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은 남자로 태어난 자녀이다. 그러나 이러한 생물학적인 구분 이외에 사회 문화적 의미도 가지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의 전통 사회에서 아들은 가부장제 사회의 특성상 가문을 대표하고 영속시키는 중요한 존재였다. 따라서 전통 사회에서 아들의 중요성으로 인해 남아선호사상이 생겼고, 가족 구성원 간의 모든 대인 관계의 중심이 부자 관계였으며, 부자 관계는 수직 관계로서 아들은 아버지에게 절대복종하는 관계였다. 또한 아들의 중요성은 여성의 지위가 낮은 가족 구조 내에서 모자 관계의 결속을 가져왔고, 이는 고부 갈등의 원인이 되기도 했다.
아들은 부모에게서 태어난 남자 자녀로서, 생물학적 구분에서 딸과 대비되는 개념이다. 또한 아들은 생물학적 의미 외에 사회 문화적 의미도 가진다. 특히, 우리나라의 아들에 대한 개념은 사회 문화적 맥락에서 아들 그 이상의 특별한 의미를 가지고 있는데, 이는 우리나라 전통 사회의 가족 제도와 밀접하게 관련된다.
한국 가족의 특성은 전통 사회에서 물려받은 유교적 가치관 즉 가부장적(家父長的) 가족 제도와 효(孝) 사상 그리고 가문의 영속성이라는 특성을 기반으로 하는데, 이 중심에 아들이 있다. 먼저 가부장제(家父長制)에 대해 살펴보면, 전통 사회인 조선시대에서 가족의 목표는 가장권(家長權)의 계승 및 가문의 계승이라고 할 수 있다. 가장권은 부계의 혈연적 원리에 입각해서 아들 중 장남에게 계승되며, 가장권의 계승이란 곧 가문의 계승이다. 만약 집안에 아들이 없는 경우는 반드시 자기와 동일한 부계의 혈연자를 입양하여 제사와 가계 계승을 도모하게 하였는데, 가부장제 사회에서 가장권의 계승이란 가계를 계승하는 의미뿐 아니라 혈통의 순수성을 보존한다는 중요한 의미가 있다. 즉 우리나라 전통 사회의 가부장제는 아들, 특히 장남의 가계 계승으로 가문을 존속시켰기 때문에 아들은 가문에서 필수적인 존재였다.
두 번째, 효 사상은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가족 가치관이며, 자녀가 부모를 섬기는 것을 의미한다. 효란 부모와 자녀 사이에 존재하는 천륜의 정을 바탕으로 아들이 자신의 마음을 다해 어버이를 사랑함을 의미하며, 이는 인(仁)과 덕(德)의 근본이고 그의 구체적인 표현이 효도이다. 따라서 효 사상은 유교 도덕에서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효를 백행지본(百行之本)으로 존중했으며, 자녀가 가져야 할, 부모에 대한 총괄적인 윤리 체계였다. 이러한 효는 지난 수 세기 동안 동아시아인들의 부모 자녀 관계와 노부모 부양 관행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가치로서, 한국, 중국 및 일본 사람들의 의식과 생활 속에 깊이 자리 잡았다. 효는 가족을 중심으로 하는 부모 부양에 영향을 주는 이념으로서 부모에게 효도하는 이유는 부모가 나를 낳아 주신 은혜와 부모가 나를 길러 주신 은혜 때문이다. 이러한 효는 한국인의 생활 지도 원리이며, 모든 인간 관계에 우선하는 절대적 가치이다. 우리나라의 전통 사회에서 자식은 자기의 주장이 비록 정당하다 해도 부모의 뜻을 거역해서는 안 되고, 부모가 부모로서 역할을 다하지 못하더라도 부모를 극진히 섬겨야 했다. 왜냐하면 효는 전통 사회, 특히 조선시대부터 이어 온 가족 생활의 원리로서 가족사, 가족 관계를 총괄하여 영향력을 미치는 보편적 규범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러한 효의 주체는 바로 아들이었다.
세 번째, 가문의 영속성은 우리나라의 전통 사회에서 집이 과거의 조상으로부터 현재의 나를 거쳐 미래의 후손까지 연결되는 영속적인 집단이라는 데서 기인한다. 따라서 전통 사회에 있어서 가족의 최대 관심은 조상의 유업을 유지하고 발전시켜 자손에게 물려 주는 것에 있다. 즉 제사에 의한 조상 숭배 관념의 계승과 가산의 유지와 확대, 그리고 이를 계승할 아들의 출산이라는 세 가지 측면으로 연결되어 나타난다. 이런 관점에서 아들은 가문을 존속시키는 필수 불가결의 요소이다. 집의 존속은 조상부터 후손에 이르는 무한한 친자 관계의 연속을 뜻하므로, 아들을 출산하지 못하는 것은 곧 가문의 단절을 의미한다. 따라서 아들을 우대하는 남아선호사상이 생겨났고, 부자 관계가 부부 관계보다 우위에 있게 되었다. 또한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집, 가문을 더욱 발전시켜 자손에게 물려주려면 통솔자인 가장이 필요하므로 아들 중에서 장남은 가장이 되어 가족의 대표자인 동시에 역대 조상의 대리자가 되었다. 또한 가족 구성원은 가장을 중심으로 남녀 및 장유의 서열에 따라 각자의 지위와 역할이 결정되었고, 집은 아들 중에서 장남에 의해 계승되므로 차남이 결혼을 하면 분가하여 별도의 집을 마련해야 한다. 즉 장남이 계승한 집은 ‘큰집’, 차남 이하의 아들이 분가해서 만든 집은 ‘작은집’이라고 하며, 이들은 가까운 지역에 거주하면서 ‘한 집안’으로서 협조했다.
다음으로 전통 사회의 가족 구조와 관련해서 아들의 중요성을 살펴보면, 우리나라 전통 사회는 부계 사회로서, 가족 구성원 간에 일어나는 모든 대인 관계의 중심에 부자 관계가 있으므로 형제 관계는 물론 부부 관계도 부자 관계에 종속된다는 것에서 그 특징이 나타난다. 이는 가부장제 가족 내에서 부(父)는 가장으로서 집을 총괄 감독하고, 아들은 자녀로서 그리고 가장의 후계자로서 가부장에 종속되므로 부권(父權)에 복종하여 부자간의 수직 관계가 형성되는 것으로 이어진다.
특히 역사적 맥락에서 아들의 위치를 살펴보면 그 특징이 더 잘 드러난다. 우리나라는 17세기를 전후하여 임진왜란, 병자호란 등을 거치면서 대외적인 어려움을 겪었고, 대내적으로는 전쟁으로 인한 봉건적인 질서에 발생한 혼란을 안정시켜야 하는 시기였다. 이에 전쟁 이후의 전통 사회에서는 가부장제의 확고한 질서 위에 기존의 신분 체계와 정치‧경제의 지배 구조를 강화시키고자 하였다. 따라서 가부장제가 강화된 전통 사회에서 아버지는 아들에 대해 윤리적‧경제적인 책임을 지고, 재산 관리나 가족 성원의 통솔 방법 등을 교육했으며, 이런 과정을 거치는 동안 아들은 아버지에 대해 자기를 낳아 준 생명의 은인이며, 생활의 근거를 마련해 주는 은인이라 인식했고, 이에 보답하는 방법이 바로 ‘효’라고 생각했다. 즉 부자 관계는 보은의 인륜에 기초를 둔 아들의 효도를 통해 굳건해지고, 집안의 계승으로 존속되어 가족 내에서 어떤 관계보다도 우위에 서게 된다. 또한 아버지는 아들이 있음으로써 가족에 대한 자신의 책임을 다하고, 아들은 아버지로 인해 자신이 존재할 수 있기 때문에 부자 관계는 가족의 구조상 최고의 관계를 형성한다.
한편 전통 사회인 부계 가족에서는 집안의 대를 이을 아들을 출산하지 못해 가문이 단절되는 것을 가장 큰 불효로 생각하였기 때문에, 슬하에 대를 이을 자식이 없는 경우에는 양자를 맞아서 가문을 계승하게 하였다. 우리나라 전통 사회의 양자 제도에는 네 가지가 있었는데, 첫째, 개구멍받이라 부르는 수양자, 둘째, 장수를 위한 수양자, 셋째, 제사를 모시기 위한 시양자, 넷째, 노후를 위한 서양자 등이다. 전통 사회의 양자 제도는 중국의 영향을 받아서 조상에게 제사를 지내고 가문 계승을 위한 양자 제도가 강조되어 시양자가 많았다. 본래 시양자는 친자식과 동일한 권리 및 의무를 가지고 있되, 생가와의 관계를 완전히 단절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조선시대의 양자 제도는 이성 양자(理性養子)를 금하고 동성동본의 혈족 내에서 아들과 동일한 항렬인 근친의 아들을 양자로 삼았다. 즉 장자에게 아들이 없어 양자를 맞이할 때는 차자의 장남을 양자로 삼았다. 따라서 만약, 차자인 동생이 자신의 아들을 형에게 양자로 보내고 아들이 없으면, 자신도 가장 가까운 근친에게서 양자를 맞이했다. 이는 조선시대 사회에서 아들을 중심으로 한 혈족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이다. 그러나 오늘날의 양자 제도는 변화하여, 가문을 위한 양자보다는 부모 자녀 관계를 만들어 가기 위한 목적으로 양자를 맞이하는 경향이다.
다음으로 우리나라 전통 사회의 가족 구조 내에서 아들의 중요성과 관련하여 부자 관계 다음으로 중요한 위치를 차지했던 모자 관계에 대해 살펴보자. 모자 관계는 아들의 중요성으로 파생된 독특한 관계로서 가부장적 가족 구조 내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는 갈등 구조를 낳게 되었는데, 이는 오늘날의 고부 갈등과도 연결되어 있다. 왜냐하면 전통 사회에서 여성은 아들을 출산함으로써 시가(媤家)에서 확고한 지위를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아들을 낳은 후에야 가족 내에서 지위가 향상된다. 즉 며느리라는 가장 낮은 지위에서 시어머니라는 가장 높은 지위에까지 오르게 되는 것이다. 직계 가족을 이상향으로 하는 우리나라 전통 사회에서 여자의 생명은 아들을 낳는 것이라 할 수 있으므로, 여성은 아들을 낳고 양육하는 것을 결혼의 최대 의무로 알고 행해 왔다.
이런 가족 구조 내에서 어머니와 아들의 관계는 애정으로 이루어지는데, 아들은 철이 들면서 어머니가 시집살이로 고생한다는 것을 알게 되고, 자식을 위해 희생하며 살아왔다는 것을 깨닫게 되면서 어머니에 대한 애정에 동정이 더해진다. 또한, 아들은 어머니를 통해서 아버지에게 자신의 의견을 전하고 아버지도 아내를 통해서 자신의 의견을 아들에게 전하게 되므로 어머니는 부자간의 감정적 대화에서 중개인 역할을 하기도 한다. 즉 모자 관계는 애정적으로 결속되고 어머니는 아들에 의해 지위가 생기는 만큼 아들에게 거는 기대가 크고 의지하는 마음도 깊어진다. 이처럼 모자간의 결속이 강화되는 과정에서 아들이 성장하여 혼인해서 며느리가 들어오면, 모자 관계는 약화되면서 필연적으로 고부 갈등이 발생하게 된다. 왜냐하면, 전통 사회에서는 아들이 귀한 만큼 상대적으로 모자 관계가 깊고 이는 고부 관계에 걸림돌이 되기 때문이다. 즉 전통 사회의 가부장적 가족 제도에서 시가에 신입으로 들어온 며느리는 집안의 가장 낮은 지위에서 남편만을 바라보게 되고, 반면에 그동안 아들에게 절대적인 의지를 해온 시어머니 역시 결혼한 아들에게 계속해서 강하게 집착하게 되므로 고부 갈등은 가족 구조 내에서 일어나는 원천적인 부정 관계가 되는 것이다. 또한 현대 사회에서 아들을 둘러싸고 갈등을 일으키는 고부 관계 역시 사회 문화적인 맥락이 같다.
전통적인 부계 사회에서는 가장인 아버지가 집안을 총괄적으로 감독하는 가독권, 재산권, 대외권 등 사회적으로 여러 권한을 가지는 가장권을 갖게 된다. 이에 비해 부인인 여성에게는 아무런 권한을 주지 않기 때문에 여성은 낮은 지위의 주변인일 뿐이다. 특히, 혼인해서 시집에 막 들어온 며느리는 가족 내에서 혼자 다른 성씨를 가지고 있고 남편을 제외한 가족과는 연계가 없는 상태에서 가장 낮은 지위에 처하게 되므로 불리한 조건을 가지게 된다. 이러한 상태에서 며느리는 새로운 인간 관계를 형성해야 한다. 며느리의 가장 중요한 의무는 시부모를 잘 모시고 부양하는 것과 집안을 계승할 아들을 출산하는 것인데, 만약, 며느리가 아들을 출산하면 그때부터 집안의 정식 가족 구성원으로 인정받게 되고, 친족 조직 내에서 확고한 지위를 갖게 된다. 즉 아들 출산을 통해 며느리는 남편의 부계 친족의 일원이 되는 동시에 시부모나 남편에게 집을 계승할 아들의 어머니로서, 또는 부인으로서 그 위치를 인정받았다. 반면에 며느리가 아들을 출산하지 못하면 시가에서 쫓겨나기도 하였다. 조선시대 규율이었던 칠거지악 속에 “아들을 낳지 못하면 쫓겨난다.”라는 규율이 공공연하게 행해지기도 한 것이다.
또한 여성의 직접적인 의사 표현이 금지된 전통 사회에서 아들은 어머니의 사회적 자기 표현의 욕구를 만족시켜 주는 매개체이고, 부부간의 사랑을 굳건하게 해 주는 역할을 하였다. 따라서 아들은 어머니의 심리적 위안이 되고, 시댁의 어려운 분위기에서 어머니의 지위를 확고하게 정립시켜 주기 때문에 아들은 어머니에게 생명과 같은 존재가 된다. 이런 아들이 장성하여 결혼해서 집안에 며느리가 들어오게 되면, 어머니는 한편으로는 기쁘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자기가 평생 이룩한 지위에 경쟁자가 생겼다고 느끼기 때문에, 며느리에 대해 공격적인 감정과 태도를 갖게 된다. 때로는 어머니가 사랑하는 아들, 자기의 생명인 아들을 빼앗겼다고 생각하게 되면 며느리에 대해 강한 증오심을 가지기도 한다. 이러한 배경 아래에서 시어머니가 며느리를 불신하고 미워하는 마음을 가지면 가족 구성원을 통해 간접적으로 며느리를 괴롭히거나 시어머니라는 지위를 이용해서 직접적으로 며느리에게 심한 시집살이를 시키기도 한다. 즉 가족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시어머니와 며느리는 원천적인 대립 관계에 있게 되는데, 이는 아들을 중요시하는 부계 가족의 구조적 특성 때문에 생기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또한 전통 사회에서는 이혼이 불가능했으므로 며느리는 심한 시집살이로 인한 어려움에 대해 일방적으로 참고 견딜 수밖에 없었고, 최악의 경우 며느리는 우물에 빠져 자살하는 것으로 심한 시집살이에 대해 항거하기도 했다. 전통 사회가 근대화되면서 부계 가족의 특징이 많이 변화해 왔지만, 고부간의 문제는 현대 사회에서도 여전히 큰 가족 문제로 존재하고 있으며,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이다.
다음으로 현대 사회에서 아들의 위치와 역할이 어떻게 변화했는지 알아보기 위해서 먼저 현대 사회의 가족 가치관의 변화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전통 사회에서 아들은 집안을 영속시키는 도구로서 그 중요성이 컸던 반면 현대 사회에서는 집안의 영속성에 대한 개념이 약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전통 사회에서 아들은 노부모의 부양에 대한 의무가 거의 절대적이었으나 이런 가치관 역시 변화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가족 가치관 변화에 관한 연구를 살펴보면, 우리나라의 가족주의 가치관은 근대화에 따라 전통적인 것에서 근대적으로, 즉 가족 중심적 집합주의에서 개인 중심적 개인주의로 변화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크게 두 가지 측면에서 나타나는데, 하나는 서구 세계와 접촉을 하면서 우리 사회의 구조가 변동됨으로써 일어난 제도적 측면의 근대화이고, 다른 하나는 서구의 근대 사조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아 일어난 의식적 측면의 근대화이다. 특히 의식적 근대화는 가족 가치관의 변화에 큰 영향을 미쳤는데, 주로 매스 커뮤니케이션과 학교 교육을 통해 서구의 남녀 평등관, 개인주의 사상 등이 전파되면서 변화가 일어났다. 이처럼 현대 사회의 가족이 전통 사회에 비해 현저하게 변화되었지만 아직도 우리의 가족 생활 속에는 전통적인 요소가 남아 있어 서구적인 가족 구성 원리와 갈등을 일으키며 공존하고 있다. 이 양자는 조화를 이루는 경우도 있지만, 때로는 갈등으로 사회 문제를 일으키기도 한다. 즉 가족 가치관에 대한 의식은 서구적인 가족구성 원리에 접근하면서도, 제도는 여전히 전통적인 틀을 벗어나지 못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국 가족은 향후 가족 가치관의 다양성을 획득하는 방향으로 변화해야 하는데, 한국의 가족 가치관 변화 중에서 대표적인 사례가 아들의 노부모에 대한 부양 의식 변화이므로 이에 대해 살펴보자.
우리나라 전통 가족의 권력 구조에서 가장권은 막대한 영향력을 지녔는데, 가부장권의 근거는 부계 혈연적 원리에 의한 것이고, 가족 내 제반 사항들은 가장의 의견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그리고 모든 인간관계와 사회 질서의 원리 등에 대해서는 인을 적용하여 효를 실행하고자 하였는데, 이것은 부모를 사랑하는 것을 시작으로 실천해야 한다고 강조되어 아들의 노부모 부양 의식으로 연결된다. 전통 사회의 가족생활에서 아들의 효에 대한 내용은 부모님 생시에 해야 하는 행동으로 공경, 봉양, 순종이 있고, 효의 확대 개념으로 요구되는 형제 · 친척 간의 화목, 입신양명 등이 있으며, 부모님의 사후에는 상례와 제례 등이 있다. 이처럼 효는 조선시대 전통적 가족 생활의 원리로서 아들이 지켜야 할 보편적 규범으로 작용하였다. 또한 장남과 부모가 거주하는 가옥은 ‘집의 계속성’을 상징하는 것으로 세대가 교체되어도 구성원이 집을 계승한다는 의미를 포함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아들을 통해 제사를 지내기 때문에 아들의 존재는 더없이 중요하였고, 부모님의 사후에도 지속되는 부모 봉양은 제사뿐만 아니라 조상의 묘를 만드는 과정에서도 후손들의 가족 종교에 대한 믿음으로 연결되었다. 즉 성인 자녀들에게 조상이 신이며 제사는 예배이고, 자손은 신도이므로 가족은 종교가 되어 개인에게 절대적인 위안을 주었으며, 이러한 배경에서 아들의 노부모 부양 의식 또한 절대적인 영향력으로 남아 있게 되었다.
그러면 현대 사회에서 아들의 노부모 부양 의식은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살펴보자. 아들을 중심으로 부양되던 노부모에 대한 부양 의식은 개인이 부양에 대해서 가지고 있는 전반적인 태도나 의식으로서, 사회적 또는 도덕적 가치가 내재해 있는 것이라 정의할 수 있다. 그러므로 한 사회의 부양 의식이 바뀌는 것은 세대 간 부양에 대한 기대 요구와 이용 가능한 자원을 예측하게 하므로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서구 사회에서도 의식 및 태도의 변화가 노부모 부양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지고 연구되고 있다. 또 최근의 연구 결과에서 성인 자녀와 노부모의 동거 형태가 많이 변하여, 장남 이외에 차남과의 동거 또는 딸과 동거하는 비율이 늘어나고 있으며, 장남이 노부모의 부양을 책임져야 한다는 의식도 많이 약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아들의 노부모 부양 역할 역시 약화되고 있다. 노부모 부양과 관련된 미국 연구의 경우, 아들보다 딸이 노부모를 더 많이 돌보고 있으며, 노부모 역시 아들보다 딸의 보호를 더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서, 전통적으로 아들에게 부양을 의존하고 있는 우리나라와는 문화적인 차이를 보였다.
우리나라 성인 자녀가 노부모와 맺고 있는 결속도에 대한 연구 결과를 보면, 농촌의 성인 자녀가 도시의 성인 자녀보다 노부모와의 결속도가 더 높다는 결과가 나타났다. 이는 농촌 지역의 성인 자녀가 노부모와의 결속을 소중히 여기는 전통적인 가치관을 더 가지고 있음을 보여 주는 것으로 아들의 노부모 부양에 대한 의지가 현대 사회에 와서 감소되고 있지만, 계속해서 지속되고 있는 측면도 있음을 알 수 있다.
마지막으로, 전통 사회 가족 내에서 절대적인 가치를 가졌던 아들이 현대 사회에서는 부모에게 과연 어떠한 존재인지 살펴보고자 한다. 최근 우리나라 부모와 일본 부모가 아들에 대해 어떤 인식을 하고 있는지 우리나라 연구와 일본 연구를 국제 비교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부모의 자녀에 대한 가치 인식에서 ‘자녀를 갖는 것은 인생에서 가치 있는 일이다.’라는 인식은 일본 부모가 한국 부모보다 조금 더 높게 나타난 반면, ‘집안의 대를 잇고자 자녀를 두는 것은 당연하다.’라는 것에 대해서는 한국 부모가 일본 부모에 비해서 훨씬 높게 나타나 자녀에 대한 가치 인식에서 두 나라 간에 차이를 보였다. 즉 아들의 중요성에 대해 집안의 대를 잇는다는 인식에서 한국인이 일본인에 비해 더 높음을 알 수 있다.
둘째, 자녀의 필요성에 대해서 ‘자녀가 꼭 있어야 한다.’가 한국인은 64.5%로 높게 나타난 반면 일본인은 21.6%로 나타나서 한국인이 일본인보다 자녀의 필요성을 매우 강하게 인식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셋째, 자녀에 대한 경제적 지원은 한국인과 일본인 각각 ‘자녀의 대학 졸업까지’가 49.3%, 44.3%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또 자녀에 대한 경제적 지원에서 차이를 보이는 점은 한국인은 ‘자녀가 결혼할 때까지’가 12%인데 비해 일본인은 3.8%로 나타나 한국인이 일본인보다 ‘자녀가 결혼할 때까지 자녀에 대한 경제적 지원을 해야 한다.’라는 인식을 더 강하게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요컨대 현대 사회에서 우리나라 부모와 일본 부모의 아들에 대한 인식을 비교해 보았을 때, 한국인이 일본인보다 아들에 대한 기대가 ‘집안의 대를 잇는다.’라는 인식을 더 강하게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고, 이는 우리나라 전통적 가족 가치관의 일부가 오늘날에도 여전히 강하게 남아 있음을 보여 준다 하겠다. 또한 한국인의 아들에 대한 가치 인식은 현대 사회에서도 강하게 지속되고 있음을 시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