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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개념
같은 부모의 자녀로 자신보다 나이 많은 남자. 연장자 · 손윗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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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같은 부모의 자녀로 자신보다 나이 많은 남자. 연장자 · 손윗사람.
내용

우리 나라에서는 부계로의 가계존속을 이념형으로 하므로 형제관계를 중심으로 한 수평적 관계보다는 가계계승과 관련한 수직적 관계를 중시한다. 그 특성을 잘 보여주는 것이 상속제도이다.

전통사회에서는 적출(嫡出)의 장자(長子)가 집을 계승하며 차남·삼남은 혼인 후 얼마간 부모와 동거하다가 분가한다. 이 때 분가는 단순히 가족의 수적 분열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자손에게 물려줄 새로운 ‘집’의 창설을 뜻한다.

특히, 본가의 가장인 장남이 조상의 제사를 모신다는 데서 본가는 분가의 정신적 기반이며 후원자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제사는 본가의 정통성을 상징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제주도를 비롯한 일부 지방에서는 장남이 분가하는 예도 있으나 역시 조상의 제사를 장남이 상속한다는 점에서 극단적인 예외라고는 할 수 없다.

그렇다고 본가와 분가의 관계가 수직적 상하관계는 아니지만 가계존속을 중히 여기는 혈연적 수직구조로 인하여 계승선에 가까운 아들과 그렇지 않은 아들 즉, 형과 아우 사이에는 ‘장유유서(長幼有序)’라는 질서의식이 있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흔히 접하게 되는 ‘맏형은 부모와 같다.’, ‘맏형은 부모 대신이다.’ 등의 속담들도 가계의 계승과 관련하여 그 의미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동생이 형에게 존칭어를 사용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아버지의 유고시 형이 아버지를 대신하여 집안일을 돌보게 된다.

형에 대한 친족용어와 그 쓰임새를 살펴보고 그것의 의미를 분석하는 것은 가족내에서 형의 지위와 역할을 이해하는 지름길일 수 있다. 친족원들은 친족용어를 통하여 분류되고 범주화(範疇化)되며, 그것에 따르는 권리와 의무, 경제적 교환, 의례적 협동 등 친족간의 구실을 하기 때문이다.

형에 대한 친족용어를 수록한 가장 오랜 문헌은 송나라의 고려국신서장관(高麗國信書狀官)으로 고려에 왔던 손목(孫穆)이 1103∼1104년에 편찬한 ≪계림유사 鷄林類事≫이다.

이 책의 방언부(方言部)에 26가지의 친족용어들이 12세기 송대(宋代)의 한자음으로 기록되어 있는데, 그 중 형제자매에 대한 항목에서 ‘형왈장관(兄曰長官)’, ‘수왈장(관)한음[嫂曰長(官)漢吟]’, ‘제왈료아(弟曰了兒)’, ‘매왈료아(妹曰了兒)’, 즉 형을 ‘댱관’, 형수를 ‘댱관하님’, 남동생과 여동생을 ‘아ᅀᆞ’라고 표기하였다.

그리고 15세기 초에 편찬된 것으로 추정되는 ≪조선관역어 朝鮮館譯語≫에서는 형을 ‘格格(거거)’라고 하고 남동생을 ‘阿自(아ᅀᆞ)’라고 하였으며, 1527년 최세진(崔世珍)이 지은 ≪훈몽자회 訓蒙字會≫에서는 형을 ‘ᄆᆞᆮ’이라고 훈(訓)하였다.

그런데 ‘ᄆᆞᆮ’은 친족용어라기보다는 장형(長兄)임을 뜻하며, 마찬가지로 ≪계림유사≫의 ‘댱관’이나 ≪조선관역어≫의 ‘거거’도 ‘맏이’ 또는 ‘장형’임을 의미하는 한자어로 보인다.

형을 일컫던 고유의 친족용어는 ‘언니’ 또는 ‘오라비’로, 일본어의 ‘アニ’와 동원어(同源語)인 것으로 추정되는 ‘언니’는 동기간 중 자기와 성적 특성이 같은 연장자에 대한 공통의 용어로 쓰였으며, ‘오라비’는 여동생이 형을 일컫는 용어였다.

그리고 조선 중기 이전까지의 문헌에서는 형제자매를 일컬어 동생이라 하고 형을 동생형(同生兄), 제(弟)를 동생제(同生弟)로 표기하였으며, 그 뒤부터는 형·제 또는 ‘동생’이라는 용어가 쓰였다.

오늘날 형을 일컫는 데 사용되는 친족용어는 아주 다양하다. 친족용어에는 친족내의 특정한 지위를 지칭하는 명칭과 친족간의 상호관계를 표현하는 호칭이 있는데, 용어에 따라서는 명칭으로 뿐 아니라 호칭으로 쓰이기도 하므로 명칭과 호칭을 명확히 구분할 수는 없다.

경기도·충청도 지역의 친족용어들을 모아서 정리한 최재석(崔在錫)은 ≪한국의 친족용어≫에서 형을 부를 때 사용하는 친족명칭을 말하는 사람이 남자인 경우와 여자인 경우의 두 가지로 나누어 기술하였다.

이에 의하면 형에 대한 용어로 남자의 경우 ‘형’·‘형님’·‘언니’·‘백형(伯兄)’·‘백형주(伯兄主)’·‘형주(兄主)’·‘중형(仲兄)’·‘중형주(仲兄主)’·‘선형주(先兄主)’·‘사백(舍伯)’·‘가중(家仲)’·‘가형(家兄)’·‘선백씨장(先伯氏丈)’·‘선중씨장(先仲氏丈)’·‘선형(先兄)’·‘선사백(先舍伯)’·‘선사형(先舍兄)’·‘선사중(先舍仲)’·‘선중형(先仲兄)’·‘백미장(伯眉丈)’·‘영백씨(令伯氏)’·‘영백씨장(令伯氏丈)’·‘백씨(伯氏)’·‘중씨(仲氏)’·‘백씨장(伯氏丈)’·‘영중씨(令仲氏)’·‘영수방(令秀方)’·‘중백씨(仲伯氏)’·‘중씨장(仲氏丈)’·‘중백씨장(仲伯氏丈)’·‘장형’, 여자의 경우 ‘오빠’·‘오라버니’·‘오라비’·‘큰오빠’·‘작은오빠’·‘둘째 오빠’ 등이 있다.

그리고 형을 직접 부를 때 사용하는 친족호칭은 말하는 사람이 남자일 경우 ‘형님’·‘언니’·‘형’, 여자의 경우 ‘오빠’·‘오라버님’이 있다.

그런데 한자어 계통의 친족용어들은 어느 곳에서나 일관된 모습을 보이지만 고유어로 된 친족용어들은 지역에 따라 방언적인 변화를 보이며 같은 지역이라 하더라도 사회적 계층이나 연령에 따라 쓰임새를 달리한다.

그러나 빈번한 주민의 이동이나 교육의 보편화 등에 따라 이러한 언어적 특수성이 점차 사라지고 이른바 ‘표준형’에 가까운 형태로 변하고 있기도 하다.

친족용어는 친족의 계보적 속성과 생물학적 특성을 의미성분으로 하는 하나의 의미영역이므로 이것의 의미론적 분석을 통하여 친족체계를 정돈하는 개념적 원리와 인지규칙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지금까지 기술한 친족용어들은 형제자매간의 연령적 서열을 인식하고 있으며, 형에 대하여 말하는 사람 즉, 자기의 성적 특성을 구분한다.

그리고 문헌사료에서 ‘형’을 ‘ᄆᆞᆮ’이라고 훈하는 데서 보듯이 가계계승과 관련, 형제 사이에는 ‘장유유서’라는 질서의식이 존중되며 그것은 ‘형만한 아우 없다.’ 등의 속담으로 표현되기도 한다.

한편 오늘날에는 친족호칭과 더불어 사회적 호칭으로도 사용되어 친밀한 관계에 있는 사람들끼리 서로 상대방의 성씨 또는 이름과 함께 ‘○형’·‘○○형’ 등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참고문헌

『한국가족의 구조분석』(이광규, 일지사, 1975)
『계림유사(鷄林類事) 고려방언 연구』(강신항, 성균관대학교 출판부, 1980)
『한국가족제도연구』(김두헌, 서울대학교 출판부, 1980)
『한국의 친족용어』(최재석, 민음사, 19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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