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삼귀일사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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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
개념
가르침으로 깨우친 성문, 홀로 깨달은 연각, 자기와 남을 함께 깨우치는 보살의 삼승이 일승(一乘)으로 지향된다는 불교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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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가르침으로 깨우친 성문, 홀로 깨달은 연각, 자기와 남을 함께 깨우치는 보살의 삼승이 일승(一乘)으로 지향된다는 불교교리.
내용

≪법화경 法華經≫의 비유품(臂喩品)에 나오는 세 수레의 비유가 이 회삼귀일을 상징한다.

성문·연각은 모두 소승불교의 성자를 상징하며 소극적이고 염세적인 불교관을 표방한다. 보살은 물론 대승불교의 이상적 전형이지만, “내가 소승보다 우월하다.”고 하는 자만심을 지녔기 때문에 이 세 수레에 포함된다. 따라서, 회삼귀일사상은 이들 세 유형의 불교가 ‘법화(法華)’라는 일승으로 회향하여야 한다는 대승불교의 이상을 대변하고 있다.

대승불교는 일반적으로 소승을 비판하고 있지만, 그와 같은 상대적 입장 또한 버려야 한다는 암시가 담겨 있다. 따라서 일승이란 대승의 궁극, 상대적 차별의식의 초월이라고 해석한다. 이 ≪법화경≫의 논리는 대승정신의 현양이라는 측면과 함께 모든 상대적 차별을 불식시킨다는 사상성 때문에 우리 나라의 불교인들에게 매우 존중되었다. 우리 나라 학승의 저술로서 이 ≪법화경≫의 회삼귀일사상을 언급하고 있는 것은 18부(部)이다.

그 가운데 현존하는 서책은 신라 원효(元曉)의 ≪법화경종요 法華經宗要≫ 1권, 신라 의적(義寂)의 ≪법화경술기 法華經述記≫ 상권, 조선 설잠(雪岑)의 ≪법화경별찬 法華經別讚≫ 1권, 조선 세조의 ≪어역묘법연화경 御譯妙法蓮華經≫ 7권, 조선 찬자 미상의 ≪실상묘법연화경 實相妙法蓮華經≫ 7책 등이다. 특히, 이 회삼귀일사상에 많은 관심을 보인 인물은 원효·의상(義湘) 등이다.

원효의 저술로는 현존하는 것 이외에도 ≪법화경방편품요간 法華經方便品料簡≫ 1권, ≪법화경요략 法華經要略≫ 1권, ≪법화약술 法華略述≫ 1권 등이 있다고 전한다. 회삼귀일사상에서 강조하는 ‘귀일(歸一)’의 정신은 원효의 화쟁논리의 핵심을 이루고 있다. 즉, 진여(眞如)·생멸(生滅)로 표현되는 일심의 경지는 궁극에 있어서 ‘하나’를 지향하게 된다. 그것이 곧 ‘귀일심원(歸一心源)’, 즉 일심의 원천을 회복하는 일이라고 보았다.

한편, 의상에게 있어서는 그것이 ≪화엄경≫에서 언급하는 육상(六相)의 원리로서 이해되었다. 즉, 총(總)-별(別), 동(同)-이(異), 성(成)-괴(壞)의 여섯 모습은 별개의 것이 아니라 ‘하나’이면서 내재적인 것이라고 설명하였다. 따라서, 국가와 개인의 관계는 ‘하나’로서 승화될 수 있다고 천명하였다. 그 결과 신라불교에서는 ‘하나’를 추구하는 전통이 수립되었다. 그때의 ‘하나’는 수량적 의미가 아니라, 조화·통일성으로서의 영원성을 상징한다.

그것은 바로 질서와 평화, 조화와 통일의 상태를 의미하는 철학적 근거이다. 현상적 세계는 분열과 대립으로 점철되어 있다. 그러나 일승의 입장에서 본 본질의 세계는 미묘한 조화의 세계이다. 이 ‘하나’를 향한 논리는 개인과 집단이 행하여야 할 윤리의지로 발전하기 때문에, 결국 삼국통일이라는 국가적 목적을 수행하는 신라정신의 논리적 기반을 이루게 되었다.

즉, 국왕의 처지에서 보면 국가의 목적과 개인의 이익을 결부시키는 논리가 되는 반면, 개인의 처지에서는 자신의 희생이 곧 국가발전의 디딤돌이라는 확신으로 성장하게 된다. 따라서, 지배층이나 백성을 막론하고 신라인들 모두에게 추구되는 동질적인 실천강령으로 자리잡게 된다.

따라서, 이 회삼귀일의 사상은 문무겸전(文武兼全)의 신라적 역사의식, 파사현정(破邪顯正)의 대승적 상황윤리가 되었고, 이것이 바로 신라인들로 하여금 삼국통일의 대업을 이룰 수 있게끔 한 정신적 원동력이 되었다. 또한, 불교의 예지를 관념적 차원에서만 수용한 것이 아니라, 그 실천적 의지로서 전개시켰다는 사상성을 지니고 있다. 신라의 삼국통일 이후에도 이 회삼귀일사상은 꾸준히 계승발전됨으로써 우리 나라 불교의 두드러진 특성을 형성해 나가게 되었다.

참고문헌

『묘법연화경(妙法蓮華經)』
『법화경종요(法華經宗要)』
『화엄일승법계도(華嚴一乘法界圖)』
「한국불교의 역사의식」(정병조, 『동국사학』 17, 동국사학회, 1982)
집필자
정병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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