에 따라 자녀 양육이나 집안일의 의사 결정 등 가정생활의 모든 면에서 남편과 아내가 관리를 공유하는 경향이다.

한편 맞벌이 가정으로 여성의 경제권이 생겨남에 따라 남편과 아내의 권력관계가 동등해지는 경향에도 불구하고, 일부에서는 여성의 직업적 역할이 남성보다 사회적으로 인정받지 못하여 남편이 아내의 직업을 자기 직업보다 덜 중요하게 여기는 경향도 있다. 또 사회의 차별적인 시각으로 인해 전문직을 가진 아내가 자신의 직업을 남편의 직업보다 상대적으로 덜 중요시하고 남편의 일을 우선시하기도 하는데, 이러한 고정 관념이 부부 평등주의에 대한 가치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최정혜, 구명숙, 2010).

이와 관련된 예로서, 결혼 생활에서 남편의 가사 활동 참여를 살펴본 2015년 가족 실태 조사 결과를 보면, ‘남편의 가사일 참여 현황’을 알아보는 가족생활 대부분의 영역에서 ‘대체로 아내가 하고 있다.’는 응답이 많다. 이를 통해 가정 내에서 남편의 가사 분담이 여전히 매우 저조한 상태임을 알 수 있다. 또한 2015년 여성정책연구원 연구 결과에서도 ‘가사를 공평하게 분담해야 한다.’라고 생각하는 남편의 비율은 47.5%지만, 실제로 ‘공평하게 분담하고 있다.’라고 응답한 남편 비율은 16.4%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즉 남편의 가사 분담에 대해 아직은 ‘생각 따로, 행동 따로’인 것을 알 수 있다(최정혜, 서현사, 2018).

현대 가족생활에서 남편의 역할

현대 가족생활에서 남편의 역할을 살펴보면, 사회 변화에 따라 남편의 역할도 그 기대나 수행 양상이 바뀌었다. 현대 사회에서는 남편과 아내가 공동으로 가족생활에 대처하도록 강조되고 있는데, 부부의 공동 역할은 크게 다음과 같은 일곱 가지로 구별되어 나뉜다. 첫째, 경제적 소득을 주로 하는 부양 역할, 둘째, 의식주에 관계되는 가사 역할, 셋째, 자녀를 신체적, 정신적, 물질적으로 보살피는 자녀 양육 역할, 넷째, 자녀의 사회적 행동 양식을 교육하는 자녀 사회화 역할, 다섯째, 심신의 피로와 긴장을 해소하는 오락 및 휴식의 역할, 여섯째, 배우자에 대한 성 역할, 일곱째, 가족 구성원의 문제에 대해 이해와 조언을 하는 치료자 역할 등이다.

또 현대 사회 맞벌이 부부 갈등의 요인에서 남편은 ‘부모 역할 스트레스’가 가장 높고, ‘자녀 역할 스트레스’가 두 번째로 나타난 반면 아내는 ‘가사 관련 스트레스’가 가장 높고, ‘부모 역할 스트레스’가 두 번째로 나타나 부부 간에 차이를 보였다. 이는 아내의 ‘가사 관련 스트레스’가 남편보다 훨씬 높다는 것으로 남편이 아내의 ‘가사 관련 스트레스’에 대해 공감하고 이를 감소시킬 필요가 있다고 본다(최정혜, 2006). 이런 결과를 통해 볼 때, 현대 사회에서 원만한 부부 역할 수행을 위해서는 남편과 아내가 모두 다음과 같은 태도를 가져야 하겠다.

첫째, 남편과 아내 모두 부부 역할에 대해 가지고 있는 태도가 일치해야 한다. 즉 배우자의 역할에 대한 기대 수준과 자신의 역할에 대한 인지 수준이 일치해야 원만한 부부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둘째, 부부는 서로에 대한 역할 평가가 긍정적이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는 부부가 서로에 대한 기대에 부응하는 역할 수행을 하려는 노력이 필요함을 의미한다. 셋째, 남편과 아내가 서로의 역할에 대해 유연한 자세를 가지고 개방적인 대화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역할 갈등이 발생한 경우에 부부 간에 솔직한 대화를 나눔으로써 해결의 실마리를 풀어갈 수 있다. 넷째, 역할 수행에서 남편과 아내 간에 균형을 맞추는 것이 필요하다. 즉 역할 과다인 배우자는 피로와 시간에 대한 갈등이 발생하는 반면, 역할 과소인 배우자는 가정에서 소외되며 외로움, 무력감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오늘날 남편은 가족생활에서 아내와 함께 융통성 있게 역할을 공유하고 가사를 분담하는 상호 보완적 이해와 협력을 꾀할 때 가족생활이 행복할 수 있음을 인식해야 하겠다.

참고문헌

원전

『원이 엄마의 편지』

단행본

최재석, 『한국가족연구』(민중서관, 1966)
이광규, 『한국가족의 구조분석』(일지사, 1975)
최정혜‧구명숙, 『결혼과 가족탐구』(경상대학교출판부, 2010)
유영주‧김순옥‧김경신, 『가족관계학』(교문사, 2013)
최정혜 외, 『한국에서 여성으로 살아가기』(서현사, 2017)
최정혜, 『가족관계 중심으로 본 한국가족의 이해』(정민사, 2018)

논문

최정혜, 「맞벌이부부의 가족스트레스와 가족건강성」(『대한가정학회지』 44(6), 대한가정학회, 2006)
주석
주1

구민법(舊民法)에서, 가독으로서의 권리. 우리말샘

집필자
최정혜(경상국립대학교 명예교수)
    • 본 항목의 내용은 관계 분야 전문가의 추천을 거쳐 선정된 집필자의 학술적 견해로, 한국학중앙연구원의 공식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은 공공저작물로서 공공누리 제도에 따라 이용 가능합니다. 백과사전 내용 중 글을 인용하고자 할 때는 '[출처: 항목명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과 같이 출처 표기를 하여야 합니다.

    • 단, 미디어 자료는 자유 이용 가능한 자료에 개별적으로 공공누리 표시를 부착하고 있으므로, 이를 확인하신 후 이용하시기 바랍니다.
    미디어ID
    저작권
    촬영지
    주제어
    사진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