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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교
개념
천리나 물리 또는 사리 등 성리학에서 우주의 본체 또는 사물의 원리 내지 법칙을 가리키는 유교용어. 성리학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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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천리나 물리 또는 사리 등 성리학에서 우주의 본체 또는 사물의 원리 내지 법칙을 가리키는 유교용어. 성리학용어.
내용

사물은 각기 하나씩의 이를 갖추고 있다. 하늘에도 이가 있기 때문에 이를 천리(天理)라고 하며, 사물에도 이가 있기 때문에 그것을 물리(物理) 또는 사리(事理)라고 한다.

마음 속에도 이가 있기 때문에, 인(仁)은 사랑[愛]의 이, 의(義)는 당연[宜]의 이, 예(禮)는 공경의 이, 지(智)는 분별의 이로 파악된다. 이들 이는 원리의 이요, 법칙의 이다.

천도(天道)가 유행해 만물을 조화 발육시키는데, 조화 발육시키는 까닭은 바로 이다. 이 이는 이른바 태극(太極)으로, 태극이 동(動)하여 양(陽)을 낳고, 정(靜)하여 음(陰)을 낳아 양이 변하고 음이 합해 오행(五行)을 낳는다.

무극(無極)의 진(眞)과 이오(二五)의 정(精)이 묘합(妙合), 응결해 만물을 화생(化生)하게 한다. 이런 경우의 이는 본체의 이다.

본체의 이는 하나며, 원리의 이는 사사물물에 모두 있기 때문에 무궁무진하다. 원리의 이는 본체의 이에서 나온 것이므로 만리(萬理)는 일원(一原)에서 나온다. 나의 이와 다른 사람의 이가 다르지 않고, 사람의 이가 사물의 이와 다르지 않다는 것은 본체의 이를 말하는 것이다.

그래서 실제로 나의 성(性)이 다른 사람의 성과 다르고, 사람의 성이 사물의 성과 다르다는 것은 본연의 성이 다르다는 것이 아니다.

기질에 청탁편정(淸濁偏正)의 차이가 있고 물욕(物欲)에 천심후박(淺深厚薄)의 다름이 있기 때문에 사람과 사물 사이에 같지 않음이 있고, 현자(賢者)와 우자(愚者)의 차등이 생기는 것이다.

이렇게 이의 측면에서 보면 만물은 모두 동일한데, 기질의 측면에서 보면 각기 다르다. 이것을 이일분수(理一分殊)라 한다. 이일은 본체의 이로 곧 태극이요, 분수는 개체의 이로 바로 원리요 법칙이다.

그런데 이에는 소당연지칙(所當然之則)과 소이연지고(所以然之故)가 있다. 전자는 마땅히 해야만 되는 이로, 이를테면 어버이는 자녀에게 자애로워야 하고, 자식은 어버이에게 효도해야 하며, 나라는 국민을 보호해야 하는 것 등의 이다.

후자는 필연적으로 그러한 이, 다시 말하면 바꿀 수 없는 불변의 이로서, 이를테면 얼음은 차고, 불은 뜨거우며, 물은 아래로 흐르고, 수증기는 위로 올라가는 원리 등의 이다.

소당연지칙은 의리며, 소이연지고는 물리(物理)다. 그러나 소당연지칙의 내력은 찾으면 소이연지고에서 유래한 것임을 알 수 있다. 이에는 능연(能然)이 있고 필연(必然)이 있고, 당연(當然)이 있고, 자연(自然)이 있다고 보는 견해도 있지만, 역시 그 내력을 찾으면 소이연지고로 귀일한다.

이에는 정의(情意)·조작(造作)·계탁(計度)이 없으므로 독립자존할 수가 없어서 반드시 기와 공존하고 있는 것이 특색이다. 그래서 주희(朱熹)는 천하에 기 없는 이가 없고 이 없는 기도 없다고 하였다.

이이(李珥) 역시 이는 기와 떨어져 있을 수 없으며, 기는 이와 떨어져 있을 수 없다고 하였다. 또한, 이는 무형무위(無形無爲)하고 기는 유형유위(有形有爲)한데, 무형무위하면서 유형유위의 주재(主宰)가 되는 것은 이고, 유형유위면서 무형무위의 기재(器材)가 되는 것은 기라고도 하였다.

그런데 이황(李滉)은 이를 사물(事物)로만 보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이황은 칠정(七情 : 喜·怒·哀·懼·愛·惡·欲)은 기가 발(發)하면서 이가 타지만, 사단(四端 : 惻隱·羞惡·辭讓·是非)은 이가 발하여 기가 따른다고 보고 있다.

그는 또 이의 본체는 무위한 것이지만, 이의 묘용(妙用)은 능히 현행(顯行)할 수 있다고 보아, 이는 사물이 아니라고 주장하였다.

이처럼 이황은 이기호발설(理氣互發說)을 주장하고, 이이는 기발일도설(氣發一途說)을 고수했으며, 이진상(李震相)은 이발일도설(理發一途說)을 창출하였다.

이와 기는 서로 떨어져 있지도 않고, 그렇다고 서로 섞여 있지도 않은데, 누가 이기의 관계를 이렇게 만들었을까? 물론 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이는 실로 사물이 있기 전에 이미 존재하였으며, 사물이 생기자마자 그 안에 내재해 있으며, 사물이 없어진 뒤에도 소멸하지 않는 영원불멸한 것이다.

이를테면 제트기가 발명되기 전에도 제트기의 원리는 있었고, 제트기가 비행하는 중에도 제트기의 원리는 작용하며, 이것이 잔멸하여도 그 원리는 없어지지 않는 이치와 같다.

이의 입장에서 보면 제트기를 만드는 것이 곧 제트기의 원리를 발견하는 작업이다. 그러므로 이는 기보다 논리상 먼저 존재한다고 한다.

여기에서 이의 인식 문제가 제기된다. 무형무위한 이를 인식하려면 유형유위한 기에 의탁해야 가능하므로, 주자는 먼저 사물에 즉(卽)하여 그 이를 궁구해야 한다고 했다.

그런데 이가 비록 만물에 산재해 있지만, 그 용(用)의 미묘(微妙)는 실제로 사람의 마음 안에 있는 것이다. 사람의 마음은 비록 일신(一身)의 주인이지만, 그 체(體)의 허령(虛靈)은 족히 천하의 이를 관섭(管攝)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심(心)과 이는 처음부터 나누어서 내외(內外)로 논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이 때문에 이가 물(物)에 있는 것인가, 내 마음에 있는 것인가에 대한 논쟁이 발생한다. 예컨대, 효의 이는 부모에게 있는 것인가, 아니면 나에게 있는 것인가 하는 문제이다.

부모에게 있다면 부모가 죽은 뒤에는 효는 의당 없어져야 할 터인데, 그렇지 않으니 효의 이는 나에게 있는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효는 부모가 있어야 가능한 것임을 생각할 때, 효의 이는 부모에게 내재한다고 보아야 한다. 물[水]의 이가 물에 있다고 해야지 내 마음에 있다고 할 수는 없다.

여기에서 실재론과 관념론이 생기게 된다. 그런데 유학은 이들을 따로 나누어 생각하지 않고 언제나 내외의 도(道)를 합해 논구하려 하며, 이것이 그 특징이다.

참고문헌

『성리대전(性理大全)』
『주자어류(朱子語類)』
『대학장구(大學章句)』
『대학혹문(大學或問)』
『퇴계집(退溪集)』
『율곡전서(栗谷全書)』
집필자
김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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