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토문화제는 각 지역에서 열리고 있는 지역 축제를 의미하는데, 지역 문화제나 지역 예술제, 민속 문화제, 전통 민속 축제 등으로 이해할 수 있다.
지역에서 행해지는 축제를 향토 문화제라는 이름으로 부른 것은 1960년대부터라고 할 수 있다. 1948년 정부 수립 이후에 전국에서 지역 예술인들이 자생적으로 만들어 낸 축제를 문화제 혹은 예술제라고 부르기는 했지만, 향토문화제라는 이름을 사용하지는 않았다. 향토문화제라는 단일한 이름으로 국가에서 지역 축제를 범주화하고 지원과 관리의 대상으로 삼기 시작한 것은 1960년대 들어서이며, 1970년대에는 국가가 제도적으로 향토문화제를 육성하였다. 이러한 향토문화제라는 이름은 1980년대까지 사용을 지속하다가 1990년대에 들어서면서 지역 축제 혹은 지역 문화 관광 축제, 문화 관광 축제 등의 명칭으로 대체되었다. 현재 향토문화제라는 명칭은 거의 사용되지 않고 있다.
1950년대까지 향토문화제 혹은 지역 축제의 수는 그리 많지 않았다. 1960년대와 1970년대에 들어서면서 개최된 축제의 수가 증가하게 되는데, 경제 성장과 함께 국가의 정책적 관심도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1960년대에 들어서면서 국가는 전통 문화나 민속 문화의 유지와 계승, 향토 문화의 창달 등을 목표로 향토문화제를 개최하였고, 이는 한국 지역 축제의 원형으로 자리잡게 되었다. 그 결과 1963년 20여 개에 불과하던 향토문화제는 1970년대가 되면 60개 이상으로 증가한다. 1950년대까지 지역 축제는 지역의 민간에서 주최하는 경우도 많았지만, 1960년대 이후가 되면 국가가 개최 주체가 되고, 지역 축제는 국가 주도 축제에 편입되어, 국가의 문화 정책이 홍보되는 장으로 활용되었다. 지역의 축제인 향토문화제가 관제화된 것이다. 지역성을 강조하는 프로그램이 줄고, 전국의 지역 축제 내용이 유사하게 되었다. 이러한 경향은 1974년부터 시행된 축제의 등급제 실시와 운영비 보조 정책을 통해 더욱 강화되었다.
1980년대도 지역 향토 문화제의 수는 점차 증가 추세에 있었지만, 1995년도에 지방 자치제가 실시되면서 지역 축제의 수는 더욱 증가하게 된다. 1996년 전국 축제의 수는 412개였는데, 1999년에는 793개가 되었다. 3년 사이에 거의 2배로 늘어난 것이다.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집계한 바에 따르면, 2022년 현재 한국 전역에서 행해지는 축제의 수는 총 944개이다.
문화체육관광부에서는 향토문화제 대신에 지역 축제라는 명칭을 사용하고 있는데 일정 기간(2일 이상) 동안 지역 주민, 지역 단체, 지방 정부가 개최하며, 다수의 불특정 사람들이 함께 참여하는 행사를 지역 축제라고 부르고 있다. 이러한 지역 축제는 문화 관광 예술 축제로도 불리는데, 이에는 문화 관광 축제, 특산물 축제, 문화 예술제, 일반 축제 등이 포함된다. 문화체육관광부에서는 지역 축제에 국가에서 지원하는 축제나 지방 자치 단체가 주최하거나 주관하는 축제, 지방 자치 단체에서 경비를 지원하거나 후원하는 축제, 민간에서 추진위를 구성하여 개최하는 축제, 문화체육관광부가 지정한 문화 관광 축제를 포함시키고 있다. 특정 계층만 참여하는 행사(경연 대회, 가요제, 미술제, 연극제, 기념식, 시상식 등)는 제외하고 있고, 경로 잔치 같은 단순 주민 위안 행사나 음악회, 전시회 등의 순수 예술 행사, 학술 행사나 국제 회의, 시민의날, 엑스포, 박람회, 패션쇼 등 종합 축제로서 성격이 약한 행사는 지역 축제에 포함시키지 않고 있다.
향토문화제 혹은 지역 축제의 역사적 뿌리는, 조선시대 각 마을이나 읍치 차원에서 행해진 동제나 서낭제, 별신굿 등에서 찾아볼 수 있다. 부여의 정월 축제인 영고(迎鼓)나 10월 상달에 열렸던 고구려의 동맹(東盟)과 예(濊)의 무천(舞天) 등도 기원이라고 할 수는 있지만, 이들은 국가 차원에서 개최되었다는 점에서 지역 축제와 차이가 있다. 일제강점기에 행해진 여러 지역 행사는 총독부가 주도하거나 허가를 한 연후에 이루어졌고, 기념회나 경축일, 공진회 등으로 불렸다. 민간이 배제된 이러한 행사는 관제화된 축제의 한 모습을 제공해 준다. 일제강점기에 행해진 별신굿이나 동제 등은 감시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지역 축제의 중요한 사례인 강릉단오제도 일제강점기 1930년대 후반에는 개최되지 못하다가 1940년대 후반에 재개되었다. 강릉단오제의 경우, 일제강점기에는 운동 대회 같은 명칭으로 불리기도 했다.
지역 축제는 지역 민속 문화와 전통 문화의 순수성이나 고유성을 계승하고 발전시킴과 아울러 지역 주민들에게 화합과 통합의 장 및 지역민의 정체성을 제공하는 데에 목적을 둔다. 지역 축제는 이러한 사회적이고 정치적인 속성과 함께 축제성을 지니고 있는데, 축제성은 제의성과 놀이성으로 구성된다. 신성하고 거룩한 종교적 제의가 축제로 발전된 것이다. 또한 축제는 놀이적 속성도 함께 지닌다. 사람은 기본적으로 놀이를 지향하는 존재로서 놀이를 통해 자신을 확인하고 행복감을 증진시킨다. 제의와 놀이를 통해 축제는 현실이 뒤집힌 난장판을 제공한다. 하지만 현대 한국의 지역 축제는 주로 경제적 관광을 목적으로 하여 행해지면서 지역성이나 제의성 등을 상실한 경우가 많고, 천편일률적인 놀이가 제공되면서 난장판적 속성도 충분히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 시간이 지나 한국의 여러 지역 축제도 제대로 자리잡게 된다면, 지역의 전통 민속 문화를 계승 발전시킴과 동시에 참여자들에게 놀이판과 난장판을 제공하게 될 것이고, 지역 관광에도 기여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