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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없는 말의 실행 또는 『논어』의 충(忠)과 신(信)처럼 자신의 본성에 충실하고 마음이 진실해야 한다는 『중용』의 사상을 가리키는 유교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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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거짓없는 말의 실행 또는 『논어』의 충(忠)과 신(信)처럼 자신의 본성에 충실하고 마음이 진실해야 한다는 『중용』의 사상을 가리키는 유교용어.
내용

성은 원래 ‘참으로’, ‘진정’, ‘진실되게’ 등 행위를 수식하는 부사로 쓰였던 것인데, 유교에서 인간 행위의 당위성을 강조하면서 추상 명사화하여 중요한 술어로 격상시켜 놓았다.

한나라 허신(許愼)의 『설문해자(說文解字)』에 의하면 성은 언(言)과 성(成)으로 이루어졌으며, 언에서 의미를, 성에서 음[聲]을 취하였다고 한다.

그러나 성(成)이 성숙·성취·완성 등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기 때문에 성(誠)은 언과 성에서 동시에 그 의미를 취했다고 하겠다.

성은 말[言]을 그 의미대로 이룬다[成]는 글자이다. “말을 했으면 반드시 실행해야 한다”(논어)든지 “말은 행위를 돌아보고 행위는 말을 돌아본다”(중용)는 구절은 언행일치를 강조한 것이다.

사람이 언어를 통해서 의사를 전달할 때 그 말은 거짓 없이 말의 뜻 그대로 실행되고 이해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말에 거짓이나 속임이 없어야 하고 또 순수성과 진실성과 신뢰성이 있어야 한다.

이러한 점에서 자전(字典)에는 성을 미쁠 성(信也, 允也), 공경할 성(敬也), 진실 성(眞實), 살필 성(審也), 정성 성(純一無僞) 등으로 풀이하였다.

‘성(誠)’자가 『상서』·『주역』·『논어』·『맹자』 등에도 쓰여진 것을 볼 수 있다.

그러나 『중용』 이전의 고전에서는 행위를 수식하는 부사 정도로 사용되었으나, 『중용』에 이르러서는 더욱 뚜렷하게 유학의 중심되는 실체 개념으로 정립되었다. 성이라는 개념이 상대(上代)에는 없다가 『중용』에 이르러 갑자기 나타난 것은 물론 아니다.

『주역』 건괘(乾卦) 문언(文言)에는 “사악한 것을 물리치고 그 정성스러운 마음을 간직하여(閑邪存其誠)”라는 구절이 있고, 『논어』 학이편(學而篇)에는 ‘충신(忠信)’이라는 말이 있는가 하면 『맹자』 진심장(盡心章)에는 “자신을 반성하여 성실히 하면(反身而誠)”이라는 구절이 보인다.

이이(李珥)는 『논어』에 있는 충(忠)과 신(信)은 『중용』에 나오는 성과 그 뜻이 다르지 않다고 하였다. 여기서 말하는 충은 군주에 대한 충성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본성에 대한 충실을 의미한다.

그는 “자신의 본성에 충실한 것을 충이라 하고 마음이 진실한 것을 신이라 한다. 충은 진실한 참 마음이고 신은 진실된 일이다. 사람이 충하고 신하지 못하다면 모든 일이 참되지 못하다”라는 주희(朱熹)의 말을 인용하면서 『논어』의 충신이 『중용』의 성과 그 의미가 다르지 않음을 밝힌 것이다.

또 이이는 “생각을 간사하게 가지지 말라(思無邪)는 말은 성을 의미한다”는 정자(程子)의 글을 인용한다.

『맹자』의 ‘반신이성(反身而誠)’의 성실[誠]도 『중용』의 ‘성실해지려고 노력하는(誠之)’ 성실과 같은 뜻이다. 『중용』에서는 성실은 하늘의 도요, 성실해지려고 노력하는 것(誠之)은 사람의 도라고 하였다.

또, 성실은 스스로를 이룩할(自成己) 뿐만 아니라 만물을 이룩하는(成物) 까닭[所以]이기도 하다. 성실은 만물의 끝이요 시작이다. 성실하지 않으면 만물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하였다.

주희는 천도로서의 성실은 진실무망(眞實無妄)한 것인데, 이것은 천리(天理)의 본연(本然)이라 하고, 인도로서의 성지(誠之)는(사람이) 진실무망하지 못하기 때문에 진실무망하고자 하는 것으로, 사람이 마땅히 해야 할 일이라고 하였다.

성실은 “스스로를 이룩할 뿐만 아니라 만물을 이룩하는 까닭”이라든가, “만물의 끝이요 시작”이라든가, “성실이 없으면 만물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말은 성실이 만물의 존재 근거가 된다는 뜻이다.

만물의 존재 근거가 성실이라 할 때 이 성실이 없으면 세상의 어떠한 것도 존재할 수 없게 된다. 이이에 의하면 성실이 없으면 봄·여름·가을·겨울의 네 계절이 번갈아 운행할 수 없다고 한다.

해와 달의 밝음도 성실 때문이고, 크고 작은 산의 높고 낮음도 성실 때문이며, 강과 바다의 깊고 낮음도 성실 때문이다. 그러므로 성실하지 않으면 물(物)이 없다.

성실은 만물이 하늘로부터 부여받은 고유의 성(性)을 어김없이 성실하게 실현하는 것이다. 자연의 운행을 볼 때, 겨울이 가면 봄이 오고 봄이 가면 여름이 온다든가, 꽃이 피고 열매가 맺고 낙엽이 지는 모든 자연 현상에는 거짓이 없다.

만물이 하늘로부터 품수(稟受)한 본성을 그대로 어김없이 실현하는 것은 곧 성실이요 진실이다. 천부의 본성이 진실되게 나타나는 자연에는 거짓이 없고 오직 진실만이 있을 뿐이다. 그러므로 주돈이(周敦頤)는 지극히 참되어 허망함이 없는 것(至實而無妄)을 성이라 하면서, 이것은 하늘이 부여한 것을 만물이 품수한 바른 이치(正理)라고 하였다.

정자는 허망함이 없는 것(無妄), 속이지 않는 것(不欺)을 성이라 하였고, 주희는 진실되고 허망함이 없는 것(眞實無妄)이 성인데 이것은 천리의 본연이라 하였다. 지극히 참됨, 허망하지 않음, 거짓이 없음, 속이지 않음, 진실되고 허망하지 않음을 성이라 할 때 그 성은 참[實] 또는 참 이치(實理)로 해석된다.

자연의 세계에서는 하늘로부터 품수한 성이 어김없이 진실되게 실현되는데 인간 사회에서는 그렇지 못하다. 그러하기 때문에 인간에게는 성실해지려고 노력할 것(誠之)이 요망된다.

이이에 의하면 천명(天命)의 성은 천리가 인간에 내재하는 것이므로 성이 곧 이치(性卽理)라는 것이다. 이는 본래 선하지 않음이 없지만 독립할 수 없고, 기(氣)에 의탁[寓]한 후에 성이 되는 것이다.

기는 청(淸)·탁(濁)·수(粹)·박(駁)의 차등이 있기 때문에 그 본연을 가지고 말하면 성(性)이 선하고 정(情) 또한 선하지만, 기품(氣稟)을 겸해서 말하면 성에도 선과 악이 있을 수 있는데 어찌 정에 선과 악이 없을 수 있느냐는 것이다.

본연의 성은 순선무악하지만 기품의 성은 선과 악이 함께 있기 때문에 선을 행하도록 노력할 것이 요망된다. 인욕의 사사로움이 추호도 개재됨이 없는 선성(善性)을 그대로 성실하게 실현하는 사람은 성인(聖人)이다.

성인의 덕은 혼연천리(渾然天理)하고 진실무망한 데 반하여 성인에 이르지 못한 사람은 인욕의 사사로움이 없을 수 없다. 따라서 혹 참되지 못함이 있기 때문에, 그러한 사람은 반드시 선을 택하여 이를 굳게 지킬 것이 요망되므로 이러한 노력이 곧 성실해지려는 인간적 노력이다.

성실해지려는 노력은 인욕을 억제하고(遏人欲), 천리를 보존하려는(存天理) 인간의 자기 수양이다. 말하자면 천도로서의 성(誠)이 본체론적 실체 개념이라면 성실해지려는 인간의 노력은 수양론적 당위 개념이라 하겠다.

이이는 천도로서의 성(誠)과 인도로서의 성하는 것(誠之)을 구별하여 하늘에는 참 이치가 있고 사람에게는 참 마음이 있다고 하면서, 참 이치와 참 마음은 성을 말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하였다.

즉 성을 진실무망이라 할 때 그것은 이치의 본연으로 참 이치를 가리키는 것이고, 성을 속이지 않음이라 할 때 그것은 참 마음을 지칭하는 것이다.

참 이치와 참 마음이 성을 매개로 하였을 때 자연(實理)과 인간(實心)의 합일 가능성이 이루어진다. 그러므로 천리에 순응하여 성의 모든 것을 얻는 사람, 즉 거짓과 속임이 없는 진실무망의 경지에 이른 사람을 성인이라 한다.

즉, 성실이라는 인간의 적극적 노력에 의하여 천인합일의 경지에 도달한다는 점이 유학에 있어서의 성의 특장(特長)이라 하겠다.

유학에서 가장 이상적인 사람을 성인이라 할 때 그 성인은 참 마음과 참 이치가 합일된 사람이다. 사람에게 참 마음이 없으면 그가 하는 모든 일이 거짓되고, 사람의 마음이 참되면 그가 하는 모든 일이 참되게 이루어진다.

마음이 진실되지 않으면 보아도 옳게 보이지 않고 들어도 올바르게 들리지 않는다. 공부를 해도 마음이 진실되지 않으면 학문이 잡스럽게 되고, 일을 해도 마음이 성실하지 않으면 사업에 실패할 것이다. 그러므로 “성실[誠]은 사물의 끝이요 시작이다. 성실하지 않으면 사물이 없다”는 말은 사람의 입장에서 한 말이다.

이러한 성실 공부는 스스로를 속이지 않는(毋自欺) 것으로부터 시작되는 것이다. 또 스스로를 속이지 않으려면 몸을 주재하는 마음을 독실하게 가져야 한다. 하늘을 우러러 보고 땅을 굽어 보아도 한 점 부끄러움 없는 사람이 되려면 항상 삼가하고 두려워하는(戒懼)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그리하여 이이는 “성이 아니면 천리의 본연을 보존할 수 없고, 경이 아니면 한 몸을 주재하는 마음을 검속(檢束)할 수 없다”고 하여 성과 경을 성학(聖學)의 근본으로 하였다.

참고문헌

『중용(中庸)』
『성학집요(聖學輯要)』
『여유당전서(與猶堂全書)』
『민와집(敏窩集)』(이기상)
집필자
김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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